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위해 정치판 다시 짜야한다”
‘법치주의 업신여기는 후진적 한국정치 진단과 극복’.... 미래정책연구소 주최 학술세미나
한국 정치의 후진성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은 시간이 갈수록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불신감은 증폭되는 실정이다. 지난해 국회에서의 쇠망치와 쇠톱 사건,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의 국회 폭력사태 등으로 한국정치가 변화되어야 한다는데 인식을 함께 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찾기 위한 학술토론회가 열렸다.
무엇이 문제고 그 문제점을 진단해서 대안을 찾고자 한 이번 학술토론회는 미래정책연구소(이사장 박범진) 주최로 3일 오후 2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됐다.
「후진적 한국정치의 진단과 극복 - 보수와 진보적 시각에서」를 주제로 한 이 날 세미나에서는 장훈(중앙대)교수가 '회색지대 속의 한국정치 : 제도, 역사, 문화의 갈등'을, 김호기(연세대)교수가 '한국정치의 현실과 과제 : 민주화와 세계화 사이에서'를 주제로 발표가 이어졌고, 이어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 신율 명지대 교수, 이현우 서강대 교수, 고원 상지대 교수의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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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 교수는 발제에서 오늘의 한국 정치에 대해 "지난 연말 국회에서 벌어진 '활극 속의 무결정'에서 보듯 이 정부와 국회는 핵심적인 쟁점을 제 때에 처리할 역량과 준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정치는 21세기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 가는 시민들에게 희망보다는 시민들에게 희망보다는 불안의 근원이고 화합보다는 분열의 상징"이라고 혹평했다.
장 교수는 지난 1987년 이후 "20년 역사를 쌓아올린 한국 민주주의는 이미 꽤 긴 시간을 '회색지대'속에 갇혀 있어 선진민주주의는 이상일 뿐, 우리의 현실은 이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며,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 전망에 대한 현실주의적이고 장기적이며 끈질긴 관점과 태도만이 민주정치를 밝은 미래로 이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민주주의가 '성숙'과 '미숙'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방향에 대한 폭넓은 합의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시스템상에서 나타나는 제도와 행위 규범의 불협화음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오늘날에 요구되는 대통령의 능력, 자질과 관련해 미국이 오바마 대통령을 선택한 이유는 어떤 인종문제해결을 바라는 측면에서가 아니라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개인적 역량과 경험요소들을 미국인이 높게 평가한 게 하나의 요인이었다면서 "지금 우리사회가 겪는 위기는 경제위기만이 아니라 1945년 이후 미국이 쥔 헤게모니의 질서가 밑바닥부터 흔들리기에 5년, 10년의 위기가 아니라 60년 만에 새판을 짜야하는 게임 돌입의 순간이고 그래서 (위기극복을 위한) 정부의 능력, 대통령 능력이 오늘의 시대상황에서는 중요한 하나의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다수제'와 '합의제'를 제기하면서 "지금 40대 후반 이후 세대의 문화적 선호는 다수제가 아닌 합의제에 가깝고 우리사회 또한 종교, 문화, 사회, 지역적으로 복잡한 갈등구조로 변화되면서 이런 사회로 갈수록 다수제 시스템보다는 합의제 시스템을 요구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요구와는 다르게 현재의 한나라당이나 대통령은 다수적 사고를 갖고 있어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정치 엘리트 양성, 좋은 정치인을 위한 키워드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하고, 전체적으로 제도의 틀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 또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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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기 교수는 우리사회가 1987년 민주화와 1997년 세계화 이후 시대에서 길을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우리사회에서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은 단순히 경기침체에 따른 현상이 아니라 미래 전망의 불투명과 불확실성 공포가 불안의 근원"이라면서, 특히 "사회 경제적 양극화 문제는 사회적 갈등을 증대시키는 것 뿐 아니라 민주주의 위기로까지 번질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한국정치의 과제에 대해 제도적 과제로서,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되는 '초대통령주의'의 극복과 정당정치 정상화를 위한 정당모델, 그리고 사회적 과제로서 사회운동의 정치에 관한 견해와 21세기에 걸맞는 거버넌스 실현의 문제, 그리고 문화적 측면에서의 과제를 축으로 한 변화요구 등을 제기했다.
박범진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국회 폭력사태를 다시 언급했다. 그는 "우리 정치문제에서 정치자금문제는 지난 대선에서 한 단계 진전했지만 후진적 잔재는 국회폭력 등에서 나타났다"며 "제일 걱정이 우리 정치가 법치주의를 업신여긴다는 것이며,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각 분야에서의 노력이 중요하지만 성숙하고 세련된 정치선진화가 되지 않고는 이루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날 세미나에는 전·현직 학계와 정계 인사들이 참석해 한국정치의 변화를 주문하는 여러 제언들이 쏟아지기도 했다.(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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