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은 軍실무회담을 `협박場'으로 이용 말라
국방부는 군사실무회담을 갖자는 북한측 제의를 받아들여 27일 오전 남북관리구역 서해지구에서 중령급 실무책임자 접촉을 갖기로 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대화가 전면 중단된 가운데 지난 2일 판문점에서 첫 군사실무회담이 개최된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인 셈이다. 북한이 실무자 접촉을 제의하면서 표면적인 의제로 삼은 것은 군 통신선 보수 문제라고 한다. 현재 남북 군당국 간에는 모두 9회선의 통신망(핫라인)이 운용되고 있으나 서해지구 통신망은 지난 5월부터 통화 상태가 불량해 가동을 멈췄다고 하니 복구가 시급한 것은 사실이다. 남북 군당국간 핫라인이 우발적인 무력충돌을 방지하는 데 목적을 둔 만큼 노후화로 소통이 안 된다면 일분 일초라도 빨리 만나 장비 교체를 서두르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이번에도 군사실무회담을 대북 삐라 살포 중단을 촉구하기 위한 협박장으로 이용하지나 않을까 우려부터 앞선다. 지난 2일 열렸던 대령급 실무회담 역시 남북대화가 모두 차단된 가운데 남북당국간 첫 접촉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으나 북 당국은 여지없이 남한을 협박하는 기회로 이용하고 말았다. 남한의 민간단체가 `북한의 최고 존엄'을 폄훼하는 삐라를 계속 보내고 있으니 이를 중단하라는 것이고, 중단하지 않으면 개성공단사업과 개성관광에도 좋지 않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위협한 것이다. 모처럼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은 만큼 그동안 경색과 긴장으로 일관해왔던 남북관계에 모종의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기대했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곧 이어 북측은 노동당 기관지에 게재된 무기명 논평원의 글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둘러싼 남한내 대북 동향과 관련해 강도높은 비난과 함께 `남북관계 전면 차단'을 협박하고 나서면서 대화의 싹을 아예 잘라버렸다.
북측이 이런 입장은 물론 남한의 민간단체에서 보내는 전단이 북한 전역에 흩어지면서 `최고 존엄'의 건강이상설이 확산되거나 이를 통해 북한 사회가 동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다급한 조치로 풀이된다. 우리 당국도 북한에 대한 자극을 가급적 피한다는 차원에서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민간단체에 몇 차례 요청했으나 법적 강제력이 없는데다 현실적으로도 군사분계적 이외의 지역에서 전단이 담긴 대형풍선을 날려보내는 것을 통제하기도 불가능해 결국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따라서 북측이 또 군사실무회담을 갖자고 제의한 것은 삐라 살포에 강력히 항의하고 `추후 조치'을 위한 명분 쌓기용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회담장에서 북한의 태도가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남북간 군 통신선은 우발적 무력충돌을 막는데 큰 목적이 있을 뿐 아니라 정전협정에 따라 군 당국끼리 출.입경자 명단을 상호 통보하고 승인하는 절차에 이용된다는 점에서 현대화가 시급한 사업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이에 따라 남측은 이미 작년 말 북에 자재와 장비 등을 모두 제공하기로 합의했으나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남북관계가 모두 단절되면서 이행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모든 대화와 협상을 거부하는 북측에 사업 지연의 책임이 있음에도 자신들은 정작 지난 4월 이후 온갖 거친 표현까지 동원하며 이명박 정부를 비난하는 작태에 대해서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 철저한 사전 정비와 점검을 해두어도 모자랄 남북간 군 통신선이 노후화로 수개월째 가동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북 당국이 진정으로 통신선의 교체와 현대화에 뜻을 두고 회담을 제의했다면 이번 회담 만큼은 다른 길로 새지 말고 진지하게 나설 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연합)
konas.net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