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의 취지를 짓밟은 곽노현 교육감 사건 판결
[요약]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7형사부는 곽노현 교육감 관련 판결에서 금원을 받은 박명기에게는 징역 3년, 추징금 2억원을 선고한 반면, 금원을 제공한 곽노현에게는 벌금 3천만원을 선고하여 교육감 직무에 복귀하게 하였다. 재판부는 범죄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양형에 있어 매우 부당하게 선고하였다. 재판부의 논리는 후보 매수행위나 사후 대가 제공행위를 엄단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선거법의 취지를 완전히 짓밟는 것이다. 이번 판결처럼 일반인의 상식과 전례에 반하는 기회주의적인 판결을 하게 되면 법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그 근저에서부터 흔들리게 될 것이다.
I. 서언
곽노현 교육감에 대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7형사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의 판결을 놓고 사회적 관심과 논쟁이 뜨겁다. 재판부가 공소사실 중 핵심 부분이라 할 수 있는 '2억원의 수수행위의 대가성(對價性)과 범의(犯意)’를 인정하면서도 금원을 받은 박명기에게는 징역 3년과 2억원의 추징을 선고한 반면, 금원을 제공한 곽노현에게는 벌금 3천만원을 선고하여 교육감의 직무에 복귀하게 한 것을 놓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화성인 판결’이라는 비난이 나오는가 하면 공교육살리기국민연합 등 보수 성향의 학부모단체가 김형두 부장판사의 집 앞에까지 가서 시위를 하는 등 논쟁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II. 판결의 내용
1. 이번 곽노현, 박명기 사건에 대하여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은 아래와 같다.
박명기의 선거대책본부장인 양재원과 곽노현의 선거대책본부장인 최갑수, 회계책임자인 이보훈은 2010. 5. 19. 박명기가 곽노현을 지지하면서 후보 사퇴를 하고 그 선거비용을 보전하여 주기 위하여 금 5억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2010. 5. 19.자 합의)를 하였다. 그러나, 최갑수, 이보훈은 그러한 합의 사실을 곽노현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박명기는 양재원으로부터 곽노현이 낙선시 5억원, 당선시 7억원을 보전받기로 하였다는 보고를 받고 그러한 조건으로 단일화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믿고 2010. 5. 21. 후보 사퇴를 하였다.
곽노현은 2011. 2. 19.부터 2011. 4. 8.까지 6차례에 걸쳐 합계 2억원을 현금으로 강경선에게 전달하고 강경선은 박명기의 동생인 박정기에게, 박정기는 박명기에게 이를 전달
박명기는 2010. 7.경부터 2010. 11. 19. 곽노현의 부탁을 받고 찾아온 강경선, 김윤태를 만나기까지 지속적으로 금전지급합의를 이행하라고 주장하다가 위 2명을 만난 이후 2011. 1.경까지 금전지급합의를 언급하지는 않고 선거비용 지출로 인한 채무의 해결을 요청하였다. 강경선은 박명기에게 위 금전지급합의는 곽노현이 사전에 알지 못했고 사후 보고도 받지 못했으므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곽노현에게는 박명기가 빚에 쪼들려 '카드 돌려막기’를 할 지경이므로 도와주자고 했다. 곽노현은 2011. 2. 19.부터 2011. 4. 8.까지 6차례에 걸쳐 합계 2억원을 현금으로 강경선에게 전달하고 강경선은 박명기의 동생인 박정기에게, 박정기는 박명기에게 이를 전달하였다.
2. 적용법조와 유죄 여부 판단
가. 재판부는 핵심쟁점사항인 대가관계와 대가성에 대한 인식에 대하여 모두 이를 인정하였다.
나. 대가성(對價性) 여부에 관하여, 재판부는 곽노현과 박명기는 위 서울시장 선거를 통하여 만나게 된 사이일 뿐으로 금원 제공 이전 갈등관계에 있었던 점, 박명기의 사퇴로 인하여 곽노현이 '후보 단일화’의 정치적인 이익을 이미 얻었으며 2억원은 단지 선의로 지급하는 의례적인 범위를 훨씬 벗어난 것인 점, 곽노현 스스로도 교육감으로 당선된 사람이 아니라면 1백만원 정도만 지원했을 것이라고 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대가 관계는 넉넉히 인정된다고 하였다.
