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인쇄

[기자생각] 국군포로 송환, 정녕 포기한 것인가?

Written by. 이현오   입력 : 2015-07-22 오후 5:30:00
공유:
소셜댓글 : 1
twitter facebook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6·25전쟁 국군포로는 560명이다. 2007년에도 그렇고 현재도 그렇다. 북한의 김일성-김정일-김정은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친 동토(凍土)의 암흑 치하에서 온갖 박해와 냉대, 지하 탄광 막장에서 최 오지(奧地) 험준한 고산준령 곳곳까지 국군포로들의 피눈물과 설움이 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북으로 끌려간 국군포로들의 질곡의 삶은 차마 필설로 다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탈북자들과 귀환 국군포로들의 증언을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다.

 1953년 8월7일 유엔군사령부가 유엔에 제출한 ‘휴전에 관한 특별 보고서’에는 국군포로와 실종자를 82,318명으로 집계하였으나 이중 8,343명만이 송환되고 5만여명 이상이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에 유엔군 측은 정전 이후 1960년대까지 총 11차례의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를 강도 높게 제기하였고, 우리 정부도 이산가족 상봉 등 기회 있을 때마다 국군포로 송환 문제를 꺼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측의 제기에 북한으로부터 돌아오는 답변은 늘 동일한 패턴, 녹음기와 같은 기계음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전과 함께 전원 송환했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북한에는 단 한명의 국군포로도 존재하지 않는다”이다.

 1994년 전 국민의 열렬한 환영과 큰 관심 속에 故조창호 육군소위(후일 중위 진급/전역)가 최초로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지난 2010년까지 매년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14명(2004년 최다)이 입국해 현재 귀환자는 80명에 이른다. 7월 현재 국내 생존 귀환 국군포로는 41명이다. 그새 39명이 유명을 달리 한 것이다.

 정전 후 유엔군이 추정한 북한 억류 국군포로는 5만 여명이다. 이제 며칠 후면 62주년 정전협정일을 맞는다. 인간의 수명으로 치면 60환갑하고도 2년이 더 지난다. 6·25참전용사의 평균연령이 85세다. 귀환 국군포로도 마찬가지다. 최고령 연령자는 91세다.

 정부는 과연 이들 국군포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어떤 경우와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데려와야 될 우리 국민의 한사람으로 보고 있는지, 아니면 북한이 “단 한명의 국군포로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우기니 그저 그러려니 한 채 강 건너 먼 산 불구경 식으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며칠 전 귀환 국군포로 한 분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국군포로 송환과 관련해 얘기를 꺼내자 2000년 6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북한을 탈출하셨다는 그 분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부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속사포 같은 이야기가 거침없이 나왔다.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으로 김정일을 만나러 오셨드랬서요. 나는 그 때 김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국군포로에 대한 얘기를 할 것으로 큰 기대를 가졌어요. 그런데 일언반구 아무런 말이 없어요. 이제 더 이상 누구를 믿을 수가 없다 하는 생각이 팍 드는 거예요. 더 늦기 전에 고향땅을 밟아보자 하고 바로 탈북을 생각하고, 내 생각대로 옮겼지요. 운이 좋았지요.”

 60년 이상 북에 살면서 단 한 번도 고향과 부모형제를 잊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온몸을 바쳐 내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대한민국이 자신을, 국가를 위해 싸우다 사지(死地)에 내몰린 국군을 결코 그대로 놔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시도 의심하지 않았다 고 했다.

 그러나 끝내 대한민국은 자신을, 수많은 국군용사(국군포로)를 저버렸다. “북한에 생존 국군포로 560명 요? 작년에도 560명이고 그 작년에도 560명이어요. 우리 정부가 언제 국군포로 한명 데려온 적 있어요? 잊혀 질만 하면 북쪽에 대고 ‘국군포로 보내라’ ‘보내라’ 하는데, 진정으로 데려올 생각이 있으면 그렇게 하지 않지요. 아무리 북한이 국군포로 없다고 발뺌을 해도 정부가 데려올 생각만 있으면 왜 방법이 없겠어요” 안타까운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다.

 정부도 노력하고 있을 줄 안다. 지구상 최고최대 ‘깡패 마적집단’ 북한과 대화를 이끌어가야 하는 당국의 고충을 이해한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했다 한들 산물(産物)이 없으면 안한 것에 진배없다.

 질곡의 삶으로 이어진 평균 연령 85세. 북한에서의 85세는 우리사회와는 또 차이가 있을 터. 그만큼 시간이 없다는 얘기와도 일맥 통한다. 방법은 갈구하는 자의 적극적인 사고와 관점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서독이 통일 전 동독에 어떻게 지원했는지 그 사례도 짚어 보자. 합법과 비합법, 신사 대 비신사적, 체면과 비체면, 유·불리를 통틀어 백지 위에 새 판을 짤 필요가 있지는 않는지 판단해 보자.

 “단 한명의 국군포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북한의 앵무새 놀음에 그냥 맥을 놓을 것인지, “진정으로 데려올 생각이 있으면 그렇게 하지 않지요” 탄식처럼 내뱉는 한 국군포로 어르신의 심중을 꿰뚫을 것인지 관계 당국자의 귀추를 주목함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konas)

이현오(코나스 편집장)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인쇄하기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남구호랑이(namguka)   

    북한에 돈은 어마어마하게 퍼주면서도 국군포로송환 같은 국가 이미지에 영향을 줄 그런 일은 관심 조차도 없는 사람들이 대통령이라니...라이언일병구하기 못봤나?

    2015-07-23 오전 9:03:55
    찬성0반대0
1
    2018.10.18 목요일
핫클릭 뉴스
포토뉴스 더보기
깜짝뉴스 더보기
실수로 지나쳐 미납된 통행료, 간편하게 내는 법
깜빡 잊고 내지 못한 통행료! 영업소 방문 없이도 간편하게 납..
세상사는 이야기 더보기
아빠, 아빠! 세영이 먹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