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한걸음
본 내용은 병무청이 실시한 자원입대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장려상으로 선정된 작품임.(편집자 주)
충성! 저는 보급계원으로써 완벽한 군수지원을 위해 59탄약대대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일병 강찬원 입니다. 요즘 사회분위기는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지만 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 군복무를 꼭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군복무를 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자 많은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공익근무요원을 판정 받았기 때문입니다. 신체검사를 받고 4급 판정을 받고 나니 군대를 못가는 것에 대해서 창피스러웠습니다. 저는 창피스러웠지만 주위의 시선은 저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주위의 시선은 부러운 눈빛 그 자체였습니다. 나도 4급이 나왔으면 하는 시선이었습니다. 저는 그 부러움의 시선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싫으면서도 군대를 가야겠다는 마음이 쉽게는 들지 않았습니다. 편한 길을 택할 수 있어서 그런 마음이 쉽게 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공익근무요원을 하면 물론 편하겠지만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물론 군대를 가지 않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군대를 가게 되면 큰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았고 이것이 군대를 가지 않아서 얻을 수 있는 것 보다는 훨씬 클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제가 얻을 수 있는 큰 하나가 바로 인내심입니다.
그러나 저는 인내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볼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 하지 말아야 되는 것도 하면서 살았습니다. 이런 내가 인내심을 기를 수 있는 곳이 군대라고 생각을 했고 전역을 한 형들이나 군 입대를 한 친구들도 인내심을 기르기에는 군대가 최고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21개월의 현역복무로 인내심을 기르면 지금 보다 더욱 좋은 사람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군 입대를 결심했습니다.
바로 내가 왜 4급이 나왔는지 정확히 알아봤고, 군 입대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지도 알아보았습니다. 알고 보니 지방간 2급과 BMI지수가 높아서 4급 판정이 나왔고 살을 빼는 것은 물론 음식 조절을 하면 군 입대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았습니다. 내가 생활하던 패턴을 모두 바꿔야만 했고 주위의 환경은 쉽게 저를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친구들이 저를 도와주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운동은 좋아하는 편이라 평일에는 친구들과 운동을 하기 시작했고 주말에는 친구가 뛰고 있던 조기 축구 동호회에 가서 축구도 하고 나름 열심히 운동을 하고 식사량 조절도 했습니다.
열심히 했지만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결과가 좋지 않으니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시작할 때 보다 더 크게 느껴지기 시작했지만 내가 꿈꾸는 것을 이루려면 이 정도의 힘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고, 운동과 식사량조절을 다시 시작하고 몸에서 수분을 빼는 약도 조금 복용을 하며 힘든 시간이 지나고나니 군 입대를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재검사를 받으러 갔고 현역입대를 할 수 있는 급수가 나왔습니다. 많은 노력 끝에 원하던, 결과를 얻게 되니 그 기분은 말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컸습니다. 이 사실을 부모님께 먼저 알려드리니 많이 좋아하셨습니다. 친구들도 이 사실을 듣고 후회를 안 할 자신이 있냐고 물어봤고 저는 절대 후회하지 않겠다고 말을 했습니다. 친구들은 웃으며 오늘 만큼은 네가 세상에서 제일 멋진 놈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이제 군입대를 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 입대날짜를 선택 하는 일만 남게 되었고 혼자만의 선택으로 2011. 7. 26. 입대날짜를 선택하고 부모님, 친구들에게 소식을 알렸습니다. 선택한 날로부터 1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었고 후회 없이 입대를 하기 위해 참 많이 놀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 드디어 입대 날이 밝았습니다. 102보충대 말로만 듣던 그 자리에 제가 서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내가 선택한 일이지만은 그날따라 내가 잘한 일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소를 할 때가 되어 어머니가 눈물을 보이셨고 아버지는 잘 다녀오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웃으셨습니다. 어머니의 눈물과 아버지의 웃음을 보며 입소를 했고 내 선택을 절대 후회하지 않으며 복무기간을 마치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2박3일의 시간이 지나고 저는 36사단 백호신병교육대대의 훈련병으로 배치를 받았고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생각을 했고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5주간의 훈련병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첫날부터 훈련병 생활은 생각하던 그대로였습니다. 오와 열을 맞춰야하고 목소리도 크게 해야 되고 얼차려도 받고, 아 이곳이 군대라는 곳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동기들과 친해지면서 그런 생각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훈련이 힘든 것은 당연하지만 동기들과 함께하는 훈련이라 그런지 재미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많은 훈련 중에서 기억에 남는 훈련이 있다면 사격, 수류탄, 각개전투, 행군훈련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
사격훈련은 긴장도 많이 되었지만 하루 종일 들고만 다니던 총을 쏴볼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많은 기대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총이라는 것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고 위험한 물건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긴장도 많이 했었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수류탄훈련은 제일 많은 긴장 속에서 한 훈련이었습니다. 모형수류탄을 가지고 피나는 연습과정을 거쳤고 교관들은 수류탄의 위험성을 강조하면서도 저희의 긴장을 풀어 주기위해 노력을 했습니다. 수류탄을 던지고 나서 많은 기간이 지났지만 하나씩 터질 때 지면을 타고 흐르는 진동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각개전투훈련은 처음으로 숙영을 하면서 한 훈련이었습니다. 그날 처음으로 대검도 받아보고 동기들과 텐트도 치고 이때까지는 좋았었지만 본 훈련으로 들어가니 좋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산등성이를 뛰고 포복도 하고 더운 날씨에 녹초가 되어 얼굴은 죽을상이 다 되가고 있는 찰나에 동기 한명이 탈진까지 해버리는 일도 생기고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탈진한 동기를 제외한 저희 소대는 가장훈련을 열심히 하고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면서도 어느 순간 각개전투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로 인하여 상점도 많이 받게 되었고 집에 전화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대망의 야간행군 40km가 남아있었습니다. 저는 모든 훈련을 단한번의 열외 없이 모두 잘 받았기 때문에 행군도 별 문제없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저의 몸이 잘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다리에 전체적으로 근육통이 오기 시작했고 누구나 오르막을 걸을 때 힘들지만 천식이 있는 저는 더욱더 힘들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소대장님과 훈육분대장님이 행군을 포기하라는 말까지 하셨습니다. 몸이 너무 지쳐있고 힘든 상태라 순간적으로 포기할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반 정도 온 상태에다가 남자로써 자존심도 있었고 동기들이 마지막 남은 훈련은 한명의 열외도 없이 꼭 다같이 성공하고 싶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었었습니다. 결국은 40km행군도 무사히 성공을 했습니다. 10시간 정도의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진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행군을 마지막으로 모든 훈련이 끝이 나고 퇴소식 연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퇴소식을 하는 날이 되었고 퇴소식이 끝나면 가족들과 면회를 한다는 생각에 정말 들떠있었습니다. 퇴소식이 끝나고 가족들과 만났을 때 기쁨의 눈물이 쏟아져 나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 눈물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아서 꾹 참았습니다. 가족들과 친구들과 즐거운 5시간이 지나고 헤어질 때가 되니 또 한번 현역을 입대한 것이 잠시 후회가 되었습니다.
