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꽃다운‘꽃'이 되려면
1964년 동경에서 올림픽 경기가 개최되었을 때 그 미모와 몸매와 기량과 성품이 가장 뛰어난 스타로, 금메달 뿐 아니라 전 세계 올림픽 애호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체코의 체조선수 체스라브스카는 당시‘도쿄의 꽃’이라고 불렸습니다. 그녀가 48년 만에 다시 동경을 찾아 일본인들의 대환영을 받았습니다.
70이 넘은‘할머니’가 된 체스라브스카에게서 그녀의 20대의 청순한 모습은 물로 사라졌지만, 그녀에게는 세월의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는 한 아름다운 여성의 기품이 그대로 살아있어“인생은 아름답다”고 거듭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기의 미인이라고 하던 마릴린 먼로나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복잡다단했던 삶에 비하면 체스라브스카는 매우 단순한 외길을 걸으면서 자기관리에 최선을 다한 미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녀의 삶의 중심에는 그녀의 조국 체코슬로바키아가 있었습니다. 1968년 우리 모두를 감동시켰던‘프라하의 봄’이 잠시 그 땅을 찾았을 때 그녀는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자유선언>에 서명한 70인 저성인들 중의 한 사람이었고, 그 서명을 번복하라는 당국의 집요한 협박과 공갈과 강요를 다 물리치고 끝내 버티어 놈들은‘반혁명분자’라는 누명을 체스라브스카에게 주었고 그 해에 멕시코 올림픽 참가도 불가능하게 보였지만 악전고투 끝에 뛰어들어 그녀의 조국 체코를 위해 또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녀가 겪어야 했던 오래고 지루했던 암울한 세월, 그러나 드디어 1989년, 체코는 소련과 공산독재를 벗어나 자유의 나라가 되었고 그녀는 하벨 대통령의 고문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정신이 살아있는 미인은 잠시 피었다 시들어 버리는‘꽃’이 아니라 영원히 시들지 않는 ‘꽃’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konas)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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