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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⑨ "복무지도관이라서 행복합니다"

"관심과 배려로 사회복무요원 임무 마치도록 도우며 보람느껴"
Written by. 최병필   입력 : 2018-10-05 오후 2: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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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껏 부푼 마음으로 처음으로 접해 보는 복무지도관, 잘 할 수 있을까? 내심 스스로 에게 물음도 던져 보며 잘 할 수 있을 거야, 잘해 왔잖아, 잘 될 거야를 속으로 무수히 외치며 나 자신을 다잡아 본다. 96년생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나 역시 그 시절을 겪어 왔기에 아들 또래의 사회복무요원들을 대할 때마다 “아버지의 마음으로” 항상 대하고자 노력을 해보지만 가끔씩 사회복무요원 또는 복무기관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힘들어 할 때도 있지만 나로 인하여 누군가 행복하다면 공무원으로 더 없이 큰 보람과 자긍심을 느낀다.

 어느덧 복무지도관으로 보람을 느끼며 생활한지 2년의 시간이 훌쩍 흘러갔다. 복무지도관으로 사회복무요원을 상담하다보면 좋은 일 보다는 복무부실 또는 갈등을 중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나 자신 스스로가 힘에 부쳐 약해질 때가 종종 있다.

 복무지도관 1인당 150여개의 복무기관과 약 600~1,000여명의 사회복무요원을 관리하고 있으며 그중 약 10% 정도는 복무부실우려자로 정신과, 수형자, 현역복무부적합자로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자원들이다.

 그간 정말 다양한 부류의 사회복무요원을 상담·지도하여 무사히 병역의무를 마치게 하였다. 때로는 커피한잔으로 사회복무요원의 마음을 달래줄때도 있었고, 도저히 지도가 안 될 경우에는 직접 가정을 방문 부모님을 면담하여 사회복무요원의 성향을 파악하여 가족과 합동으로 무사히 복무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U 사회복무요원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2016년 9월 복무지도관으로 복무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복무지도관 전화로 K구청 복무기관 담당자로부터 전화벨이 울린 것으로 인연은 시작되었다. “복무지도관님! 여기 K구청인데요. 며칠 전 서울에서 전입 온 사회복무요원이 많이 이상합니다. 오셔서 도움을 부탁드립니다.”라고 하였다. 전화를 끝내고 생각해보니 며칠 전에 서울에서 이사 온 사회복무요원으로 오늘이 새로운 복무기관으로 첫 근무하는 날이었다.

 다음날 담당자의 또 한 번의 전화 성화에 K구청으로 방문하려고 하였으나 담당자가 직접 U사회복무요원을 병무청으로 데리고 왔다.

 처음 본 그 느낌은 지금도 생생하다. ‘병든 노숙자’라는 말이 딱 맞을 만큼 상태가 심각했다. 못 먹어서 얼굴에 볼살은 전혀 없고 누렇게 뜬 얼굴이다. 머리는 며칠을 감지 않았는지 떡진 긴 머리에, 더운 날임에도 불구하고 냄새나는 긴 옷에 큰 가방을 1개 어깨에 메고 있었다. 한마디로 기가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K구청에서는 민원인들이 많이 와서 이 상태로는 사회복무요원의 복무를 시킬 수가 없으며 구청 담당과장이 사회복무요원을 병무청으로 반납하라고 하였다고 한다. 복무지도관으로서 참으로 난감하였으나 일단 사회복무요원의 상황파악이 필요할 거 같아 상담실에서 이야기를 해 보았으나 처음에는 마음을 열지 않았다.

 복무지도관도 비슷한 또래의 자식을 키우고 있는 입장으로 아버지 같이 정말로 도와주고 싶다고 하니 그제야 마음을 조금씩 열고 이야기를 하였다.

 원래 부산인근에 살았으나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와의 갈등(폭행)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 가출을 하여 4~5년을 전국을 노숙자로 떠돌다가 서울에서 사회복무요원 소집되어 며칠 근무하였으나 겨울철 조금 덜 추운 부산으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잠자리는 고시원에서 며칠 지냈으나 그나마도 어려워 구청 인근 벤치에서 잠을 자고 있으며, 식사는 컵라면으로 해결을 한단다. 가재도구도 큰 가방 안에 들어 있는 게 전부라고 하여 내용을 확인해보니 옷 몇 벌, 숟가락, 밥그릇, 과도 정도가 들어 있었다. 상담 중에 느낀 것이지만 정신적인 연령이 조금 떨어지며 자존심은 상당하여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 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빨래는 고사하고 세면을 안 한지도 며칠 되었다고 하여, 사무실내 샤워장에 데리고 가서 깨끗이 샤워를 시킨 후, 인근 미장원에 데리고 가려고 하였으나 너무 완강하게 거부하여 자신이 직접 가위로 머리를 잘라 나름 보기 싫지 않게 정리를 하도록 하였다. 옷은 사무실내 사회복무요원 여벌의 옷이 있어 착용하게 하였으며 점심 식사는 일단 병무청 구내식당에서 해결을 하였다.

