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對北) 레드 라인 설정해야
정부는 국방부장관 성명이나 남북장성급회담 등을 통해 북한에게 우리의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북한의 도발가능성 증대로 한반도 긴장이 급격히 조성되고 있다. 자칫 국지전이나 전면전으로의 비화도 우려된다. 예상 도발은 핵실험, 우리 대통령에 대한 테러 등이다. 북한은 3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임관빈 국방부정책실장은 2012년 4월 26일(미국 현지시간) 제임스 밀러 美 국방부정책차관과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추가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아주 높으며 미국도 이런 전망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그는“북한의 핵실험 시기가 언제가 될지 구체적으로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4월 29일“북한이 단추만 누르면 핵실험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끝낸 것으로 보인다”며“북한이 핵실험 시기를 저울질하다가 5월 초·중순에 3차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의 NBC 방송은 美 정부소식통을 인용, 북한이 늦어도 2주안에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영호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은 4월 25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건군 80주년 중앙보고대회에서“우리 체제와 최고 존엄을 중상 모독하는 이명박 역적패당에 대한 분노로 복수의 피가 끓고 있다”며“역적패당의 아성을 짓뭉개버리는 보복성전으로 도발자들의 숨통을 끊어버리고 도발 원점을 흔적도 없이 죽탕쳐 버리겠다”고 말했다.
또 이영호는“인민군대는 제국주의자들이 떠드는 고도 기술무기들을 일격에 격파 분쇄할 수 있는 위력한 현대적 무기로 장비되게 됐다”며“인민군대는 그 어떤 현대전에도 능히 대처할 수 있는 우리식의 공격수단과 방어수단들을 완비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메릴랜드大 국제안보연구소 제프리 루이스박사는 웹사이트(armscontrolwonk.com)를 통해“북한 측이 너무나도 못난 방식으로 남한에 대해 분노를 노출하고 있다”며“특히 이명박 대통령을‘쥐’로 표현한 일련의 시리즈 제작물들은 보기 불편할 정도”라고 말했다.
포스터엔 이명박 대통령 얼굴과 쥐를 합성한 모형을 만들어 쥐덫 틀에 갇힌 모습을 표현하면서‘인간쓰레기이며 오작품인 쥐명박을 때려잡자. 쥐명박 죽탕쳐 죽이자. 보라 쥐명박 상통을. 역적 쥐무리들을 깨끗이 청산하자. 쥐새끼 숨통을 끊어버리자. 천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쥐명박이를 찢어죽이자. 쥐구멍에도 들어갈 자리가 없구나’는 과격한 표현을 적어놓고 있다.
북한 김정은이 건군 80돌(2012.4.25)을 맞아 진행된 북한군 제655연합부대의 종합전술연습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월 28일 전했다. 훈련에는 탱크와 장갑차, 포부대, 보병부대, 비행대 등이 동원됐다. 중앙통신은 이날 훈련에 대해“특이한 수단과 우리 식의 방법으로 역적패당과 제국주의 떼무리들, 모든 도발근원을 초토화해버릴 백두산 혁명강군의 보복타격을 웅변으로 실증한 훈련”이라고 소개했다.
여기서 김정은은“원수들이 움쩍하기만 한다면 정의의 총대, 복수의 총대로 무자비하게 짓뭉개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4월 26일에도 대남기구를 동원해 한국 정부와 언론매체 등에 대한 위협을 계속했다. 선전용 웹사이트‘우리민족끼리’는 이날‘아직도 우리의 보복의지를 모르겠는가’라는 글에서“우리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의 통고에 대해 괴뢰패당은 심리전이라느니, 국면 전환용이라느니 망발을 외쳐대고 있다”며“우리의 혁명무력은 절대 빈말을 하지 않는다. 연평도 포격 같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같이 우리 대통령(국군통수권자)에 대한 협박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곧 대통령에 대한 위해(危害)를 가해올 태세다. 그리고 북한은 이번 핵실험에 고농축우라늄(HEU)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핵실험이 성공하면 한국은 앞으로 북한핵(核)의 인질이 될 것이다. 군사력 균형은 일순간에 무너지게 된다. 한국은 북한의 무력도발에 끊임없이 시달릴 것이며 국가생존까지 걱정해야 한다.
우리 정부의 대응은?
국방부는 4월 27일‘한미통합국방협의체 회의 결과 브리핑을 갖고“한미 양국은 최근 북한이 ‘대남특별행동소조’라는 조직을 내세워 도발하겠다고 협박한 것을‘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에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향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 또는 재래식 군사도발을 시도할 때는‘한미동맹의 단호한 의지와 대비태세로 강력히 대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4월 29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북한 핵실험에 대비한 긴급조치 A형 매뉴얼에 따라 비상조치반을 4월 27일 가동하고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 주변 움직임을 면밀히 감시 중”이라며“비상조치반은 국방부와 합참 주요 실무자를 중심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은 4월 30일 북한이 도발하면 강력히 응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간부 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우리는 강한 무기, 강한 군대, 강한 경제를 갖고 (북한과) 비교할 수 없는 비교우위의 힘을 갖고 있다. 하지만 평화를 위해 힘을 갖고 있는 것이다”라며“북한의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는 강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이 군사적 대남 위협까지 높이면서 우리 사회에 불안감을 조성하는 데 대한 대응 성격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북한의 추가도발을 억제하기 어렵다. 북한의 도발은 제동장치가 풀린 상태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가 2010년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2012년 4월 대포동2호 발사 이후 특별한 군사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도발에 대한 대응보다 사전 억제가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이번에는 특단의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북(對北) 레드 라인(red line)을 설정하고 이를 북한에 공식적으로 알려야 한다. 레드라인이란 한쪽 당사자가 특정 쟁점과 관련해“이 부분만큼은 절대로 양보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빨간 선을 그어놓고 상대가 이를 넘어설 경우 강력하게 응징하겠다는 의미다.
국제정치에서 주로 해당국의 주권문제나 핵심 국가이익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이 포괄적인 레드 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국방부장관 성명이나 남북장성급회담 등을 통해 북한에게 우리의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북한이 만약 핵실험을 하면 우리는‘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사항 등을 일괄 폐기할 것임도 포함해야 한다.(konas)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 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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