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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조류독감, 새로운 대처 방안을 말한다

Written by. 장윤성   입력 : 2008-05-25 오전 5: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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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류독감(Avian influenza)은 닭, 오리 및 조류 등에 감염되는 급성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병원성(病原性)에 따라 고(高)병원성, 약(弱)병원성, 비(非)병원성 3종류로 구분된다. 조류독감은 전파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고병원성의 경우 조류에서 치사율이 거의 100%로 제1종 법정전염병이다. 조류독감은 10년 전만해도 조류와 돼지 사이에서만 전염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997년 홍콩에서 조류독감에 감염된 조류와 접촉한 사람들 중 18명이 감염되고 그중 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람도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류독감이 인간에게도 옮기는가

 사람과 조류의 독감 바이러스는 표면의 두 가지 당단백질인 헤마글루티닌(Hemagglutinin: HA)과 뉴라미니데이즈(Neuraminidase: NA)의 아형(subclass)이 서로 다르다. 비유하자면 비슷한 옷을 입긴 하지만 액세서리가 서로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HA와 NA의 아형을 기준으로,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H형(H1~H15 15종)과 N형(N1~N9 9종)으로, 조합에 의해 총 135 종류의 혈청형이 존재할 수 있다. 이 중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 유행하는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혈청형이 'H5N1'이며 네덜란드는 H7N7 원인이었다. 1999년에는 홍콩에서 H9N2 바이러스도 검출되었다. 인간에게 병은 일으키지 않았더라도 몸에 항체가 만들어질 만큼 감염되어 면역성을 발휘한 경우도 많이 보고되고 있다.

 이론상 135종의 바이러스는 조류나 인간에게 감염되는 정도가 서로 다르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차이는 종(種)간의 감염 장벽이 되어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퍼지는 것을 막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바이러스 아형의 차이나 종(種)간의 감염 장벽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어떤 종류는 인간이나 조류 양자(兩者)를 감염시킨다. 특히 조류나 돼지 등은 사람독감 바이러스와 조류독감 바이러스 양쪽에 동시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세포 안에 동시에 존재하면서 유전자를 교환(reassortment)해 양자에 대한 전파력(감염 능력)을 함께 갖춘 변종 바이러스가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독감 바이러스는 세대-세대 기간이 짧고 유전정보를 복제하여 물려주는 과정에서 유전정보의 변이(mutation)가 일어날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원래는 조류에게서만 발견되던 종류도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생긴다.

 그러나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급속도로 퍼지지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람과 사람사이에 전염되지 않는다. 인간 사이에 쉽게 전염된다면 아마도 수십만 혹은 수백만 명이 죽게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1918년, 1957년, 1968년에 세계적 유행성(pandemic) 독감이 발생했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의 경우 세계적으로 2천만 명이 사망했는데, 그 당시는 제1차 세계대전, 병자와 부상자들의 대량 이동, 야전병원 등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었다. 반면 1957년과 1968년에 발생한 조류독감은 인간에게 치명적이지 않았으며, 대개 가벼운 질병(mild illness)을 일으켰다.

 1997년 이후 조류독감의 일부가 인간에 감염되어 사람 간에 감염되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지만,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의학의 발달로 인해 과거 1918년에 발생했던 그런 재앙은 예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제까지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조류 농장 사육사와 그 가족, 수의사 등 거의 대부분 조류와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이다. 뿐만 아니라, 조류독감은 감염 이후 발병까지의 시간이 무척 짧아 한번 발병하면 검역 체계상 그 사육시설의 닭이나 오리는 출하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바이러스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닭이나 오리를 75도 이상에서 5분 이상 요리해서 먹는다면 인간이 바이러스에 걸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인체감염 원인, 불결한 위생시설

 안타깝게도 위에 기술된 과학적인 사실과는 별개로,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유무역이나 자본주의의 폐해를 비판하고 좌파의 정신을 가르치는 수단으로 이번 조류 독감과 미국산 쇠고기를 논쟁거리로 만들고 있다.

