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예비역의 반성문
다시는 '안보파괴정책'이 발 붙이지 못하게 예비역 단체 역할 다해야
|
이명박 정부가 희망차게 2월25일 출범했다. 그런데 ① 북한해군사령부는 3월28일 대변인담화를 통해 해상군사경계선인 북방한계선(NLL)은 “유령선”이라면서 “국군의 침범을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 협박을 증명이라도 하듯 북한선박(함정·어선 등)은 NLL을 올해 총 21회(9월19일 기준)침범하고 우리의 바다를 유린했다. 그러나 우리가 이를 응징하는 조치(경고사격 등)를 취한 언론기사를 접하지 못했다. ② MBC PD수첩의 과장보도로 촉발된 미국産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난동시위는 4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100여 일 간 계속되었다. 청와대 앞-광화문-서울시청 주변은 일종의 ‘해방구’로서 무질서와 무법천지였다.
③ 신정부 들어서 첫 한미국방장관회담(6월3일, 서울)에서 양측은 기존 합의대로 2012년 4월17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한미연합사 해체)을 재확인했다. ④ 북한군이 7월11일에 금강산 한국관광객(여자)을 총으로 살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정부는 금강산 관광만 중단했다. ⑤ 한미정상회담(8월6일, 서울)의 공동성명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한미연합사 해체)의 합의이행을 명기했다. ⑥ 9월 초순부터 시작된 김정일 건강이상설로 인해 북한 내 급변사태 발생을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 ⑦ 일본은 9월5일 2008년 방위백서(각의 의결)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인 북방영토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영토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종전 내용을 그대로 명기했다. 2005년부터 매년 방위백서에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⑧ 미국은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 속아서 10월11일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다. 북핵 6자회담은 12월11일 ‘검증의정서 문서화 실패’로 성과 없이 종료되었다. ⑨ 10월13일 국감장에서 국방부장관은 “북한이 미사일을 적화통일을 위해 우리(남한)에게 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육군참모총장은 “북한 핵무기가 군사적으로 우리(남한)와 주변을 향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⑩ 한미국방장관은 제40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10월17일, SCM, 미국)에서 전작권 전환(연합사 해체)과 유엔군사령부 임무 한국군으로의 전환을 또다시 재확인하고 이를 공동성명서에 명기했다. ⑪ 국방부는 11월24일에 ‘국방개혁2020’의 조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국방연구원에서 실시했다. 현존전력과 미래전력을 동시에 약화시키는 뜬구름 잡는 계획이란 여론의 물매를 맞았다. 국방부는 내년 5~6월까지 보완하기로 했다.
⑫ 북한은 12월1일부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군사분계선의 육로통행(철로·도로)을 전면 차단했다. 남북간의 군사합의사항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⑬ 국방부는 12월3일 국회남북관계발전특위에 보고한 ‘남북군사관계 현황과 대비’라는 자료를 통해 북한이 남북기본합의서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 합의 이행을 외면하는 것을 비롯해 비핵화 공동선언에 정면 위반되는 핵개발을 추진하는 등 핵 실험을 해왔으며, 최근에는 우리 대통령(국군통수권자)을 비롯해 주요인사와 정부정책에 대한 비방을 증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⑭ 국방부장관은 12월8일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해마다 입대하는 20만 명의 장병 가운데 국가관과 대적(對敵)관, 역사관이 편향된 인원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⑮ 이명박 대통령은 12월22일 “지금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국가정체성을 훼손하는 굉장히 폭넓고 뿌리 깊은 상황이 있다"며 "확고한 국가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을 요약하면 이렇다. 북한은 남북간 군사합의사항을 정면으로 위반하면서 군사위협(핵무기/미사일, NLL무력화 등)을 가해오고 있다. 북한 내 급변사태 발생도 우려된다. 일본은 독도에 대한 무력침탈야욕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굴욕만 당하고 있다. 그리고 대통령이 한국의 국가정체성을 우려하고 있고 국방부장관은 젊은 장병들의 정신무장 수준을 개탄하고 있다. 내우외환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안보상황 하에서 우리정부는 한국의 전쟁(분쟁)억제력인 한미연합사의 해체작업만 서두르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방부는 과도한 국방비만 소요되면서 전투력은 오히려 약화되는 ‘국방개혁2020’을 그대로 추진하려고 한다.
그런데 또 있다. 참여정부 시절에 ‘전작권전환/연합사해체 반대, 북한 핵 폐기 촉구, 국방개혁2020 추진반대’에 동참했던 예비역 단체들이 약 1년간 손을 놓고 있다. 227개 안보/시민 단체가 주관이 되어 추진하던 ‘연합사해체 반대 천만 명 서명운동’도 동력을 거의 상실하고 있다. 700만 서명실적에서 멈추고 있다. 북한의 만행과 촛불난동시위에 대해 분개하는 예비역도 많지 않다. 잘못된 국방정책에 대해 바르게 건의하는 예비역도 거의 없다. 더구나 대다수 국민들은 경제위기로 인해 안보가 이렇게 망가지고 있음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70~80대의 참전노병들은 지금 이 시기를 한국전쟁 직전의 혼란상황, 월남패망 직전의 안보상황으로 까지 우려하면서 자포자기에 있다. 이런 상태로는 국가안보를 보장할 수가 있을까 걱정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참여정부 시절에 했던 것처럼 예비역들이 국가안보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전면에 나서야 한다. 군사 분야의 많은 경험과 식견을 바탕으로 현역들이 바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야 한다. 그리고 예비역 단체가 다시 하나로 단합하여 참여정부에서 대못질한 ‘안보 파괴정책’을 이명박 정부가 더 이상 답습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참여정부에서 본의 아니게 안보 파괴정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람들은 이제 나서서 국가안보 회복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09년은 안보 때문에 잠을 설치는 또 한해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Konas)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전 해군작전사령관)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