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北 김정은 지도체제 빠르게 안착"
北 비핵화 도모하면서 평화와 안정 유지하는 것이 '새해 외교의 큰 과제'
위성락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가 북한은 김정은을 정점으로 한 지도체제가 빠르게 안착되고 있으며, 김정일의 정책과 노선도 대부분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10일 연합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위성락 대사는 김정일 사후 북한 정세 전망과 관련 "북한에서 김정은을 정점으로 한 지도체제가 빠르게 안착 돼가고 있는 인상"이라며 "이에 따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책이 승계되고 대부분의 노선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특히, 위 대사는 "지금까지 북한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평양에서 나오는 메시지 등을 보면 종래나 큰 차이가 없이 잘 조율되고 통제된 중앙으로부터 나오고 있다는 인상이며 큰 혼선이나 흐트러짐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같이 예상했다.
대사 부임 전 북핵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를 지내기도 했던 위 대사는 6자회담 재개 전망에 대해서는 "북한이 김정일 체제의 정책들을 그대로 승계한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비핵화에 대한 과정도 종래 수준으로 복원되고 6자회담 재개 여건 조성을 위한 남북한 및 북미 간 대화도 올해 초부터 다시 시작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 대사는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하고 핵 능력을 키워간다면 그런 과정에서의 평화는 진정한 의미의 평화라고 보기 어렵다"며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도모하면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새해 외교의 큰 과제라고 강조하고, “김정일 사망으로 북한 정세가 급변하는 시점인 만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기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위 대사는 김정일 사후 러시아와 북한 관계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되지 않으며, 북한 경유 가스관 사업 등을 비롯한 남북러 3각 협력 사업도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러시아도 가스관 사업에 차질이 없을 것이란 예상을 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 사업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측면이 있고 또한 리스크도 있는 만큼 이를 고려해 제반 사업조건들이 구체화되고 적정화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와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가스 인도 지점을 (러-북 국경 지역이 아닌) 휴전선으로 함으로써 북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을 포함한 여러 조건들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개했다.
위 대사는 김정일 사망에 대한 러시아의 조문 태도가 중국처럼 열성적이지 않았던 데 대해 "러시아의 대응은 차분하고 통상적인 것이었다"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보낸 조전 내용에도 조의 표현 외에 특별한 내용이 없었으며 조문 인사들의 수위를 봐도 통상적인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대표로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을 찾아 조문했는데, 러시아에선 보통 인접국 국가 원수가 사망하면 외무장관이 조문하는 것이 관례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위 대사는 현재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 관계에 대해 "지금까지 이명박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여섯 번이나 정상회담을 하고 통화도 자주 할 정도로 정치적 협력은 아주 원만하다"며 "경제 분야에서도 양국 간 교역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문화 분야에서도 한국 K-Pop이 러시아에서 예상 밖의 인기를 누리는 등 다방면에 걸쳐 아주 좋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러시아로 공부하러 오는 한국 유학생 수가 계속 줄고, 모스크바-서울 간 직항 항공편이 매일 뜨지 못하는 등 인적 교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점이며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위 대사는 특히 올해는 러시아가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해인 만큼 동아시아에 대한 러시아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한국이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중순 부임 이후 러시아 내 총선 부정 시비로 말미암은 혼란 상황과 김정일 사망이란 대형 사건과 잇따라 맞닥뜨린 위 대사는 노련한 외교관답게 차분하고 기동성 있게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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