 자칭 마르크스 생태주의자인 마이크 데이비스는 조류 인플루엔자 유행의 원인이 농업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새로운 생태적 조건에 바이러스가 스스로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며, 습지 파괴와 기업의 축산업 혁명, 제3세계의 도시화와 대규모 슬럼의 성장이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을 비정상적으로 높인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중세의 흑사병이나 1918년 스페인 독감이 유럽을 휩쓸었던 상황과 현재의 감염 질환 현황을 비교해 본다면, 현대의 사람들이 비록 더 많은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실제 감염되거나 감염되어 사망하는 경우는 크게 줄어들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의 기본 위생이 향상되어 감염에 노출될 확률이 현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과거에는 우물물(멀지 않은 곳에 화장실도 있는)을 길어 쓰다 보니 역병이 돌면 공동의 취사 시설을 통해 가난하고 병약한 인구가 몽땅 감염원에 노출되었지만 현재는 상하수도 등의 시설이 갖춰지면서 그런 문제가 해결되었다.

 현재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이 많은 나라는 대체로 가난하다. 사람들의 생활환경은 주거 시설과 가축 시설이 혼재되어 있어 닭, 조류와 돼지 등 가축들의 배설물에 노출되고 직접 접촉하는 일이 일상적이다. 그들에게 위생적으로 손을 씻을 수 있는 시설이나 상수도원과 분리된 수세식 화장실 등은 상상하기 어렵다. 자연히 감염된 조류의 독감 바이러스가 쉽게 인간에게 건너갈 확률이 높을 것이다. 가난이 아니었다면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동남아시아에서 창궐할 이유가 없다.

 상하수도 등의 위생 시설을 갖추는 일은 돈이 많이 드는 일이다. 현재 감염질환을 잘 통제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도 중세 흑사병이라는 대재앙에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이 부를 쌓으면서 시민들의 위생 수준과 영양상태가 개선되었고, 감염질환에 의한 재앙은 점차 줄어들었다. 이런 변화는 무역을 통해 국부를 쌓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자유 무역의 과정에서 매독과 같은 새로운 감염 질환이 유럽에 등장하기도 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 감염 질환에 의한 사망자 수는 새로운 감염질환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크게 줄어들었으며, 자유무역을 통해 국부를 쌓은 나라들의 인간수명은 오히려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자유무역은 가난한 나라에게 더 나은 일자리와 부를 제공해주고 개인적 위생에 신경 쓰며 살 수 있게 해 준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전염병 종말론' 외치는 허풍쟁이들의 주장과는 달리 실제로는 감염병(전염병)의 위험이 줄어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감염 질환에 의해 사망하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요약하자면, 자유무역은 부를 통해 인류를 감염 질환으로부터 구한 일등 공신인 것이다.

 전염병으로 부터 인류를 지키는 길은 재산권 보호

 사실 자유무역을 통해 전 세계 제약 시장이 커지지 않았다면 거대 제약회사의 등장도 요원한 것이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신약 투자는 오늘날과 같이 크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예컨대 현재 조류 독감에 대한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경우에도 자유무역이 아니었다면 태어나지 못했거나 실험실에서 잠자고 있었을 것이다.

 인류가 각종 감염병으로 부터 살아남을 수 있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항생제와 백신이라는 훌륭한 의약품이 시장에 나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항생제와 백신은 역병에 대항할 수 있도록 인간에게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무기를 주었다. 조류독감의 경우에도 타미플루라는 유용한 항바이러스제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불행히 아직 유용한 상업적인 백신은 기다려야 한다. 매년 변화하는 조류 독감바이러스에 대해 백신을 개발하려면 아마도 자유무역에 의한 시장 확대가 필수적이다. 그래야 제약회사들이 백신 개발에 참여하려는 인센티브가 생길 것이다.

 조류독감이 사람들에게 퍼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을 대비해 미리 수십만 명 분의 타미플루를 비축하는 나라들도 있다. 하지만 어떤 나라들은 다른 생각을 하기도 한다. 위기 상황을 대비해 미리 제 값 주고 약을 비축해 놓기보다는 위기 발생시 특허가 걸려있는 타미플루를 불법 복제해서 싼 값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가진 나라들도 있다.

