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병사 수기36] 군대는, 인생휴게소
국방의 의무를 피하려고만 들지 말고 자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란다
최근 들어 연예인들의 자진입대를 통한 국방 의무의 중요성과 숭고함이 언론매체를 통해 국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국민들은 유명인들의 입대를 통해 국방의무를 마치 자기희생처럼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사실 연예인들의 입대소식을 접하게 되면 얼굴을 찌푸리게 된다.
국방의 의무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남성들이라면 누구나 다 짊어져야 할 의무이다. 그런데 언론매체들은 연예인들이 당연히 수행해야 할 국방의 의무를 마치 자기희생인양 포장하여 국방의 의무의 본질적 의미를 바꿔버린 듯하다.
그렇지만 유명인들의 입대를 통해 군 입대라는 숭고한 사명을 우리 사회에 아직 잔존하고 있는 일부 비양심적 계층에게 그 사명을 일깨워 줄 수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기에 내 의견을 누구에게 피력해 본 적은 없다.
요즘 내 또래의, 입대를 앞두고 있는 친구들에게 국방의 의무에 대해 물어보면 대다수에게 회의적이고 기피하려는 대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청춘을 바쳐 나라를 지키는 일에 아직까지 많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안타깝게도 나라를 지킬 차기 장병들의 현 세태인 듯하다.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군대를 최대한 속된 말로 빼려고 하는 얘기를 가끔씩 듣게 된다. 누구는 어깨가 빠진다니 누구는 허리가 아프다니 그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그 중에 한때 세간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원정출산”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산모의 출산이 임박했을 때 고의적으로 미국으로 가서 아이를 출산함으로써 아이는 미국시민권을 얻게 되어 이를 이용해 훗날 군 입대를 기피하려는 게 주된 목적이다.
나는 이러한 “원정출산” 때문에 많은 오해를 받으며 자라왔다. 너도 그 “원정출산”의 산물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어디까지나 미국에서 공부 중에 계시던 아버지와 그 뒷바라지를 위해 따라가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는 내가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인이라기 보단 내 자신이 본질적으로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대학 1학년을 마치고 바로 자진입대를 결정해 입대신청을 하였고 벌써 1년 7개월을 복무하였다.
나의 입대 결정은 아버지의 권유도 있었지만 내 자신이 나라에 내 힘을 보태서 기여하고 싶었고 우리 가족을 지키는 기회를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늘도 내 뜻을 알아주었는지 지금 나는 우리 가족과 친지들 그리고 소중한 친구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지키는 사단으로 전입을 오게 되었다. 그렇기에 나는 더욱더 열심히 군 생활에 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왜 굳이 안가도 되는데 갔냐고 묻는 친구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왜 갈 수 있는 기회를 굳이 기피하려 드느냐고...
군 생활은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입시공부에만 열중하느라 미처 배우지 못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도 배울 수 있으며 자기 자신의 행보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길을 정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인생의 휴게소이다.
몇몇 이들은 그런 것들은 사회에서도 충분히 배울 수 있는데 굳이 그것을 군대에서 배울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사회에 있으면 늘 예상치 못한 일에 맞딱들이게 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들이나 심지어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마저 흘려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다보니 바쁨을 핑계로 가장 중요한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과 미래에 대한 고민도 소홀히 하게 되고 결국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시간만 낭비해버리기 마련이다.
나는 그래서 오늘도 아직 군 입대를 하지 않은 친구들에게 빨리 입소시기를 결정하여 조금이라도 일찍 군 생활을 시작하기를 권유한다.
그들이 부디 이 숭고한 국방의 의무를 피하려고만 들지 말고 자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길 바라고 군 생활을 통해 많은 것을 얻길 바란다.(konas)
김영환(상병) 제52보병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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