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건군 60년, '억제전략 채택' 강군으로 거듭나자
독자적 전쟁 수행체제 확립..이념무장 강화..참전용사 예우해야
국군 60년의 자랑스러운 역사 가운데 무엇보다 가장 큰 업적은 북한의 6·25 남침전쟁에서 조국 대한민국을 구했다는 것을 먼저 꼽을 수 있다. 당시 절대적으로 열세한 전투력으로 지연전을 전개해 미군과 유엔군이 올 때까지 시간을 벌어 이 땅을 지켰다. 실로 선배 전우들의 눈물겨운 투혼이 있었다.
둘째, 북한의 각종 침투도발에 대한민국을 훌륭히 지켜냈다. 정전 이후 청와대 기습사건,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연평해전 등 2800여 회의 북한 침투도발을 물리치고 대한민국을 지켰다.
셋째, 자주국방의 기틀을 마련했다. 어려운 국가경제 여건 아래에서도 자주국방의 목표를 내걸고 오늘의 막강한 군대로 성장했다. 이제 전시작전통제권까지 단독행사할 수 있는 자주국방을 목전에 두고 있다.
넷째,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건군 초기 국민의 문맹퇴치에 기여했고 국가산업 역군을 양성해 배출했다. 또 길을 닦고 각종 재해재난에 달려가 국민의 아픔을 달래 주며 국민과 함께했다. 다섯째,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세계 속의 국군으로 성장했다. 그동안 아프가니스탄 등 5개국에서 2만4000여 명의 다국적군과 레바논 등 14개국에 6300여 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국제분쟁 해결에 기여했다.
이러한 성과를 이룬 우리 군이 앞으로 이룩해야 할 과제는 완전한 자주국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군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국군과 함께 한미 군사동맹, 주한미군, 한미연합체제에서 전쟁도발을 억제하면서 나라를 지켜왔다. 이제는 우리 군 단독으로 북한의 전쟁도발을 억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독자적으로 전쟁을 기획하고 수행할 수 있는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한미 군사동맹과 주한미군, 한미연합사는 그동안 우리 안보를 지켜온 가장 효율적이고 확신한 체제였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이를 고수하고 싶어도 고수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변해가고 있다. 국민적 요구가 그러하고 미북 수교가 이뤄지면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부터 실질적인 한국군 단독 전쟁수행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억제전략을 국가 방위전략으로 채택하고 네트워크 기반 동시통합전 수행을 준비해 전쟁억제를 달성하고 국지도발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전쟁 도발 당사국도 더 심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억제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이를 위한 준비로 네트워크 기반 동시통합전을 수행할 수 있는 ‘타격복합체계(C4ISRPGM)’를 구축해야 한다. ▲한반도 지형을 극복할 수 있는 감시정찰 체계를 확보, 산악과 산림을 이용한 침투 및 포위 공격부대를 조기에 발견해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타격체제는 사거리 2000km 이상, 지하 50m 이하 점표적을 정확히 탐지하고 파괴할 수 있는 GPS탄과 이러한 능력을 구비한 미사일·전투기·장사정포·전함·잠수함을 확보해야 한다. ▲1개 사단 규모의 병력을 지상·해상·공중의 어떤 수단으로도 어디든 보낼 수 있는 기동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C4I체계는 말단 수집 수단과 전 제대를 동시에 연동시키고 생존성과 기동성을 갖춰야 한다.
셋째, 현대화한 쾌적한 병영생활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병사들의 생활관과 간부 숙소 등을 도시화와 연계해 일반 국민생활 수준으로 해결해 줘야 한다. 특히 직업군인들의 경우 복무 10년차에는 자가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넷째, 권위를 기반으로 하는 존중과 감사, 사랑의 리더십을 정착시켜야 한다. 이제 우리 군은 사랑과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왕자처럼 자란 외아들로 이뤄진 군대가 됐다. 전쟁수행 기능도 다양해졌고, 무기와 장비체계도 복잡 다양하게 변했다. 이런 환경에서의 효과적인 리더십은 부하 장병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그들의 수고에 대해 고마워하면서 이들을 진정 사랑하는 리더십, 그러면서 계급과 직책에 대한 권위와 존엄이 살아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다섯째, 엄정한 기강이 확립된 군이어야 한다.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를 책임지고 완수하는 군, 복장과 용모·경례·관등성명·질문답·걸음걸이 등이 단정하고 절도 있는 군, 일조·일석점호와 주말 내무검사 등이 질서정연한 군, 상명하복과 상경하애의 정신과 기강이 확립된 군이어야 한다.
여섯째, 실전적인 훈련을 실시하는 군이어야 한다. 머리와 함께 손과 발로 싸우는 군이어야 한다. BCTP, UFG만 하는 군은 입으로 머리로만 싸우는 군이다. 이런 군은 싸워 이기지 못한다. 반드시 FTX를 해야 하며, 합동훈련은 공·지·해 합동으로 실시해야 한다. 야간 산악 전투능력을 연마해야 한다. 강인한 체력을 갖춰야 하고, 특히 산악을 극복할 수 있는 전투체력을 갖춰야 한다.
일곱째, 전투장비·물자, 전투진지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 전투장비·물자는 신(新)소재 첨단 기술을 활용해 가볍고 성능이 좋은 것으로 갖춰야 하고 민간용과 상호 호환이 가능하게 상용화해야 한다. 노후한 전투장비를 개선해야 하고 100% 사용 가능 상태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여덟째, 정신전력, 특히 이념무장을 강화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휴전선으로 나뉘어 냉전구조 틀 속에서 지냈기 때문에 이념이 중시되기는 했으나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남북이 교류협력을 하고 있는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이념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 안보를 결정 짓는 이념요소인 정통성·통일관·대북관·국방관 등은 대한민국의 이념과 북한 김일성의 이념이 정반대인 것이다. 지금 일부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김일성 이념관으로 무장돼 가고 있다. 이를 대한민국 이념관으로 무장시켜야 한다.
아홉째, 참전용사와 예비역을 예우하는 일이다. ▲유해발굴 행사를 적극 추진해 국가를 위해 희생한 전사자를 끝까지 지켜 줘야 한다. ▲전국에 흩어진 참전비를 해당 지역 지휘관 책임 아래 관리해 기념행사를 주관해야 한다. ▲부대별로 참전탑을 건립하고 참전영웅 동상을 세워 전 장병이 참배토록 해야 한다. ▲지역에 거주하는 참전용사, 상이군경, 원로선배 초청행사를 적극 개최해 예우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안보회관을 지어 안보단체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참전관을 지어 참전자의 명예를 알리고 후손들이 참배토록 해야 한다.
건군 60년, 지난 세월 동안 우리 선배 전우들은 나라를 지켰고 오늘의 군을 만들었으며 국가를 건설했다. 향후 60년간 우리 군은 전쟁을 억제하고 적 도발 시 이를 제압해 승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여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지키고 대한민국 주도로 민족을 통일해야 한다. 이러한 군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konas)
허평환(전 국군기무사령관·육군중장) / http://kookbang.dema.mil.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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