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의 개악인가 개선인가
여당인 새누리당과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함께 공천 작업을 끝냈다고 전해집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과연 여당인가, 그리고 민주통합당이 과연 야당인가, 하는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두 당이 모두 옷을 갈아입거나 수혈을 받은 정도가 아니라 대대적인 성형수술을 통하여 얼굴이 전혀 몰라볼 만큼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후보를 공천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민주적이고 과학적인 새로운 방안이 도입되어 양당이 모두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고 자부하는 당직자들도 있을 겁니다. 당의 대표나 최고위원들이 어느 지역의 후보를 직접 정하지 않고 공천을 신청한 예비 후보들의 도덕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더 나아가 지역구의 여론을 전화로라도 알아보는 등 예전에는 없던 새 방법을 활용하여 그 당의 후보자를 정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만 되었다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겠습니다.
옛날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대학의 가정학과를 졸업하고 시집을 간 새댁이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밥을 짓다가 그만 아침밥을 태우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교과서가 필요하지만 수십 년 간 부엌을 지켜온 시어머니의 밥 짓는 솜씨를 배울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만 나가다간 정당은 정당이 아니라 기계(machine)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제구실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으로 정당은 다 문을 닫게 되고 정치는 국민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말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뽑게 된다면 앞으로‘거물’은 정계에 등장하기 어렵겠습니다. 물론 이런 식으로 나가면 정당의 당수가 돈을 받고 공천을 주던‘원시적’악습은 자취를 감추게 되겠지만, 증류수가 몸에 해롭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치명적 병폐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꼭 한 마디 첨부해야 할 말은, 앞으로는 당원 없는 정당, 간판만 있고 사람은 없는 그런 정당이 되고 말 것입니다. 앞으로는 정당들에 대한 국가보조도 없을 겁니다. 정당 없는 정당정치가 과연 가능하겠습니까.(konas)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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