다. 재판부는 대가성에 대한 인식 여부에 관하여, '박명기의 경제적 어려움을 듣고 진영(陣營)1) 에서도 가만히 있겠나, 내가 진영에 이야기해서라도 도울 것이다, 진영에 이야기한다는 것은 가령 출판기념회라도 하면 진영 사람들이 대거 올 것이다라는 등을 말한다’, '돈을 주는 것은 법이 말하는 클린 핸드가 아니다’ 등의 곽노현의 발언을 종합하여 대가성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하였다.
3. 양형(量刑) 사유
후보단일화가 곽노현의 교육감 당선에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지만 최갑수와 이보훈의 후보직 매수매도행위를 곽노현의 양형 사유로 삼는 것은 양형의 지도원리인 책임주의에 반하는 점,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곽노현이 금원 지급 요구를 거부한 점, 박명기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살 등의 극단적 선택을 할 우려가 있다는 것을 고려하여 돈을 지급하게 된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여 3천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재판부(김형두 부장판사)는 양형함에 있어 양형공소가 제기된 범죄 사실만을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의 원칙과 이 사건 적용 법조의 보호 법익이 선거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 보호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결정한다고 하면서, 박명기에 대하여는 징역 3년의 실형에 처하는 한편, 곽노현에 대하여는 자신의 선거책임자인 최갑수, 이보훈이 후보 매수 행위에 관여하였다는 것을 뒤늦게 파악하고도 이를 은폐한 점, 2억원의 대가성을 인식하면서도 박명기에게 이를 지급하여 2010. 5. 19.자 합의가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방지하는 이익을 기대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러한 행위는 선거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점, 회계책임자인 이보훈의 금전 지급 약속 사실이 공소기간 내에 수사되었다면 당선무효형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이 인정되어 중형에 처해야 할 것이나, 2010. 5. 19.자 합의로 인한 후보단일화가 곽노현의 교육감 당선에 영향을 준 것은 분명2) 하지만 최갑수와 이보훈의 후보직 매수매도행위를 곽노현의 양형 사유로 삼는 것은 양형의 지도원리인 책임주의에 반하는 점,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곽노현이 금원 지급 요구를 거부한 점, 박명기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살 등의 극단적 선택을 할 우려가 있다는 것을 고려하여 돈을 지급하게 된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여 3천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하였다.
III. 판결에 대한 평가
1. 유죄 인정의 정당성
재판부가 곽노현이 박명기에게 2억원을 준 행위를 공직선거법 제232조 소정의 '사후의 대가제공 수수행위’로 인정하여 유죄 인정을 한 것은 정당하고 항소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 건 범죄는 곽노현이 2억원을 박명기에게 지급할 때 그 대가성 및 대가성에 대한 인식이 있었느냐 하는 것이 유죄 인정의 관건이지 곽노현이 2010. 5. 19.자 합의를 사전에 알았느냐 하는 것은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다
곽노현의 변호인들은 곽노현의 선거대책위원장이나 회계책임자가 박명기에게 후보 사퇴의 대가로 금 5억원을 주기로 한 2010. 5. 19.자 합의 당시 곽노현이 이를 몰랐다고 하면서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나, 곽노현이 당시 위 합의를 미리 승인하였는지 여부, 그 직후 보고를 받았는지 여부는 '사후의 대가 제공 수수행위’의 범죄 성립에 영향을 줄 수 없다. 왜냐하면, 이 건 범죄는 곽노현이 2억원을 박명기에게 지급할 때 그 대가성 및 대가성에 대한 인식이 있었느냐 하는 것이 유죄 인정의 관건이지 곽노현이 2010. 5. 19.자 합의를 사전에 알았느냐 하는 것은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곽노현의 변호인들은 곽노현이 위 합의를 몰랐다고 주장하면서 무죄를 주장하는 이유는 그 지지자들에게 곽노현이 억울한 희생자라는 것을 호소하는 정치적인 행위로 판단될 뿐이므로 항소심에서 위 부분이 무죄로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된다.
2. 양형의 부당성
그러나 위 재판부는 그 양형에 있어 그동안의 법원의 선거법위반 사범에 대한 재판 사례에도 반하고 상식에도 반하는 터무니없는 판결을 하였다.
(1) 공직선거에 있어 후보 매수 행위 - 그것이 사전이든 사후 대가 제공이든 불문하고 - 는 선거의 공정성을 침해하여 민주정치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이다. 근간의 선거 재판을 살펴보아도 당선된 후보가 사전(事前)이든 사후(事後)이든 후보사퇴자에게 실제 금원을 지급한 경우3) 에는 유죄로 인정되는 이상 징역형의 실형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하여 왔다.
