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의 <돼지의 죽음>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3-04-06 오전 6:36:37
풍자란 언어 구사의 탁월한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종의 ‘곡예(曲藝)’라고 생각합니다. 만화라는 장르에서 시대와 인물을 풍자하여 독재자나 악한들의 항문에 일침을 가함으로 우리들을 폭소케 하는 천재들도 있습니다.
시인 최영미는 북의 김정일이 돌연 사망했다는 뉴스에 접하여 다음과 같이 읊었다고 전해집니다.
<돼지의 죽음>
“할아버지도 돼지, 아버지도 돼지, 손자도 돼지.
돼지 3대가 지배하는 이상한 외투의 나라.
꽃 속에 파묻힌 아버지를 보며 꼬마 돼지가 눈물을 흘린다.
돼지가 울자 농장의 모든 동물들이 통곡한다.
땅을 치고 가슴을 치며, 더 울고 싶지만 배가 고파서, ……”
이 시를 읽고, 아마도 대한민국 안의 “농장의 모든 동물들이 통곡”하며 “땅을 치며 더 울고 싶지만”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먹을 건 넉넉하니까) “똥이 마려워” 울다 말고 일어나 뒷간으로 달려갔을 것이 뻔 하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피카소는 한 때 공산 당원이었다는데 ‘스탈린 동무’의 초상화 제작을 위촉받고 그 위대한 독재자를 단발머리의 여학생처럼 그렸다는 겁니다.
그 초상화를 받아 보고 공산당이 화를 내며 “어쩌자고 이렇게 그렸느냐”했더니 피카소 왈 “내 눈에는 스탈린이 단발머리 여학생처럼 보이는 걸 어쩌라는 것이냐”하며 대들어 결국 당에서 제명, 축출되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김정은의 얼굴도 어딘가 돼지를 닮은 데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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