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독자적 우주개발로 군비증강
지난달 31일 미국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 호에는 일본이 제작한 과학실험 장비가 실려 있었다. 이 장비를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일본 연구시설에 운반해 주기 위해서다. 우주 선진국들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에는 아시아에서는 일본만이 참여하고 있다.
일본이 아직은 스스로 자국의 실험장비를 실어 나르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 개발 중인 H-2B가 완성되면 일본 독자로 우주정거장을 왕복하게 될 것이다.명실공히 일본은 우주대국이다. 지구의 정지 궤도인 고도 3만6000㎞에 약 6톤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H-2A 증강형은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대형 액체 로켓이다.
구소련, 미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일본은 이제 우주를 군사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표도 실현하고 있다.1964년 중국이 핵실험을 하자 일본은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로켓연구와 핵연구에 돌입하게 되는데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평화 제스처를 쓰게 된다.
대표적 사례가 비핵 3원칙과 우주를 평화적으로만 이용한다는 1969년의 중의원 결의다. 그런데 이 중의원 결의안이 40년 만에 우주기본법이라는 이름으로 일본 국회를 통과했다. 집권 자민당뿐만 아니라 야당인 민주당까지 합세해 우주의 군사적 이용을 동의했다.이로써 일본 자위대는 독자적으로 첩보위성을 보유하며 운용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운용 중인 첩보위성 4기, 즉 광학위성 2기와 레이더 위성 2기로 한반도의 원하는 곳을 매일 들여다 볼 수 있는데 향후 더욱 성능이 향상된 30㎝급 분해 능력의 첩보위성도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분해 능력이 1미터급이지만 미국의 KH-12가 분해 능력 10㎝ 정도이니 30㎝급이 되면 손금 보듯 한반도를 들여다 보게 될 것이다.
일본이 첩보위성을 보유하고 우주기본법 제정을 하게 된 배경에는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실험에 있다. 1998년 8월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자 일본은 당시 상황에 대한 정보를 미국에 의해 전달받는다는 것은 잘못됐다는 국민 여론을 부추겨 첩보위성 4기 획득과 미사일 방어체제(MD)의 구축을 천명하게 된다. 북한이 일본의 재무장, 즉 우주군비무장을 도와준 셈이다.
눈여겨볼 일은 일본이 우주를 평화적으로만 이용하겠다며 40년을 지내 왔는데 국가 위기가 닥치자 즉각적으로 우주를 군사적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륙 간 탄도탄의 능력을 언제든지 구사할 수 있는 대형 로켓 능력과 첩보위성의 자체 제작기술을 축적해 왔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평화라는 구호를 내세우면서 군사적 능력도 함께 키워 온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은 교훈이 될 만하다.
대단히 일본적이다. 어디 우주분야뿐이겠는가? 일본은 늘 이런 식이다. 이제 일본은 우주발사를 민간 이양해서 지난 번에 발사한 달 탐사위성 ‘가구야’부터는 미쓰비시 중공업이 발사한다. 프랑스의 아리안 5를 비롯해 미국·러시아와 인공위성의 대리 발사시장에 뛰어들 정도로 로켓 발사 성공률이 92%대를 넘고 있다.이제 한국도 우주비행사인 이소연 씨가 탄생했으니 더욱 본격적인 우주개발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konas)
김경민(한양대 교수·국제정치)/ http://kookbang.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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