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민간인 사찰이 왜 문제인가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2-04-04 오전 11:08:41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총선을 며칠 앞두고‘민간인 사찰’이 선거전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었다니 정말 어안이 벙벙합니다. 이번 선거의 최대의 시금석은 무엇보다도 각 후보가 반드시 응답해야 할 한 가지 질문에 있습니다.“당신은 반미·친북·종북 노선을 고집할 것입니까, 아니면 대한민국의 헌법을 준수하여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할 것입니까”

 사찰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아무나 그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사찰은 권력만이 행사할 수 있는 특권인 것이고 마땅히 행사해야 하는 특권인 동시에 의무입니다. 그런 일을 하라고 종래의 중앙정보부, 안전기획부, 국가정보원이 명칭을 바꾸어가며 존재해 왔고, 그 예산의 편성이나 집행에는 국회도 관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내가 사찰의 대상이던 군사정권 하에서는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새‘민간인 사찰’의 직책이 왜 국무총리실이나 청와대로 옮겨갔는지 그것이 알고 싶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국정원은 그 동안 무슨 일을 하면서 소일한 것입니까.‘사찰’도 안 하고 간첩도 안 잡고? 국민의 눈에는 허송세월·무위도식한 것처럼 보입니다.

 전시에 일본정부에다 항공기를 한 대 헌납하여 친일파로 몰렸던 <화신>의 박흥식 사장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직접 들은 적이 있습니다.“해방이 되고 내 이름이 반민특위가 작성한 친일파 명단에 올라있었지요. 그런데 이 사람들이 종로서의 기밀서류를 뒤지다가 내 이름이 ‘요시찰인 명단’에 올라 있는 것을 발견하고 내 이름을 반민특위 친일파 명단에서 빼 주었기 때문에 나는 민족반역자의 누명을 벗었답니다”

 미국의 FBI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전화도 다 도청했는데, 어떤 흑인 여의사와의 적절치 못한 관계도 샅샅이 다 알고 있었지만 그 사실을 절대 국민에게 알리지는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그의 명예가 훼손이 될 것을 염려하여, 영국의 토니 블레어도 수상 재직 중 사찰을 당했고, 국가 안보를 위하여는 예외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나는 요새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사찰자 명단에서 빠진 것 같아 오히려 섭섭합니다. 이젠 정말‘사찰’할 만한 가치도 없는 노인이 된 느낌입니다. 그러니,‘영광스러운’사찰자 명단에 오른 유력 인사들이여, 제발 여비서들과 놀아나지 말고, 정체불명의 돈을 먹지는 마세요. 반드시 체하게 됩니다. 늙은 선배의 충고를 가볍게 여기지는 마세요.(konas)

김동길 (www.kimdonggill.com)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