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의 정세가 점차 심각한 방향으로 진행 되고 있다. 10월 13일자 뉴욕 타임스지는 ‘미국 및 이스라엘의 정보 분석에 의하면 지난달(9월 6일) 이스라엘이 폭격한 시리아의 군사 시설은 북한의 원자로를 모델로 삼아 건설 중에 있던 원자로’ 라고 발표 했다. 미국의 다른 외교 관리도 이스라엘이 폭격한 것은 북한이 핵폭탄 제조를 위한 핵물질을 추출하는데 사용했던 것과 같은 형식의 원자로라고 언급했다. 시리아는 이번 원자로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북한의 미사일을 구입해 온 중동의 대표적인 국가이기도 했다. 시리아가 보유한 북한제 미사일들의 표적이 이스라엘임은 물론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터키가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을 공격하기 위해 국경을 넘을지도 모르는 상황이 전개 되고 있다. 중동지역 이곳저곳에서 전운이 감돌기 시작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폭격을 단행 한 직후 미국은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지만 이스라엘의 폭격은 시리아를 겨냥한 것일 뿐 아니라 이란을 겨냥한 것이었음이 분명하다. 시리아의 핵시설은 북한이 시리아를 통해서 궁극적으로는 이란에게 제공하려는 것이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이란이 가진 단 한발의 핵무기라도 이스라엘을 쓸어버리기에 충분하다’는 인식을 가진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보유를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시키기 위해 시리아를 폭격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 같은 상황 전개의 와중에서 10월 17일 부시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장을 막지 못하는 경우 3차 대전이 발발 할 수도 있다’ ‘북한의 경우 6자 회담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응분의 대가를 받게 될 것’, ‘핵확산 문제를 좌시하지 않을 것’ 등을 기자 회견을 통해 구체적으로, 근래 보기 드문 강도 높은 경고를 발했다.

 사실 최근 미국의 대외정책은 이란의 핵무기 제조를 어떻게 방지 할 것이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이란의 핵을 저지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해야 할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로 좁혀져 있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 할 경우 이스라엘의 군사력을 사용 할 것이냐의 여부가 미국의 계산법 이라면, 이스라엘은 이란을 선제공격할 수 있고 그 경우 미국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예상할 수 있는 결과는 이란이 적절한 대응을 못하고 붕괴되는 것, 혹은 이란을 비롯한 아랍권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응, 중동 전쟁이 3차 대전으로 비화하는 것 등 두 가지다. 후자의 개연성도 상당히 높으며 결국 3차 대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가까이 다가와 있는지도 모른다. 3차 대전은 중동에만 한정 되지 않을 것이다. 3차 대전의 전장(battlefield)에 한반도가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솔직한 분석이다.

 지금 중동에서 진행 되는 문제는 단순히 핵확산, 테러리즘의 문제만은 아니다. 평화적으로 는 해결이 불가능한 것 같은 종교의 충돌, 문명의 충돌이 그 근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아무리 평화를 원한다 해도 아랍 국가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스라엘을 중동(팔레스타인)에서 몰아내는 것이다. 이란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을 쓸어버리겠다는 목표를 언급했고 이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공통된 목표다.

 문제는 아랍의 희망이 이룩되기에는 이스라엘이 너무 강하다는 사실이다. 세계 인구의 0.3 % 정도라는 유태인은 노벨상의 20%를 쓸어가고 있으며, 미국 인구 중 1%가 조금 넘는 그들은 미국 상원의원의 10% 이상, 미국 의사와 변호사의 15%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의 재벌, 미국의 언론을 거의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미국은 아예 현대판 이스라엘임을 자임하고 있을 정도다.

 미국이 현대판 이스라엘이고 미국이 중동 문제에 마치 이스라엘처럼 개입되어 있는 이유를 알려주는 일화를 하나 소개한다. 아칸소 주 주도 리틀록 시의 임마누엘 침례교회 보우트 (W.O. Vaught) 목사가 당시 아칸소 주지사였던 클린턴에게 해 주었다는 말이다.

 “당신은 언젠가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것이요. 당신은 여러 가지 실수를 저지를 것이고 하나님은 그 실수들을 용서 해 주실 것이요. 그러나 만약 당신이 이스라엘을 포기 한다면 하나님은 그것만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요” (You might be president one day. You will make mistakes, and God will forgive you. But God will never forgive you if you abandon the state of Israel - Rev. W.O. Vaught, Pastor, Immanuel Baptist Church, Little Rock, Arkansas, to parishioner and then-Governor William Clinton 이 글은 . Michael D. Evans, The American Prophesies, New York: Warner Faith, 2004.에서 인용함) (konas)

 이춘근 / 자유기업원 부원장
 출처: http://cf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