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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자유롭게 살게 하고 싶다 - 어느 실향민의 회상과 소망

2. 누군가 말해야 한다.

Written by. 어느실향민   입력 : 2012-05-06 오전 10: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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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6.25 전쟁이 일어나기 전 북한에서 살던, 이제는 초로의 노신사가 된 한 실향민의 육필 수기형 글임. 김영수(가명)씨의 수기를 5회에 걸쳐 게재하며 1편에 이어 두번째 글임.<편집자 주>

 나는 6.25전쟁 때 월남한 실향민의 한 사람으로, '씨의 소리'(씨알의 소리)로 유명하던 사상가 故 함석현 선생 외 3인 공저인 ‘누군가 말해야 한다’(1984년 삼민사 간행)에서 함석헌 선생이 ‘공산화 통일’이라도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노태우 대통령 집권시절에 간행한 책인데 그 당시 사회적 분위기로 보아 이런 주장의 책이 어떻게 당국의 검열을 받지 않고 나올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도 없지 않았지만 사회적으로 별 주목을 못 받았던 책이었고 나 또한 마음속에 묻어 두었었다.

 만약 그 당시 북한 공산정권 하에서 누군가가 ‘북한이 중립을 선언하고 남북 무장해제 협정에 동의하여 남한이 쳐들어와서 자유통일이 되더라도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면 그 사람은 어떤 처지가 되었을까? 하고 마음속으로 나 자신에게 물어 보면서 쓴 웃음을 짓고 말았을 뿐이다.

 물론 함석헌 선생 자신도 북한 공산 정권의 탄압을 받은 경험이 있는 실향민의 한 사람으로 통일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강했으면 그런 마음이 일었을까 하고 생각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돌아가고 있는 우리의 사회상을 보면 혹시 지금도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지 않나 우려되어 나도 실향민의 한 사람으로 누구보다 통일을 간절히 원하지만, 그런 통일 방식을 수용해도 좋은가 하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고 이런 마음을 내 경험과 함께 털어놓고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속이 어떠한지 물어보고 싶어 이 글을 쓴다.

 ‘누군가 말해야 한다’는 책의 P73?P85 의 소제목 ‘통일’부분에서 함석헌 선생이 이야기하는 내용의 큰 틀은 대략 이러하다.

 ‘통일을 위하여는 남한이 중립을 세계에 선언하고 남북간에 무장해제 협정을 맺자. 그러면 북쪽에서 쳐들어올 것이다. 그때 우리는 저항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통일이 될 것이다.’ 라고 얘기하면서, 그렇게 하여 ‘공산주의로 적화통일이 된다 하여도 북의 공산주의자들이 남한 국민들을 많이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많이 죽인다면 세계 사람들이, 특히 중공(중국의 당시 명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또 이것도 저것도 다 실패되어 죽고 만다 해도 인류가 생존하는 한 우리의 거룩한 희생은 반드시 인류 운명에 바로섬이 있을 것이다’라는 내용인데 만약 그 당시 적화통일이 되었다면 그들이 과연 남한 사람들을 많이 안 죽였을까?

 그 당시만 해도 남북간에 정전협정을 맺은 지가 30년이 넘었다. 또 책이 출간되기 3년 전인 1981년 독일 바덴바덴에서 한국이 1988년 하계올림픽 개최권을 따냈을 정도로 우리 국민들이 피와 땀을 흘린 노력 덕분에 우리의 국력은 커져 있었다.

 인구가 2000여만 명이던 북한공산 정권에서 수만 명에 불과하는 당, 군, 저의 집권세력들이 자유의 물을 잔뜩 먹은 4000여만 명의 한국 국민들을 많이 죽이지 않고 다스릴 수 있었을까?

 북한을 비롯한 공산주의 국가들의 공산화 과정에서도 많이 죽였지만 1984년 당시 북한인구의 2배에 이르던 남한 인구 4000여만 명 중 반 이상 죽임을 당하거나 내쫒기는 아비규환의 지옥이 연출되지 않고는 그들의 뜻대로 남한 백성들이 다스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또 많이 죽으면 ‘중공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라는 주장에도 동의하기 힘들다. 알다시피 중공도 공산화 과정에서 이미 많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던가? 6000만 명 이상이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또 일이 잘못되어 사람들이 죽는다 해도 인류가 생존하는 한 우리의 거룩한 희생은 반드시 인류 운명에 바로섬이 있을 것이다’ 라는 주장에는 거의 인구가 삼분의 일 가까이 사람을 죽인 캄보디아에서 ‘폴포트’가 중심에 선 ‘크메르루즈’ 정권의 만행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그렇게 많은 한국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다면 그것을 두고 어떻게 인류를 위한 희생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이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젊었을 때는 모두들 어려웠으므로 나와 남의 구별없이 직장에서 한달에 하루 이틀밖에 쉬지 못하던 힘든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북한과는 달리 쉬는 날은 내가 원한다면 나라안에서는 언제 어디든 갈 수 있는 구속받지 않는 자유가 나는 정말 좋았다.

 한편 민족통일에 대한 열망은 같지만 함석헌 선생의 방법론에는 찬성할 수 없어서 이제는 내가 감히 가명으로나마 ‘누군가 말해야 한다’는 입장에 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산주의’라는 이념이 도대체 뭐길래 우리민족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었나 싶어 나는 자라나면서 자연스레 ‘공산주의’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konas)

<3편으로 계속>

어느 실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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