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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권병사 수기24] 나의 조국, 나의 운명

그 동안 조국을 지켜온 일원중의 한 사람이 되어 자랑스러운 반만년의 역사 속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을 크나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Written by. 윤희진   입력 : 2012-01-31 오전 11: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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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과 부모는 운명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조국과 부모는 개인이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중 국적자가 드물지 않은 요즘, 조국을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 사람들이 상당 수 있습니다. 저도 어쩌면 국적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공무원으로 재직하시던 저의 아버지는 공부를 더 하시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가셨습니다. 그 무렵 미국에서 태어난 저는 대한민국 국적과 미국 국적을 취득하였습니다. 5년간의 대학원 공부를 마치신 아버지께서는 미국에서 취직을 하셨고, 그 후로 저희 가정형편은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은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셨고 곧 미국 시민권도 취득하실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는 미국에서 쌓은 실력을 바탕으로 조국을 위해 봉사하시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의 풍요로운 생활을 접고 유학생활 10년 만에 귀국길을 택하셨습니다.

 한국으로 온 저는 초등학교 2학년에 편입했으나 한글을 제대로 읽고 쓸 수 없어서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 했습니다. 친구를 사귀는데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자고 부모님께 자주 졸랐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러나 아버지께로부터 한국사에 대해 배우면서 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의 아버지께서는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수 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으면서도 자주적 전통문화와 민족정신을 꿋꿋이 지킨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시곤 하셨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반만년동안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이 거의 없는 평화를 사랑하는 ‘백의민족’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골육상쟁의 비극으로 점철된 서양 신화들과 달리 단군 신화에서는 맹수인 호랑이와 곰마저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소박하고 비폭력적인 동물로 묘사됩니다. 이는 우리 조상들이 예부터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임을 반영하는 증거라고 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군대는 약소국에 대한 침략과 착취를 일삼았던 다른 나라 군대와 달리 국토를 방위하고 평화를 지키는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데 성실했습니다.

 바로 이러한 군대가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단군 이래 자랑스러운 반만년의 역사와 전통을 유지 할 수 있었다고 저는 믿습니다.

 일본의 침략을 막은 이순신 장군, 일제 식민지 시대 때 일제에 맞서 싸운 독립군, 6·25 때 북한 공산군을 물리친 대한민국 국군. 조국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친 수많은 군인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제가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인 대한민국의 땅을 밟으며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6·25 이후 미국의 한 장군은 ‘이 나라가 복구되려면 10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폐허더미 위에서 반세기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국제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국제원조를 해주는 나라로 발전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발전을 가능케 한 원동력 중 하나가 북한군으로부터 국토를 방위하고 경제개발에 기여한 대한민국 국군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군대에 다녀 온 친구들은 군기피 목적으로 원정출산도 하는 세상인데 왜 굳이 군대에 가냐면서 군 입대를 말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제가 공부를 하느라 29살의 늦은 나이에 입대를 해야 했기에 주변 친구들의 만류가 심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군 입대 여부에 대해 고민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조상들이 반만년 동안 숱한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지켜온 저의 소중한 조국입니다. 그에 비해 21개월 가량의 군복무 기간은 ‘새 발의 피’만큼도 안 되는 작은 희생입니다. 21개월간의 군복무를 안 하기 위해 조상들이 반만년동안 지켜온 저의 조국을 포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2010년 8월에 육군 훈련소에 입대했습니다. 저는 제가 대한민국 국적과 미국 국적 중 하나를 선택하기 이전에 이미 대한민국이 저를 선택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조국을 지켜온 일원중의 한 사람이 되어 자랑스러운 반만년의 역사 속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을 크나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에게도 조국은 운명이었습니다.(konas)

윤희진(상병) 9933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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