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에 근거한 통일교육이 필요하다
얼마 전에 김 아무개 전 육군사관학교 교장이 2004년 1월 육사에 합격한 신입생 250명을 대상으로“우리의 주적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34%가 미국, 33%가 북한이라고 응답했다는 보도를 보았다. 북한을 주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신입생도가 2/3가 된다는 계산이다.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퍼주기나 친북정책을 비판하면 반민족ㆍ반통일ㆍ반민주 세력으로 매도당하던 시절에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하지만 육사 입교생들이 이런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육사는 분명하게 우리나라 국군 간성을 양성하는 최고의 전문화된 군사교육 기관이다. 육사는“장차 육군의 정예장교로서의 임무수행과 지속적 발전에 필요한 지적능력과 고결한 품성, 강인한 정신력,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기초한 확고한 국가관과 리더십 함양”을 교육목표로 하는 특수목적 대학이다. 일반대학도 아닌 사관학교에 입교한 생도들의 의식이 이 정도였다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지난 10년간 소위 좌파정부가 집권하면서 초·중등학교의 이념교육이 부재했거나 아니면 심하게 왜곡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극히 일부의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미(反美)ㆍ친북(親北)을 외치는 것이 진정한 애국자요 민족주의자요 통일지향세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정도로 사회분위기를 좌편향으로 몰고 갔던 결과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수구반동적인 시각에서 북한을 철천지원수로 생각하여 극단적인 적대감정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국방백서에서 주적개념이 사라지고 남북한 간 교류와 협력의 상생무드가 조성되면서 냉전적 사고를 전향적으로 바꿔야 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요청임에 틀림없다.
언젠가는 반드시 민족통일국가를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지나친 대북 적대감정을 갖는 것은 통합에 도움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설사 통일이 이루어지더라도 이질감을 극복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의 진보정권에 대한 공과는 12월 대통령 선거와 4월 치러진 총선에서 국민이 표로 심판한 바 있다. 국민은 보수성향의 정부를 선택하였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도 2/3이상을 보수성향의 정당후보를 뽑았다. 민심은 진보정권을 냉혹하게 평가한 것이다. 국민이 보수성향의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한 배경에는 그동안 일방적인 친북정책에 대한 불만도 상당부분 작용했을 것이다.
만약 진보정권이 앞으로 5년을 더 집권했더라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생각하기조차 꺼려진다. 다행스럽게 국민들이 보수정권을 선택하면서 대북정책에 많은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통일교육 방향이 180도 바뀌고 있다는 보도다. 통일부는 ‘2008년 통일교육 계획’을 확정했는데 안보 및 북한 인권실태 관련 내용을 대폭 강화하였다고 한다. 종래의 좌편향 통일교육 방향을 우향우시키고 있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고 나서 왜곡되었던 남북관계를 바로 잡고 통일교육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우편향으로 급선회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면 항상 반작용이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한쪽으로 과도하게 쏠리면 반대쪽에서 역작용이 나타나 대결과 갈등상황이 조성되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진보정권 시절 좌편향된 통일교육을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지만 지나친 우편향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질은 우리나라의 안보현실과 북한의 인권상황 등에 대하여 미화하거나 숨기거나 과장하지 말고‘있는 그대로’가르치는 데 있다. 북한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사실을 사실대로’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이 바뀌어도 사실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Konas)
홍 득 표(인하대 교육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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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1 오전 9:4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