재판부 논리대로 한다면 사전 합의가 아예 없는 경우 사후 대가를 제공하여도 이 사건보다 더 가벼운 벌금형을 선고해야 한다...그런 결과는 후보 매수행위나 사후 대가 제공행위를 엄단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선거법의 취지를 완전히 짓밟는 것
(2) 재판부 스스로도 명백히 하였듯이 '사후 대가제공 수수행위’의 양형에 있어 곽노현이 2010. 5. 19.자 합의의 사전 인지 여부는 전혀 감형 사유가 못된다. 재판부 논리대로 한다면, 사전에 그러한 합의가 전혀 없었던 상황에서 사후 대가를 제공한 사례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재판부 논리대로 한다면 사전 합의가 아예 없는 경우 사후 대가를 제공하여도 이 사건보다 더 가벼운 벌금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것이 된다. 그런 결과는 후보 매수행위나 사후 대가 제공행위를 엄단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선거법의 취지를 완전히 짓밟는 것이다.
(3) 재판부도 인정하였듯이 곽노현의 선거대책위원장, 회계책임자의 2010. 5. 19.자 후보 매수약정이 계기가 되어 이 건 범죄가 저질러지게 된 것이고 곽노현 스스로도 박명기가 사퇴 대가로 선거 비용 보전을 위한 금원을 요구하고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며 좌파 진보 진영을 설득해서 돕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고 인정하고 있고, 곽노현의 이러한 행위 선상에서 곽노현의 선거대책위원장과 회계책임자가 후보매수행위에까지 나아간 것이라는 점은 지휘책임상 양형의 가중사유로 참작할 수 있고 그것이 양형의 책임주의원칙에 위반하는 것도 아니다.
박명기가...선거비용의 보전 명목으로 곽노현에게 금원을 받는 행위와 곽노현이 대가성 있는 돈을 제공하면서 교육감에 당선된 행위 중 후자가 더 무겁게 처벌받아야 한다는 것은 명백
(4)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경력이 있는 박명기가 위 선거에 출마하여 유효투표자의 10% 또는 15% 이상을 득표하면 선거비용을 50% 또는 전액을 보전받을 수도 있었다. 박명기가 그러한 가능성을 모두 포기하고 사퇴하면서 선거비용의 보전 명목으로 곽노현에게 금원을 받는 행위와 선거대책위원장, 회계책임자가 그러한 금원 제공을 약속하여 사퇴시키고 그 이후 대가성 있는 돈을 제공한 행위, 나아가 이를 이용하여 1천만 서울시의 교육감에 당선된 행위(교육감에 당선됨으로써 곽노현이 누리게 될 정치적, 경제적 혜택을 생각하여 보라) 중 후자가 더 무겁게 처벌받아야 한다는 것은 명백하다.
IV. 결어
최근 법원은 일부 판사들의 정치적인 언동으로 인하여 국민들의 신뢰가 흔들리는 상황에 와 있다. 그런 가운데 이번 판결과 같이 일반인의 상식과 전례에 반하는 정치세력의 눈치를 보아 기회주의적인 판결을 하는 경우 국민들의 법원에 대한 신뢰는 그 근저에서부터 흔들리게 될 것이다.
이번 판결과 같이 일반인의 상식과 전례에 반하는 정치세력의 눈치를 보아 기회주의적인 판결을 하는 경우 국민들의 법원에 대한 신뢰는 그 근저에서부터 흔들리게 될 것
이제 공은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및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공평한 양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리라 기대한다.
끝으로 반드시 지적하고자 하는 사항이 있다. 최근 정봉주 전 의원 사건에서 보듯이 법원이 정치적인 관심을 끈 사건에 있어 재판을 지연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을 불러일으킨 경험이 있다. 공직선거법 제270조에 의하면 선거법위반 사범의 2심, 3심 재판의 선고는 전심의 판결이 선고된 날로부터 각각 3개월 이내 반드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이렇게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판을 지연하여 선거법위반 사범들이 그 임기의 상당부분을 수행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고등법원과 대법원이 법률에 규정된 기한을 준수하여 반드시 각 3개월 이내 재판 결과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다.(http://www.cfe.org)
차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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