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의 “통미봉남”에 휘말리지 말아야
11일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을 했다. "우리는 북쪽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북한이)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과 직거래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통미봉남 전략으로 나온다면 그건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라고 말이다.
이 말을 분석하면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에 남북 간의 상황이 급변하는데 반하여 한국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 드러난다. 미-북간의 잦은 접촉과 50만 톤의 식량지원소식에 이어 국제기구를 통한 남한의 우회적 대북식량지원 검토는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는 대북 지원 원칙으로 "인도적 지원은 조건 없이 하되, 북한의 요청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명박 정부를 향해 "역도"라는 비난을 퍼부을 뿐 지원을 요청하는 손길을 내밀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방송매체를 통해 북미 간에 식량지원 협상이 있었다고 이례적인 행동을 한다.
이는 북한이 “통미봉남”전략을 대놓고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목적은 분명하다. “우리는 남한에 손을 내밀지 않겠으니, 당신들은 우리(북한)가 미국과 직거래를 하는 것을 그대로 지켜나 보라! 그리고 남한도 미국처럼 식량지원을 하라”는 암묵적인 공지이다.
그 암묵적인 공지에 남한이 안절부절하며 국제기구를 통한 식량지원이라는 3의 길을 모색하며 정부 관계자들이 13일부터 워싱턴에서 미국 측과 대북 식량 지원 문제에 대해 협의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기존의 원칙만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를 재촉이나 하듯 일각에선 "5~6월에 20만~30만 명의 아사자(餓死者)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그러니 남한도 방관자가 되지 말고 대북식량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량 아사를 막는 것은 남한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북한은 굶주린 북한주민들을 앞세워 인도주의적 식량지원을 받아서는 김정일 독재체제를 유지해왔다.
최근 미얀마 군사정부가 국제사회로부터 지원받은 식량포대에 장군들의 이름을 붙혀 주민들에게 공급했듯이, 북한은 지난기간 남한이나 국제사회의 지원식량을 김정일이 적들에게서 빼앗아 온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래서 군부와 독재기관들이 그 식량을 먼저 가져갔다. 그 속에서 북한주민들은 장마당에 흘러나오는 고가의 식량을 사서 먹어야 했다.
남한이나 국제사회가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면 안 된다는 말이 아니다. 지원을 하되 인도주의 성격에 맞게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이다. 13일 남한정부가 미국과 협의하여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주의적 식량지원을 검토하는 조건에서 기존의 모니터링 보다 더 확신성이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미국도 남한과 함께 이를 적극 검토하여 국제기구를 통한 투명성 있는 식량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북한에 실지 굶고 있는 주민들에게 인도주의 차원에서 식량을 지원하는 것은 미국이나 남한이나 같은 이해관계를 가질 것이다.
이런 방법이라면 남한은 북한의 “통미봉남”전술에 휘말리지 않게 된다. 한편 미국이 50만 톤의 식량을 지원한다고 남한이 다급해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http://www.freenk.net)
이주일(자유북한방송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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