 실제로 일부 나라들은 그런 계획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 거대 제약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싼 값에 약을 내놓지 않으면 임의로 복제하겠다고 말이다. 수백만 사람들의 목숨이 걸려있는데, 비싼 값에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을 파는 제약회사들의 특허권을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보통사람들은 특허권을 무시하고 복제하거나, 아니면 제약회사들을 위협해서 헐값에 약을 내 놓도록 하는 게 옳다고 믿을 것이다.

 그러나 제약회사의 재산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제약회사들은 더 이상 감염병에 대한 연구 개발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며, 나아가 조류독감에 대한 새로운 항바이러스제와 백신을 만들기 위해 더 이상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많은 돈을 투자해 만들어봐야 재산권을 보장받지 못해 아무런 이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교적 시장주의 원칙에 충실한 미국에서조차 최근 백신을 만드는 회사는 거대 제약회사 4개 정도에 불과하며 전체 백신 제품도 십여 종이라고 한다. 큰 규모의 시장이랄 수 있는 (인간) 독감 백신 분야에서도 백신 생산회사는 2군데에 불과하다. 백신을 새로 만들어봐야 백신 판매가 대부분 정부 보건당국을 통해서만 이루어지거나, 정부가 철저하게 통제하는 강제적인 보험시장 밖에 없다면 백신 장사야 말로 '떨이 판매'밖에 될 수 없다. 정부가 의료 시장과 건강 보험을 통제하는 것은 감염질환의 공중 보건 수준을 떨어뜨릴 것이다.

 당장은 백신개발자나 제약회사들의 재산권 보호가 사람 목숨보다 돈을 귀하게 여기는 태도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인류를 감염병으로 부터 지켜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선택이다. 백신이나 항생제를 효과적으로 생산하고, 변화하는 감염병 추세를 따라 지속적으로 새로운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제약회사의 특허권과 재산권을 철저하게 지켜주는 자유시장의 정신이 필요한 것이다.

 조류독감의 대처 방안은

 조류독감 이슈는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종말론 중 하나라고 생각해도 좋을 듯싶다. 그러면 조류독감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부를 쌓는 일이다. 가난이야 말로 전염병의 친구다. 이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국민들이 대부분 가난하다면 위생상 감염병에 노출될 확률도 커지고 동남아시아의 사례와 같이 인간과 동물이 가까이 지내면서 신종 바이러스가 창궐할 가능성은 더 크다.

 우리나라는 그럴 가능성이 낮겠지만, 문제는 가난한 나라의 신종 감염질환, 즉 조류 독감 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도 철새를 따라 전해진다는 것이다. 만약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자유무역으로 점점 더 큰 이익을 얻는다면 아마 그들의 조류 사육은 좀 더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변할 것이며 철새가 우리나라에 독감을 전할 가능성은 줄어들지 모른다. 적어도 가난한 나라의 조류독감 감염 증례는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둘째는 제약회사들이 감염질환 분야에서 시장의 변화에 맞게, 시장이 제공하는 이익을 얻도록 방임하는 것이다. 더 많은 제약 회사들이 새로운 약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만들기 위해 알아서 투자하고 연구할 것이다.

 특히 타미플루의 부족 사태는 정부의 의료시장 개입 때문에 생긴 결과라고 생각된다. 이익이 적으니 한두 개 거대 제약회사만 치료제를 개발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시장을 독점하는 결과가 생긴다. 결국 로슈의 시장 독점 때문에 혼자서 아무리 만들어 내봐야 양은 턱없이 부족하다. 정말 정부 개입의 아이러니이며 비극이라 할 수 있겠다.

 세상 모든 일이 자유무역과 시장주의로 해결되진 않겠지만, 긴 안목으로 보자면 분명 조류 독감을 막아줄 수는 있을 것이다. 사실 모든 의료 정책도 마찬가지이다. 시장을 무시하는 정책은 분명 비극을 가져올 것이다.(http://www.cfe.org)

 장윤성 / 의학박사 (생화학)

http://www.konas.net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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