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서해교전은 '결승전'
잇따른 北의 경고‥有備無患 정신만이 必勝기약
<코나스> 고정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만(金成萬) 전 해군작전사령관(예비역 해군중장)의 '제3차 서해교전 예상 시나리오'가 북한해군의 잇따른 대남 경고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서해에서 해상교전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해군은 지난달 21일과 30일 "남조선군 호전광들이 (16일부터 30일까지)서해 우리측(북측) 영해 깊이 (10여 척의)전투함선 집단을 침입시키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행위를 감행했다"고 주장하고 "지금 서해 해상에서는 임의의 시각에 새로운 무장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초긴장상태가 조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남조선군이 우리측의 경고를 무시하고 이러한 군사적 도발행위를 계속한다면 그로부터 초래되는 후과(결과)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게될 것"이라며 "남조선 군호전광들은 현실을 또바로 보고 분별없이 날뛰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혔다.
북한의 제3차 서해교전 경고는 12일에도 나왔다. 북한 인민군 해군사령부는 이날도 "남측 전함이 영해를 침범했다"며 "도발에는 징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해군 함정이 영해에서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북측이 잇따라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21일 북한해군의 '영해침범'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우리 측 함정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해상에서 정상적인 경계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방부도 지난 8일 열린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북측에 NLL 준수를 촉구하며 '자극을 삼가할 것'을 요구하는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군은 13일 뒤늦게 북한 경비정의 NLL 월선(越線) 사실을 밝혔다. 해군은 이날 "북한 경비정이 지난 2월7일과 15일, 5월30일, 6월8일 등 네 차례 NLL을 침범했다"며 "최근 북측이 우리 영해를 침범했는데도 오히려 남측이 영해를 침범했다는 도발적 성명을 발표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내용의 '북한 해군사령부 발표에 대한 우리 군의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해군의 이날 입장 발표는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했을 때 즉각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뒤늦게 늑장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우리 군당국이 경고와 반박, 입장 발표 등으로 북측의 억지 주장에 즉각 대응했지만, 우리 군은 북한이 매년 5~6월이면 NLL을 대신해 새로운 해상경계선을 설정해야 한다는 의도에서 집중적으로 남측 함정의 영해침범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분위기다.
위기의식이나 긴장감이 없어 보이는 군 당국의 이같은 안이한 대응에 경고를 보낸 이는 오히려 예비역이다. 2002년 6·29서해교전이 일어난 이듬해 해군 작전사령관을 지낸 예비역 중장 김성만씨가 그 주인공.
김 전 사령관은 지난 11일자 <코나스> 지면을 통해 발표한 '제3차 서해교전 예상 시나리오'에서 금년 6~7월 또는 9~11월 중에 서해에서 또다시 교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군 당국에 유비무환(有備無患)의 군인정신으로 철저히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적 전술과 해상작전에 정통한 군사전문가의 지적이란 점에서 이 칼럼은 설득력을 더했고, 보수 인터넷 매체들이 다투어 <코나스>에 실린 칼럼을 퍼가거나 기사화하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조갑제닷컴, 월간조선닷컴, 독립신문, 프리존뉴스, 유용원기자 사이트, 자주국방네트워크 등이 이 칼럼을 게재해 네티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이들 사이트에는 지금도 네티즌들의 댓글토론이 진행 중이다.
김 전 사령관의 칼럼이 비록 가상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그가 2002년 6·29서해교전 당시 합참 전략기획부장으로서 직접 전후처리를 담당했고, 이듬해 3월 해군 작전사령관으로 부임해서는 서해교전의 교훈을 장병들에게 전파하면서 NLL을 빈틈없이 지켜낸 당사자였다는 점이 언론과 독자들의 특별한 관심을 부른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사령관은 칼럼에서 제3차 서해교전을 6~7월이나 9~11월로 예상하고 있다. 6~7월 설은 북한 군부가 6·25전쟁 휴전일인 7월27일을 소위 '전승기념일'로 정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다. 1999년의 연평해전, 2001년 북한상선 영해침범, 2002년 6·29서해교전 등이 모두 6월에 일어났던 것은 북한군이 '전승기념일'을 앞두고 전과를 올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보이고 군부의 위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9~11월 설은 꽃게 성어철이 바로 이 때라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어선을 보호하는 남북한 군함 간에 우발적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고, 최근 북한해군의 동향으로 보아 비록 경미한 충돌일지라도 국지적 교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사령관은 또, 북한이 현재의 NLL을 전면 부정하면서 서해경계선 재설정을 논의하자고 집요하게 요구하는데 반해 우리측이 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NLL 문제를 의제화하기 위해서라도 의도적으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남북기본합의서에서도 합의한 현재의 NLL을 인정하지 않은 채, 2000년 3월 일방적으로 '남북해상경계선'과 '서해 5개 섬 통항구역'을 설정하고 이 섬에 출입하는 남측선박은 북한 당국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 전 사령관은 북한이 지난달 25일과 이달 7일에 동해, 서해상으로 단거리(100Km) 지대함(地對艦)·함대함(艦對艦) 유도탄(3발)을 발사하는 무력시위를 벌인 것도 NLL 문제에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것인 한편, 곧 있을지도 모르는 해상전투에 대비한 사전 전투연습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리 국민 누구든 또다시 서해교전이 발발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군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김 전 사령관이 예상한 서해교전 시나리오가 한 편의 소설로 끝나길 바라고, 평생을 군에서 봉직한 한 예비역 제독의 우국충정에서 우러나온 경고가 기우로 끝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소망이나 우리 군이 기대하는 것 같이 북한군이 그렇게 행동해 줄지는 예측할 수 없는 일이다. 1999년 1차 서해해전이 우리측의 승리였고, 2002년 2차 서해교전이 북측의 승리였다면 다음에 벌어질 3차 서해해전은 '결승전'이라는 생각을 남북한 해군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는 것이 김 전 사령관의 지적이다. 따라서 북한해군의 대남 경고 메시지를 '빈말'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될 일이다. 특히 군은 더욱 그렇다. 북한해군이 '결승전'을 준비하고 있다면 우리 군도 더욱 강력한 대비태세를 갖춰 필승을 기약해야 한다. (konas)
김 철 기자 konasnet@korv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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