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대위’下馬評 보아하니
이명박 한나라당이든 박근혜 한나라당이든, 한나라당의 문제점은 그‘기계적 경제주의’에 있다. 경제주의란“경제가 매우 중하다”는 게 아니라“경제정책만 바꾸면 모든 게 다 잘 풀릴 것”이라는 관점이다. 과거 속류 마르크스주의자들이 그랬다. 그러더니 요즘 한나라당이 그런 사고방식에 젖어 있다.
청년실업이다, 고령화 사회다, 양극화다... 하고 세상이 뒤숭숭해지자 정계에서 복지 이슈가 쟁점화 되고 한나라당 사람들이 다투어“우리도 고전적 자유주의 경제에서 좌 클릭 경제로 가겠다”고 하는 것은, 그것을 찬성하든 반대하든 정치적으로는 내년 선거를 의식한 일종의 자구책이었다고 봐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경제 이외의 다른 엄청 중요한 이슈들이 한나라당에서 도무지 쟁점화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진실로 좌파가 아닌 한에는 결코 좌 클릭해선 안 될 막중한 이슈들이 단 한 마디도 거론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게 바로 한나라당 나름의 경제주의적 사고방식이다.
보수정당이 경제정책이라는 도구적 사항을 조금 왼 쪽으로 튼 것은 복지정책 등과 관련한 영국 보수당의 전례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영국 보수당이 경제 이외의 다른 분야, 특히 외교안보, 치안, 국민교육 등과 관련해 왼 쪽으로 갔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가 없다. 역사관, 국가진로, 교육기조 같은 철학적이고 사상적인 이슈에서는 영국 보수당은 의연한 보수적 자세를 지켰다. 경제는 수정자본주의, 안보는 보수였던 셈이다. 그러다가 복지정책의 파괴적 효과가 극심해졌을 시점에 이르러서는 마가레트 대처가 나서서 그것을 단호하게 혁파했다.
오늘의 한국의, 명색이‘보수’라는 한나라당은 그러나 어떤가? 경제 이외의 다른 이야기는 딱히 열나게 하는 것을 들을 수가 없었고, 경제 중에서도“나도 좌 클릭 하겠다”이외에는 들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외교안보-대북정책-국내치안-공교육 현장의 친북 종북 현상과, 자유민주주의에서‘자유’를 떼어버리자는 이념공세 등에 대해서 한나라당이“그런 것들만은 절대로 좌 클릭해선 안 된다”고 외쳤다는 소리를 일찍이 들은 적이 없다.
“경제는 좌 클릭해도, 안보는 보수다”라고 한 적이 없는 한나라당이었던 셈이다.
경제 이슈는 매우 중요하다. 오늘의 시점에서는 복지 쟁점도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경제정책과 복지 정책에서 누구 말 맞다나‘저본주의 4.0’으로 수정하자는 주장도 찬반 여하간에 나오려면 나올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비(非)좌파 정당인 한에는 설령“경제정책은 자본주의 4.0으로 바꾸겠다”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외교안보, 대북정책, 역사관, 교육기조, 국내치안에서는 친북 종북과 감연히 맞붙겠다는 입장을 만천하에 천명하고 쟁점화 하는 것이 비(非)좌파 정당으로서의 정도(正道)요 상도(常道)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그것을 하지 않는다. 박근혜 비대위 위원 감으로 언론에서 거론되는 바가 주로 남의 쪽 경제 전문가들에 대한 짝사랑임을 바라보면서, 한나라당이 박근혜 시대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자기 본연의 영혼과 정체성과 존재이유를 잊은 빙의(憑依) 상태의 정당이 아니기를‘소용없더라도’소망하지 않을 수 없다.(konas)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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