대만(臺灣)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대만은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새김하지 않고, 우리나라와 여러 각도에서 조화로운 상생 도모 방침 아래 많은 분야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0월 10일은 대만의 건국기념일인 쌍십절(雙十節) 10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 날은 중국의 국부(國父) 손문(孫文)선생께서 수천 년 간 이어진 중국의 왕조체제를 무너뜨리고, 아시아 최초의 민주주의공화국을 수립한 계기가 되었던 신해혁명(辛亥革命) 100주년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다.
금년에는 대만정부의 초청으로 이곳을 방문한 박춘택 대한민국재향군인회 공군부회장을 모시고 예년과 같이 오전 총통부(總統府) 앞에서 거행된 기념행사와 오후에 개최된 국빈만찬에 다녀왔다.
내가 대만에 정착한 지도 어느덧 내 인생의 절반을 차지하는 25년이 지났다. 대학을 졸업하고, 중문학(中文學)을 공부하기 위해 선택했던 이 곳이 제2의 고향이 되었고, 이제 750만 명에 달하는 재외동포의 한사람이라는 신분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재외동포라고 하지만 지난 1992년 대한민국과 대만이 단교(斷交)됨 따라 이 곳 대만에는 우리 대사관이 없는 실정이다. 물론 정부의 노력으로 대사관을 대신하는 민간기구인 대표부도 설립되었고, 韓·대만 직항로(直航路)도 생겨서 교민들의 일상생활에는 애로사항이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우리 정부가 20년 전 중국과 수교한 이후 우리 국민들이 대만을 뇌리에서 완전히 지워져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이 점을 현지에서 사는 교민의 한 사람으로서 애석하게 생각한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 국민들에게 대만을 올바르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대만에서 살고 있는 재외동포의 신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해 왔다.
다행히 쌍십절을 계기로 박춘택 공군부회장이 방문해 韓·대만 향군 간 우호관계를 돈독히 다진 이 기회를 통해 대만이라는 나라를 상세히 알려드리고자 한다.
한때 우리나라와 함께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불리던 대만은 비록 정치적으로는 중국의 그늘에 가려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데 제한받고 있지만, 경제적인 면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 반도체 산업의 흐름을 주도하고, 태양광, GREEN산업, 신소재 산업분야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성장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양안(兩岸) 관계에 있어서도 지난 해 양국 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를 체결함으로써 범 중화권 경제공동체의 시동을 걸은 상태이다. 그 결과 작년도 양안(兩岸) 간 경제교류는 1,000억 달러를 상회했고, 상호 방문자만도 500만 명이 넘었는가 하면, 이제는 타이페이에서 중국의 주요 9개 도시에 매일 정기적으로 항공기가 왕래하는 직항로까지 개설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대만의 존재를 철저히 부정하던 중국마저도 대만을 인정하고, 손을 맞잡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대만과 정부 또는 민간 차원에서 교류를 확대할 수 있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설령 정부차원에서는 ‘하나의 중국’을 부정하기 어렵다 할지 몰라도, 지방자치단체 또는 민간차원의 교류확대는 얼마든지 가능한데, 많은 사람들이 오해 아닌 오해로 주저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인 것이다. 실제 여권에 대만에 다녀 온 흔적이라도 있으면 중국정부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염려된다는 어느 비즈니스맨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실소를 감출 수 없었다.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린 1등 상품 ‘한류열풍’의 진원지는 일본이 아닌 대만이다. 또한 현지에 나와 있는 한국기업의 지사는 단교 당시보다 5배 이상 성장했으며, 韓·대만 간 무역수지 역시 막대한 규모에 달한다.
오늘날의 지구촌은 국경이 없는 글로벌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이웃나라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폭넓은 교류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지금 대만은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새김하지 않고, 우리나라와 여러 각도에서 조화로운 상생을 도모한다는 방침 아래 많은 분야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대만국민들로 하여금 친한 정서를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전개함은 물론, 적극적인 교류협력 확대방안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본인 역시 매년 대만의 국경일마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대만지회장의 자격으로 초청받고 있는 입장에서, 대만국민이나 주요인사들을 대할 때마다 항상 민간외교관이라는 자부심으로 이들을 친한파(親韓派)로 만드는데 정성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 대한민국과 대만이 깊은 우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폭 넓은 교류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konas)
황희재(대한민국재향군인회 대만지회장, 민주평통자문위원, 월드옥타 대만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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