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 앞둔 한반도 安保정세
平澤사건으로 反美확산 우려―제2의 의정부 女中生 사건 돼선 곤란
4.11 총선 이후 ‘종북세력’의 실체가 국민 앞에 드러난 것은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 천만다행한 일이었다. 지난 10여년에 걸쳐 자유애국 시민단체와 논객들이 그 위험성을 알려온 가운데, ‘통합진보당’ 내 선거부정을 계기로 ‘종북’ 실상이 폭로됐으니, 가히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反국가 종북세력은 이미 우리 사회 내 각계각층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한 쉽사리 퇴치하기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석기-김재연으로 상징되는 통진당 사태를 통해 보았듯, 이들 종북세력은 개전(改悛)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反국가 노선을 더욱 굳게 밀어부칠 기세를 보이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내부적으로 더 큰 갈등과 혼란이 우리 앞에 예고되고 있는지 모른다.
금년 12월에 있을 대선 결과에 온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의 여야 간 총투표 획득율로 볼 때, 대선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박빙(薄氷)으로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데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특히 왜곡 선동에 취약한 인터넷 언론이 문제다. 실로 예측을 불허한다.
북한은 지난 해 12월 김정일의 사망 이후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독재체제가 구축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미래에 대해서는 2가지의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첫째는 국제사회 중심의 비관론으로서, 김정은이 아직 젊고(금년 29세) 연륜이 짧아 新정권의 안정적 연착륙이 불투명하지 않은가 곧 머지않아 체제붕괴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장성택이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란 조심스런 예상도 이에 포함돼 있다.
둘째는 김정은이 우리 관점에서 보면 젊지만, 옛 왕조처럼 일사불란한 전제적(專制的) 1인 독재체제를 갖춘 북한 입장에선 결코 어린 나이가 아니며, 오히려 개인적 카리스마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북한의 어려움을 헤쳐 나갈 여지가 있다는 전망이다. 진(秦)시황이 13세(BC. 246)에 진왕(秦王)으로 등극하여 여불위 등 외척의 발호를 물리치고 전권을 장악하는데 성공하였고, 세종대왕은 21세인 1418년 왕위에 올랐다. 내부적으로 체제모순 등 많은 난관이 있으나, 북한체제는 기원전 3세기의 진나라나 15세기의 조선보다 더 일사불란한 체제다. 독재자 1인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좌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주목되는 것은 북한 내 개혁 개방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외신 보도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입수해 보도한 김정은의 2012년 1월 28일자 발언록(데일리NK, 2012.7.5)에는 “자본주의적 방법”에 대한 북한 내 맹목적인 외면을 오히려 질책하는 듯한 김정은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또한 김정은이 ‘인민생활 개선’을 목표로 내걸면서 북한 주민들의 불안한 민심을 무마하려 기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장롄구이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김정은이 핵무기 보유를 마무리한 뒤, 향후 국가 운영에서 경제를 앞세워 나갈 것이라고 전망해 주목을 받았다.(데일리NK, 2012.7.5) 물론 김정은이 개혁 개방과 경제생활 개선을 목표로 한다 해도 그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북한 체제 내 산적해 있는 문제들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김정은이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한 후 대남 적대 혁명전략을 견지하면서 경제생활 개선 등의 조치로 체제안정에 성공한다면, 이는 대한민국 입장에서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때마침 확대되고 있는 중국의 군사 정치적 팽창과 맞물려 대한민국에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국내 종북세력과의 연계 가능성을 고려할 때, 김정은 체제의 ‘반성 없는’ 연착륙(延着陸)은 국토분단의 장기화와 북한주민들 고통의 지속, 한반도 긴장고조와 불안을 야기시킬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최근 이중적(二重的)이고 기회주의적으로 변모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이 내부적으로 단결되고 韓美동맹을 토대로 국력이 강해지면, 중국은 대한민국 중심 곧 한국 지지 노선의 한반도 정책을 취해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이 분열되고 ‘반미(反美)’가 확산돼 韓美동맹이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자 중국은 북한을 지지하고 한국 내부를 흔드는 듯한 한반도 전략을 취해오고 있다.
중국은 1960년대 이후 전개된 대한민국의 경이적인 경제발전에 놀란 후, 2000년대 돌연 나타난 반미 종북세력의 확산과 좌우 내부 분열에 또 한번 놀라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한국 내부의 혼란한 정세를 십분 활용해, 자국의 영향력 확대의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어떻게든지 미국의 한반도 영향력을 축소시키고자 하며, 특히 일본의 한반도 문제 발언권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경질적인 예민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있었던 韓日 간 군사정보협정 파동에 대해 “잠재적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환구시보, 2012.7.4)도 이런 맥락이다. 일본이 최근 자위권 행사를 언급하는 등 향후 군국주의 회귀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겠으나, 북한의 대남 위협과 도발이라는 당면목표를 감안하면, 韓美동맹을 중심으로 하는 프레임 속에서 韓日 간 군사협조체제 또한 필요하다.
다만 이번 사건은 절차상의 중대한 하자가 발견돼 협정 자체가 표류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본말(本末)이 전도돼선 안 된다. 국민에 대한 충분한 홍보와 설득과정, 그리고 모든 합당한 절차를 밟아 한일 간 군사정보협정은 체결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정부가 계획한 대로, 중국과도 같은 성격의 군사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선을 앞두고 동요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우리는 韓美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전략을 기본으로 삼아, 對中 對日전략을 전개해야 한다. 얼마 전 제임스 서먼 美 주한미군 사령관이 제의한 것으로 알려진 ‘전작권이 전환되더라도 한미연합사를 유지하는 방안(사령관을 한국군이 맡음)’이 왜 우리 측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誤報가 아니라면)? 특히 전작권 전환의 또 다른 대안(代案)으로 주한 美2사단을 韓美연합부대로 재편성해서 동두천 지역에 주둔하는 방안이 앞으로 어떻게 실행에 옮겨질 것인지 국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엊그제 평택에서 발생한 美 헌병대의 ‘주차위반 주민 수갑 사건’은 韓美관계의 장래를 위해 매우 불길하고 유감스런 사건이었다. 이번 사건은 혹 양국 간 法의식과 法관행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일 수도 있다. 韓美 당국이 관련 협정과 협약을 토대로 원만히 해결하기를 바란다. 다행히 미군 측에서 신속하게 사과를 표명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대선을 앞두고 제2의 의정부 女中生 사건이 돼선 안 될 것이다. “종북(從北)보다 종미(從美)가 문제”라고 주장하는 세력들이 제도권 내에 포진하고 있어 이런 우려가 더욱 커진다.
홍관희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자유연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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