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北(反共)과 反日의 岐路에 서서
지나친 민족주의 감정은 위험하다
광우병 파동이후, 불거진 금강산 관광객 총격사망사건과 일본정부의 중고등학교 교과서 해설서의 독도표기문제로 한국사회는 다시 가마솥처럼 뜨거워지고 있다. 많은 언론사에서는 독도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긴급 시사토론회를 마련했지만, 금강산 총격사건에 대해서는 사실보도이외에 심충토론의 장을 마련했다는 프로그램을 보지 못했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여야 정당들도 금강산 총격사건보다도 독도문제에 더 많은 비판의 시간을 할애하였다. 오랜만에 독도문제에서는 여야가 없고 좌우익이나 보수와 진보진영에서 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90년 중반에 김진명이 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개정판이 나오면 베스트셀러가 될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다만 개정판의 주인공은 북한의 주역은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남한의 주역은 박정희에서 이명박으로 바꾸면 된다. 자칫하면 북한 핵도 폐기할 필요가 없이 독도의 일본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서 남한이 잠시 돈으로 임대할 수 있지 않는가의 분위기도 나올 수 있다. 북한도 일본의 독도 야심에 대해 맹렬이 비난하면서 남한내의 반일감정을 선동했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미묘한 문제가 있다. 어느 쪽에 더 중점적으로 관심을 가질 것인가의 전략적 선택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독도는 우리가 實效支配하고 있으며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인데, 독도가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 우리의 영토라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가 많다.
다만 이것을 영문판과 일어판 등 외국어로 번역 출간하는 기술적 노력의 문제가 남아있다는 점이다. 이것을 토대로 논리를 정립하면 세계여론에 호소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여기에 다가, 1905년 露日戰爭 당시 독도를 ‘無主島와 無人島’라는 명분으로 강제 점령하면서 시작되어 1945년 8월 두 번의 원자탄 피폭으로 마침표를 찍은 일본의 동아시아 侵略史를 새로이 재발굴하여 재정리하여 이것을 국제사회에서 널리 홍보한다면 한국이 해 볼만한 싸움이다.
한국정부와 학계, 시민단체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일본이 유엔과 국제사회에 수십년에 걸쳐 막강한 자금력으로 로비를 해 왔던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우리는 일본만큼 재력이 충분하지 못하므로, 로비력으로 승부하려 하지 말고, 국내외에 흩어진 풍부한 역사자료와 기록을 수집하고 정리하는데 심혈을 기울인다면, 일본의 억지논리를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비해, 무장하지 않은 남한의 금강산 여성관광객이 영문도 모르고 호텔 주변의 산책길에서 총살당했다. 이것은 무고한 人命이 정규군인에 의해 저질러진 명백한 국제적 테러이다. 남한정부가 입산료라는 형식으로 10년동안에 막대한 달러를 김정일에 갖다 바치는데도 이런 만행을 저질렀다. 이것이 김정일이 주창한 선군정치이자 허울좋은 북한식 민족공조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1945년 이후 북한의 주민 2300만명은 김일성-김정일 공산독재 치하에서 남한의 개나 돼지와 같은 짐승보다 못한 삶을 영위하여 왔다. 신앙의 자유도, 표현의 자유도, 거주 이전의 자유도 완전히 박탈당한 채, 러시아나 중국의 공산당 지배보다 못한 곳이 바로 북한 땅이다.
20만명의 정치범들이 수용소에 감금되어 죽지 못해 억지로 산송장처럼 살고 있다. 김일성-김정일을 모욕한다고 하여 자살도 금지되고 있다고 전한다. 그 지옥의 수용소에서 뱀, 생쥐, 박쥐, 바뀌벌레까지 먹으면서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하면 결국 굶어죽게 된다고 탈북자들은 피눈물속에 증언한다.
성경책을 지니고 있어도 처벌받고, 김일성-김정일 뱃지를 달고 있지 않아도 처벌 받고, 김일성의 사진이 있는 신문지를 깔고 앉거나 휴지로 사용하거나 김일성 동상 앞에서 정중히 절을 하지 않아도 처벌받고, 남한의 노래를 부르거나, 남한의 비디오를 몰래 보아도, 남한 방송을 몰래 들어도, 김정일의 사생활에 대해 약간만 비판해도 가차없이 처벌받는다.
배가 고파서 탈북한 사람들에 대한 공개처형, 고문, 폭행은 茶飯事이다. 북한은 유엔이 승인하지도 않은 불법국가로서, 1948년 건국당시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 명시된 반드시 회복해야할 미수복 영토이다. 또 제4조에 자유민주적 통일을 명시하여 한반도 통일을 한국인의 역사적 책무로서 명시하고 있다. 이것들은 건국을 주도한 이승만 대통령의 政治的 遺言이기도 하다.
물론 북한도 자유롭게 해방시켜야하고, 독도도 굳건히 지켜야 한다. 양자선택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인적, 물적 자원이 무한정하지 않고 한계가 있다면, 강조점이 어디인지, 관심사항을 어디에 더 두어야하는지, 인적 물적 자원들을 때와 장소에 따라서 슬기롭게 운용할 수 있어야 현명한 지도자와 영리한 국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불필요하게 민족주의 감정을 부추긴다면 엉뚱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대중의 지나치게 격한 감정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어야한다.
북한 주민을 해방시키는 한반도 통일이 중요하냐? 독도 지키기가 더 중요하냐? 北進이냐? 아니면 동해로의 東進이냐? 육군을 강화할 것이냐? 아니면 해군력을 보강할 것인가? 제1주적은 북한의 공산집단이냐? 아니면 일본의 신팽창주의 세력인가? 이제 한국인들은 反北(反共)이냐, 反日이냐의 岐路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konas)
이주천(원광대 사학과 교수ㆍ뉴라이트 전국연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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