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일성의 ‘아바타’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학술회의서 “김정은의 구심점 약화 징후” 언급
“김정은 통치스타일의 특징은 조부 김일성의 ‘아바타’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김일성의 카리스마를 이용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김정은 자신의 리더십 조건이 취약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23일 오후 국가안보전략연구소가 주최한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의 미래 전망’ 주제의 2012년 학술회의에서, “김정은이 김정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심력이 약화되었다는 징후들이 발견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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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김정은 체제 엘리트의 노선 갈등 및 권력투쟁 가능성 평가’ 발제에서, 북한의 유일지도체제가 유지되고 작동하는 메카나즘을 “수령이 엘리트에 비해 훨신 우월한 권력을 갖고 있는 비대칭적 권력구조와 권력 엘리트에 대한 최고지도자의 견인력”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김정일 시대와 달리 김정은은 권력 엘리트들을 견인할 수 있는 구심력의 약화가 불가피하다”며 “최고 지도자의 자질, 혁명업적의 측면에서 만이 아니라 권력엘리트를 다루는 통치술과 국제사회를 상대하는 외교력 측면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의 신속한 수령 영도체계 승계가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과 효심의 부족으로 반영될 소지가 있어, 권력 승계가 김정일의 유훈임을 강조함과 아울러 김정일에 대한 효심과 충성심을 부각시키는 노력을 하는 것은 김정일의 구심력이 약화되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정일의 10월 8일 유훈 실천을 유난히 강조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김정은의 통치가 당·정·군과 사회에 침투하기 어렵다는 것과, 김정일이 주체사상에 관한 독점적 해석권을 장악해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선군사상을 자신의 사상으로 정식화하는 과정을 거친 반면 김정은은 이러한 과정을 거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의 견인력 약화로 권력엘리트간에 수평적 균열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김정은 친정체제의 강화로 야기되는 권력엘리트층의 협소화, 정책의 집행과 실패에 따른 책임소재, 보다 많은 이익과 권한을 쟁취하기 위한 권력기관 간의 과열 실적경쟁과 충성경쟁, 권력엘리트 교체” 등을 수평적 균열 발생의 취약점으로 지적했다.
반면 서강대 정영철 교수는 ‘북한 주민들의 3대세습에 대한 인식과 사회경제적 안정성 진단’ 발제에서 현재까지 김정은 체제가 공고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북한 3대세습 체제의 성공요인으로 “세습이 큰 저항없이 받아 들여질 수 있는 사회적 조건, 북한 엘리트들의 결집력, 중국과의 밀착관계, 김일성-김정일의 정당성 활용”으로 분석했다.
반면 3대세습에 대한 도전요인으로 “엘리트의 분열, 중간 간부층의 동요와 이탈, 시장의 확대와 정보의 유입에 따른 주민들의 의구심과 불만, 경제위기로 인한 사회적 이완과 조직력의 약화, 이러한 요인들을 조정·통제할 수 있는 김정은의 자질”을 들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 체제를 부정하거나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이는 다른 한편으로 판단의 유보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김정은 체제의 미래는 인민생활의 향상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유성옥 소장은 개회사에서 “김정은은 부족한 정치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위해 선군정치를 답습하고 할아버지(김일성)의 동작을 따라 하는 아바타 통치술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김정은 찬양곡인 ‘발걸음’은 역사를 뒤로 돌리는 발걸음을 예고한다”고 말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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