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5월부터 연이어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은 모두 비행거리가 700km를 넘지 않는 단거리급으로, 이는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으로 한다는 점에서 남북관계에 던지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성기영 책임연구위원이 밝혔다.

 그는 연구원이 발행하는 이슈브리프 통권141호 ‘한미사일 시험 발사 배경 분석 및 남북관계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이 역사적인 판문점 미북 정상회동과 남북미 회동을 통해 비핵화 협상 재개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잇따른 도발에 나서는 이유를 네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신형 미사일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북미협상 중단 기간을 활용해 집중적 실험에 나섰다고 보았다. 북한이 과거 미사일 실험에서는 엔진과 연료 등 무기의 추진력과 관련된 요소에 집중했다면, 최근 실험에서는 궤적의 변형이나 유도 기능 등을 통해 요격 회피와 같은 복잡한 기능을 시험하는 데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8월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과 한국의 F-35A 스텔스기 구입에 대한 반발과 이에 따른 맞대응의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셋째는 미북 실무협상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일종의 ‘몸값 올리기’ 전략으로, 미국이 미북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고, 김정은 역시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과의 협상 재개 용의를 올해 말까지 시한으로 제시했기 때문에 실무협상을 앞두고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넷째는 미북 실무협상 재개 시기를 조율하는 동시에 협상팀 구성과 협상안 마련을 위한 ‘시간벌기’의 성격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훈련이 지속되는 기간 동안 내부 전열을 정비하고 협상 전략 검토를 마친 후 실무회담에 임하겠다는 의도란 해석이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향후 미북관계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남북관계의 통로가 조만간 다시 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대남 비난을 확대하는 태도를 볼 때 미북 실무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북한은 대외전략 전반에서 남북관계의 비중과 역할을 전략적으로 통제하며 북미 직접대화에 주력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면서 북한이 당초 입장을 바꿔 우리 정부의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5만톤의 쌀 지원조차 거부하고 나선 것도 남북관계 정체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그는 우리 정부 역시 북한의 ‘선(先)북미관계-후(後)남북관계’ 프레임에 반대하기보다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양자택일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유도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