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부터는 좌로 가도 되고 우로 가도 상관없어요. 각자의 체질과 소양에 따라 진보도 되고 보수도 되세요. 그렇게 틀이 잡히기 전에는 ‘좌’도 근거가 없고 ‘우’도 근거가 없습니다. 의회민주주의가 자리 잡은 나라에서만 가능한 편 가르기를 벌써 해 놓은 자체가 큰 잘못입니다.

 우리들의 조국은 아직 통일도 되지 않아서 휴전선 이북에는 6.25와 같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재연할 수도 있는 고약한 집단이 호시탐탐, 남쪽에 사는 우리를 노려보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24시간 긴장하고 있지 않으면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도 없습니다.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한국의 대통령이 된 일이 있었는데 그가 일본에 다녀와서 한 말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일본에 가 보니 그 나라에서는 공산당이 합법화 돼 있어서 매우 부러웠다. 우리나라는 언제쯤 그런 나라가 될 수 있을까” - 대략 그런 내용의 담화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내가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저 사람은 몰라도 한참 모른다. 일본열도에 휴전선이 있냐? 일본 땅에 따로 인민공화국이 있냐? 김일성‧김정일 같은 독재자들이 있어, 핵무기를 만들어가지고 일본 정부를 압박하는 세력이 따로 있느냐?"

 자유민주주의의 틀만 제대로 마련되면 좌도 생기고 우도 생기고, 진보도 떠들고 보수도 큰소리치는 대한민국이 될 것입니다. 문자 그대로 백화가 만발하는 한반도가 될 수 있습니다.(Konas)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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