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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권병사 수기26]대한민국에 대한 보답

"대한민국에 보답하고, 당당한 대한민국 남성이 되어 돌아가겠다"

Written by. 홍준기   입력 : 2012-02-01 오전 8: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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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권자는 해외에 영주할 권리를 지닌 자들을 일컫는 말이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보통 사람은 영주권자는 법적으로 군대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군대를 가지 않는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지만, 영주권자의 정체성은 어디까지나 대한민국 국민이다.

 12년간의 일본생활을 마치고 2009년에 대한민국으로 유학을 온 나는 군대는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당연히 가야만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대한민국에서 2년 동안 대학생활을 하면서 주변의 친구들이 하나 둘씩 입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입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영주권을 갖고 있기에 마음만 먹으면 대학 졸업 직후 일본으로 돌아가서 1년9개월이라는 군대 생활을 면할 수 있었고 주변의 친구들도 그 계획을 추천했다. 다만 나는 앞서 말했듯이 대한민국 군인이기에 당당하게 대한민국 육군에 어학병 시험을 치르고 자진해서 입대했다.

 대한민국은 나에게 있어서 조국이지만 낯선 땅이었다.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일본에서 졸업한 탓인지 조국이라기 보다는 외국이라는 인상이 더 강했다. 다만 2년 동안의 대학생활을 통해 대한민국에 대한 생각은 180도 바뀌었다.

 한국에서의 대학생활을 통해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자아정체성에 대한 확신이 들었고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당연히 가야만하는 군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대학 선후배들과 함께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관전했다. 그렇게 열심히 ‘대한민국’을 외친 날은 없었을 것이다. 모든 대한민국 사람이 그랬듯이 대한민국이 16강에 진출했을 때에는 환호를 질렀고 우루과이전에서 패배했을 때에는 눈물을 흘렸다.

 월드컵을 관전하며 대한민국을 응원함을 통해 불타오르는 애국심을 느꼈다. 이 때, 한국에서 자신이 얻은 것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깨달음은 조국에 대해 무언가를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한국인이므로 대한민국을 응원하고 대한민국에서 거주할 수 있고 대한민국 여권을 사용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 대해 내가 해야만 하는 보답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얻을 것만 얻고 영주권자라는 이유로 군 입대를 회피하는 것은 국민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양심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영주권자이므로 군 면제 혜택을 받고 시간이 흐른 이후에 누군가가 자신의 국적을 물어봤을 때, 자랑스럽게 한국인이라고 대답할 수 있겠는가, 선거권과 주민등록번호를 소유하며 한국이라는 틀에 보호받고 있지만 치사하게 영주권자라는 이유로 군 입대를 회피하겠는가, 나는 당연히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일본 영주권을 갖고 있지만, 나의 정체성은 대한민국 국민이고 대한민국의 남성이기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여자친구를 비롯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사실 내가 입대할 의사를 밝혔을 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군대 가면 다른 사람들보다 1년 9개월이나 사회생활의 출발이 늦어지는 데다가 학업의 맥이 끊긴다는 것이 이유였다.

 고생을 왜 스스로 사서 하느냐는 말도 들었다. 다만 나에게는 그러한 문제는 문제로 보이지 않았다. 나는 고생을 하러 군대를 가는 것이 아니다. 내가 군에 입대한 이유는 대한민국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고 마땅히 해야 할 의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2011년 2월 28일 후회없이 당당하게 대한민국 육군에 입대했다.

 막상 군대에 와보니 솔직히 1년 9개월이라는 군복무기간은 짧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1년 9개월간의 군대 생활을 통해,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군복무를 시작했다. 입대한 날에 전투복을 지급받고 입어보니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이 자랑스러워 보였다.

 영화에서만 보던 전투복을 입으니 군인이 된 것을 실감하게 됐고 조국에 대한 보답을 시작하려는 마음으로 가득찼다. 입소대대에서 몇 안 되는 영주권자 동기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역시 군대에 오기를 잘했다고 느꼈다.

 다들 자랑스럽게 군대 생활을 하려는 의지로 가득 차 있었다. 자대배치를 받고 나서도 군대에 온 것을 후회한 적은 없다. 전우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금방 부대에 적응할 수 있었다. 군대에 오니 정상적인 대한민국 남성의 성장과정을 드디어 밟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대에 오고 나서도 사랑하는 가족과 여자친구를 보고싶은 마음은 여전히 존재했다. 군대에 오기 이전부터 유일하게 마음에 걸리는 문제들이었다. 다만, 지금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그들의 생각은 밤하늘의 별만큼 많이 빛나지만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대한민국에 보답하고, 당당한 대한민국 남성이 되어 돌아가겠다”고....(konas)

홍준기(일병) 정보사령부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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