 U사회복무요원과 K복무기관 담당자를 데리고 K구청을 오후에 방문하여 사회복무요원 관리 책임자를 만나 상황을 설명 후 복무기관에서 해당 사회복무요원이 병역의무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적극 협조를 부탁드렸으나 초기에는 냉소적이었으나 끈질긴 설득으로 방안을 찾아 분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간 사회복무요원은 노숙이 아닌 고시텔에서 숙식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며칠 후 안타까운 마음에 아버지를 수소문하여 연락하였으나 집을 나간 자식은 필요 없다면서 만나기를 거부하였다. 본인 또한 아버지와의 만남을 거부하였다.

 잠자리가 가장 급선무로 해결이 되어야 할 거 같아 동료 복무지도관들과 상의하니 노숙자 쉼터가 거주하기는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있어 수소문하여 ○○희망의 집에 사회복무요원을 동행 시설을 둘러보고 사회복무요원이 소집해제시까지만 기거 할 수 있도록 쉼터에 협조를 부탁하였다.

 그간 K구청에서는 담당자의 노력으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는 중에 주거지원비(월30만정도)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어서 사회복무요원에게 저렴한 방을 구해 보라고 하였다. 방을 구했다는 사회복무요원의 연락을 받고 어린 나이에 혹시 사기를 당하지는 않을까 싶어 복무지도관이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사회복무요원을 동행하여 월세계약을 진행, 집주인에게 특별한 배려를 당부하였다.

 사무실내에서는 사회복무요원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고 신발, 전기장판 등을 기부하였으나 혹시 자존심을 상하지 않을까 걱정하였으나 다행히 잘 받아 주었다.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 하고자 겸직할 곳을 알아보도록 하였으나 그간 고등학교 졸업 후 식당 보조, 전단지 배부 등을 일 정도만 하다 보니 정상적인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을 수가 없어 사회복무요원의 급여, 중식비, 교통비를 모아 생활을 하게 하였다.

 그 친구가 이제 올해 6월 말이면 소집해제를 한단다. 그간 복무기관에서는 주거생활비 지원, 점심무료 제공, 담당자는 사회복무요원을 옆자리에 배치하여 수시로 면담 및 교육을 통하여 큰 관심과 배려를 해 주었다.

 복무지도관이 진심으로 대하다 보니 심성이 착한 U사회복무요원도 진심으로 나를 믿고 따라 주어 무사히 복무를 마치게 될 거 같다. 복무지도관으로 수차례 주거지를 방문하여 소소한 문제를 해결해 주었으며, 때로는 복무가 불성실할 때는 불러 호되게 꾸지람도 한 적도 있다. 

 며칠 전 복무기관을 방문한 김에 U사회복무요원을 면담하였는데 예전과는 너무나 다르게 활기가 차보이고 용모 또한 깔끔하게 하고 있어 크게 격려를 해주었더니 그간 너무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고 한다. 엉클어지고 냄새나는 긴 머리카락은 짧은 스포츠로, 남루하고 냄새나는 옷은 깨끗한 사회복무요원제복으로, 파리한 얼굴은 조금 살이 오른 귀여운 얼굴로 변하였으며 자신감이 조금은 있는 것 같아 다소 마음이 높인다. 현재는 아버지와 만나지는 않았지만 연락은 하고 있으니 걱정하시 마시라고 또 소집해제 후에는 일본에 가서 요리를 해보고 싶다는 계획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

    “○○아! 잘 살아라. 그리고 행복해라” 라고 격려를 해주었다.
 복무지도관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문제 있는 사회복무요원들을 상담하고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스트레스가 있는지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그것을 알아 달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내 맡은바 소임을 다 할 뿐.....그래도 나로 인하여 사회복무요원들이 무사히 병역의무를 마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따름이다.(konas)

부산지방병무청 복무지도관 최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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