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정부가 중학교 교과서에 '종군 위안부를 강제 연행한 증거가 없다'는 내용을 싣는 등 일본의 역사왜곡이 갈수록 도를 넘고 있는 가운데, 일본군이 위안부 '연행'에 앞장섰다고 기록된 일본 내 문서가 발견됐다.

 연합뉴스는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 소장이 8일 일본의 한 단체가 편찬한 '종군 위안부 관계자료집성'에서 이런 사실을 발견해 밝혔다고 전했다.

 이 자료집은 1997년 일본의 재단법인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 국민기금'이 발간한 것으로, 당시 일본 외무성과 경찰청 등으로부터 받은 위안부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편찬된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일본군이 위안부 '연행'에 앞장섰다는 기록은 600쪽 분량의 자료집 152쪽에서 발견된 '증명서'라는 제목의 문서에 기록돼 있다.

 이 증명서는 1940년 중국을 침략하던 타이완 주둔 일본군 엔다(鹽田) 병단의 하야시 요시히데 부대장이 산하 '위안부소'의 관리자에게 발급한 것으로, 소속 부대에 속한 위안부 경영자의 신분을 보장하고 위안부를 연행하기 위한 임무를 부여했다고 쓰여 있다.

 이 문서에는 "이 사람은 위안부소 관리자로 위안부를 '연행'(連行)해 파병단으로 돌아(귀나·歸那)온다. 위안부는 부대에 꼭 필요하니 위안부소 관리자가 도항(바다를 건너는데)에 있어서 편리를 도모하고 어려운 일이 없도록 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러나 증명서에는 위안부소 관리자의 이름과 주소가 지워져 있어 관리자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알 수 없으며, 나이만 22세로 표기돼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연행'이라는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일본 측이 교과서에서 주장하는 '연행이 아니다'는 표현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일본은 당장 역사 왜곡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일본 정부가 군부대에 위안부를 데려오라고 지시한 많은 비밀 문서들은 발견됐지만, 군부대장이 군무원인 위안부 관리자에게 '연행'을 지시했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도 있는 문서"라고 덧붙였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