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이지스함(KDX-III)' 탄도탄 요격능력 갖춰라
탄도탄요격능력 못 갖추면 KDX-II와 다를바 없다
지난 5월 25일 이지스 구축함(KDX-III)의 진수식이 울산에서 있었다. 해군에 2008년도 후반기에 처음으로 인도되는 7,600톤급 함정이다. 현대조선소의 최신 건조기술을 적용한 스텔스형이다. 국가적으로도 상징적인 함정으로서 노무현 대통령 내외분이 참석했다. 언론보도는 여기저기서 연일 대서특필이다.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이라 국민의 입장에서는 솔직히 가슴이 벅차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최신형 이지스함의 능력에 크게 미흡함을 발견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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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자 국방일보에는 1·2·3면에 이지스함에 대한 홍보기사로 거의 채워져 있다. ‘최고의 대함·대공·대잠능력 보유, ‘꿈의 구축함’ 선진 대양해군 첫발, 구축함 중 최대규모···전투체계 세계 최강, 원거리 1000여개 표적 조기탐지···대함·대공·대잠·대지작전 수행가능’ 등으로 소제목을 잡았다. 친절하게도 탑재무장의 위치와 세부성능까지 일목요연하게 제시하고 있다. 함정의 능력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요소이기에 그대로 옮겨본다.
한국 최초 이지스함 ‘세종대왕함’ 약 1,000Km에서 탄도탄 탐지가능, 사정거리 내 접근 요격 가능. 약 500Km에서 접근하는 1,00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 약 150Km에서 요격가능. 5인치 함포로 120Km에서 지상군 직접 지원가능/장거리 대잠어뢰 및 경어뢰 탑재.
① MK45 Mod4 구경 127mm함포: 사거리 36Km이상, 사거리연장유도탄(ERGM) 설계변경가능 ② 함대공유도탄: MK-41 수직발사기 48개(함수), 최대 사거리 170Km의 SM-2블록 IIIA미사일 ③ 대유도탄방어유도탄: 대함미사일 요격용 초음속 ‘램’미사일 ④ 이지스 SPY-1D(V)다기능 레이더: 저고도 비행표적, 레이더 저반사 표적에 대응 전방위 탐지추적 가능, 4면 배치 ⑤ 국산 ‘소나타’ 전자전 시스템 ⑥ 함대함 유도탄: 국산 대함미사일 ‘혜성’ 16발, 최대 사정거리 150Km 아음속 미사일 ⑦ 경어뢰: 국산 ‘청상어’ 324mm KMK32 3연장 어뢰튜브 2문 ⑧ 근접방어체계: 30mm 7연장포, 미사일관통탄과 관통파편탄 분당 4,200발 발사 ⑨ 국산수직발사기: 국산 대잠미사일 ‘홍상어’ 16발 ⑩ 함대공유도탄: MK-41 수직발사기 32개(함미) ⑪ 헬기 운용-중형헬기 2대.
여기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이 두 가지다. ④항의 SPY레이더와 ②항 및 ⑩항의 SM-2 함대공유도탄 총 80발이다. 이지스함이 ‘꿈의 구축함’이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레이더로 1,000Km 거리의 탄도탄과 500Km의 각종 표적을 실시간 탐지 추적하여 이를 원거리에서 동시에 요격(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이하게 한국형 이지스함(KDX-III)은 탄도탄을 1,000Km까지 레이더로 탐지는 가능하나 이를 요격할 수 있는 유도탄(SM-3)이 전혀 없는 것이다. 탑재한 SM-2유도탄은 접근해오는 항공기나 대함순항미사일(실크웜 등)을 170Km 까지 요격만 가능한 것이다. 즉 한국해군이 이미 작전 운용중인 4,300톤급 KDX-II 구축함(2003년~2008년 6척 확보)에도 동류의 SM-2유도탄을 탑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KDX-II와 KDX-III의 대공요격능력에는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그런데 미국·일본의 이지스함은 신형인 SM-3유도탄을 장비하고 있어 우주공간에서 안전하게 탄도탄을 파괴할 수가 있다. 국방일보(5월 28일자)의 3면 하단에 ‘미국의 최신형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에는 SM-3 대공미사일을 탑재, 탄도탄미사일 방어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의 아타고급 이지스함은 SM-2외에 탄도탄미사일 방어용으로 SM-3를 탑재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은 1993년부터 운용하고 있는 4척의 콩고급 이지스함(SM-2 탑재)에도 SM-3탑재를 위한 성능개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척당 약 1조원의 예산을 들인 우리의 KDX-III는 세계적 발전추세에 뒤떨어지는 절름발이 이지스함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언론에서는 너도나도 ‘전투체계 세계최강, 대양해군 첫발’이라고 하니 국민들은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방부의 자세한 해명도 없으니 더욱 그렇다. KDX-III에 왜 SM-3가 탑재되지 않는지에 대한 해명과 SM-3가 없으면 능력에 어떤 제한이 있는지 설명이 전혀 없다. 이런 사실을 국민이 안다면 허탈해 할 것이다.
그러면 왜 이렇게 된 것일까. 필자의 판단으로는 한국이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방어망(MD: Missile Defense) 구축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국가정책을 1998년부터 계속 유지하고 있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1998년 북한의 대포동 1호(사거리 2,500Km) 발사 직후 미국과 일본은 MD를 서둘러 시작했다. 그 결과 함정 탑재용 신형 이지스 추적체계와 SM-3 요격미사일이 개발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햇볕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북한·중국을 의식해서 MD참가를 포기했다. 그 이후 한반도 안보환경 악화에 따라 수차례 미국의 참여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정책은 변함없이 참여정부에서도 계승되고 있다. 2002년 2차 핵 위기가 발생하고, 2005년에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선언해도 우리 정책은 변함이 없다.
우리의 주적(主敵)인 북한은 800여기의 탄도탄을 이미 실전배치하고 있고, 이중에 한국만을 목표로 하는 탄도탄(300~500Km 사거리)만 600여 기다. 작년 10월에는 핵실험까지 실시했다. 금년 4월 25일 인민군창건 75주년을 맞아 김정일 참석 하에 대규모 열병식과 군사퍼레이드를 하면서 핵탑재 탄도탄으로 무력시위까지 했다. 북한은 탄도탄만으로도 한국의 구석구석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만약 탄도탄에 화학무기를 탑재하여 공격한다면 우리 국민 중에 살아남을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 위협은 심각하다.
잠재적인 적(敵)인 주변국도 모두 탄도탄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국가생존을 위해 MD를 필수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우리에게는 탄도탄 요격이 가능한 무기체계가 전혀 없다. 그래서 우선 탄도탄 탐지가 가능한 KDX-III에 요격유도탄을 탑재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상당기간 탄도탄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이 불가피하다.
북한의 ‘선군정치’와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국민은 너무 불안하다. 하루하루 북한군부의 아량으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지금이라도 국방부는 왜 이런 초라한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KDX-III)을 만들 수밖에 없는가를 국민에게 소상히 밝혀야 한다. 예산이 부족해서 그런 것인지, 국가정책 때문인지, 앞으로의 계획도 포함해서 국민이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차제에 MD에 대한 국가정책도 조속히 수정해야 할 것이다. 한·미군사관계의 복원도 시급한 일이다.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한국형 이지스함에 SM-3 탄도탄 요격유도탄이 반드시 탑재되도록 해야 한다. (konas)
김성만(전 해군작전사령관, 예비역 해군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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