현역을 지원하지 않았더라면 나도 지금 웃으며 집으로 돌아 갈텐데 라는 생각을 하니 후회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후회하기에는 많이 늦은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쉽게 마음을 접을 수 있었습니다.
그 날 저녁 내일은 내가 5주라는 기간동안 같이 지내오던 동기들과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자대배치가 그리 기쁘게 만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거기에다가 36명의 동기 중 유일하게 저 혼자 1군지사 59탄약대대를 배정받았기에 더욱 헤어지기가 싫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날 1군지사 사령부에서 우리는 모두 흩어지고 전역을 한 후에 꼭 한번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물론 자대배치를 받고 9개월이 지난 지금도 서로 연락을 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자대배치를 받고 59탄약으로 도착한 날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눈앞에 쫙 깔려있는 컨테이너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진정 내가 여기서 군생활을 해야되는 것인가 생각하며 좌절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군에서 누구도 부럽지 않은 막사가 생겨서 참 좋습니다.
자대배치를 받는 신병으로써의 마음은 모두가 같을 것 같습니다.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아무것도 모르고 막막할 뿐이었습니다. 말도 거의 하지 않았던 것 같고 물어보는 것에 대해 답변만하고 원래 성격이 활발하지만 저의 성격이 나오지 않아 스스로 너무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유일하게 말을 많이 할 때는 부모님과 친구들과 통화할 때뿐이었습니다.
신병 때는 부모님과 친구들과 통화를 많이 한 것이 저에게 많은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본성은 역시 숨길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1~2주가 지나면서 서서히 농담도 하기 시작했고 선임의 도움으로 많은 선임분들과도 급속도로 친해졌습니다. 노래방도 가고 같이 게임도 하고 운동도 하다보니 군생활도 그리 어렵게 생각만 할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제 신병으로 들어오는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너무 막연한 두려움을 크게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오히려 해가 된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생활하면서 몇 가지 더 느끼는 게 있다면 내가 생각하던 군대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주위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선임들은 네가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너를 죽일 듯이 쏘아 붙이거나 욕설은 기본이며 최악의 상황에는 구타까지 나온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생활해 본 결과 모두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실수를 하면 호되고 따끔하게 충고도 했지만 부드럽게 차근차근 설명을 해줄 때가 훨씬 많이 있었습니다.
욕설과 구타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제야 드는 생각이지만 모두들 저를 겁주려고 하는 말들 같습니다. 입대를 앞두고 계신 분들이 겁먹지 말고 직접 겪어보면 부조리는 없구나 하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막연한 두려움을 많이 가지고 있던 저도 직접 몸으로 겪으면서 지내다 보니 지금은 막연한 두려움은 온데 간데 없고 마치 집 같이 편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나게 되었고 누구보다 군생활을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군대에서 배우고 싶다던 참을성도 많이 늘어나게 된 것 같고 예전보다 나은 사람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아 요즘은 현역을 선택한 제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이제는 일병을 지나 상병을 눈앞에 바라보고 있습니다. 언제 집에 가나 했는데 벌써 반이나 했다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현역제대를 할 때가 되면 현역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지금보다 더 자랑스럽게 여겨질 것이라 생각하며 저는 오늘도 힘차게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입대하기 전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공익과 현역의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은 저는 100% 현역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밖에서는 배울 수 없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해 현역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공익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도 꼭 나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익을 선택해 얻을 수 있는 것도 많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의 시선이 의식되어 현역에 입대하는 것은 반대입니다.
자신의 의지 없이 현역으로 입대한다면 주위 전우들에게 피해가 될 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100%중에 자신이 현역으로 지원할 마음이 1%만 되더라도 저는 현역으로 입대할 것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그 1% 마음으로 인한 선택이 어떤 변화를 줄지는 모르겠지만, 단 하나 군입대를 기피하려는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봐주십시오. 얼마나 세상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저는 자부할 수 있습니다. 전역이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 전역을 하고 나서 내가 하고 싶고 원하는 일, 내가 생각하는 그 모든 것들을 저는 자신 있게 해낼 수 있습니다. 저는 입대 전에는 부끄러웠지만 지금 거울을 보면 자신감 있고 당당한 내 모습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여러분! 여러분들도 지금 제가 느끼는 당당함, 뿌듯함을 같이 즐기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Konas)
강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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