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은 핵.도발 망상 버려야 얻는다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 버리고 한국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국과 미국이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첫 외무장관 회담을 가졌다. 미국의 국무장관이 첫 순방지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을 선택한 것도 의미가 있거니와 양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북핵 불용과 6자회담 복귀, 도발행위의 즉각 중단, 남북대화 재개를 촉구한 것은 그동안 구체적 윤곽이 잡히지 않았던 미국 새 정부의 대북정책의 기조를 드러낸 것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양국은 이를 기조로 한 구체적 협력의 밑그림을 그려가야 하겠지만 대북정책 공조의 큰 원칙 아래 한미동맹 강화와 적극적인 북핵 해결에 나서기로 한 것은 한반도 평화 및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질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일단 평가된다.
한때 대선후보로 나섰던 퍼스트레이디 출신의 클린턴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속에 국무장관에 임명된 만큼 그의 발언에 역대 어느 장관보다 힘과 무게가 실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가 방한 직전 기내 회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후계 위기'에 관한 극히 이례적 발언을 한 직후 국무부가 "장관의 발언이 국무부의 견해"라고 밝힌 것에서도 이런 부분이 읽힌다. 그런 상황이기에 클린턴 장관의 대북 메시지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고 봐야 한다. 북한의 핵 보유 불용 원칙 아래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 자신들이 약속한 것을 이행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한 것은 북한이 6자회담를 하루빨리 진척시켜 핵검증을 받는 등 비핵화 절차를 밟으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에 대해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 대미, 대남 도발행위의 즉각적인 중단과 남북대화의 재개를 촉구한 것 역시 북한이 지금과 같이 호전적이고 무모한 협박 전술로 일관할 경우 한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얻을 게 없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한 것이다.
이런 조건들이 충족됐을 경우에만 미국은 관계정상화를 목표로 한 북한과의 협상에 나서겠다는 얘기는 북한이 가장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다. 클린턴 장관이 "그 어떤 주제보다 북한 문제에 관한 한 한국과 미국은 한 마음"을 앞세우며 "북한은 한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한국을 비난함으로써 미국과 다른 형태의 관계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한 것은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이 먹혀들어가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기 때문이다. 클린턴 장관은 이미 인준청문 과정에서 군사력과 경제제재 등 `하드 파워'와 정치.외교.문화적 접근 등 `소프트 파워'를 접목시킨 `스마트 파워' 외교를 대외정책의 기조로 제시한 바 있다. 이런 원칙이 북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면 `과감하고도 직접적인' 외교가 전개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만큼 북한은 미국의 이런 의도를 잘 판단해야 한다. 대남 전면 대결태세를 연일 강조하면서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다 국지적인 도발 의도까지 드러내는 사태가 지속된다면 북한 자신도 얻을 것을 못 얻거니와 미국과 한국 역시 주고싶어도 줄 수 없는 상황만 연장할 따름이다.
부시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해 온 오바마 정부의 출범으로 보수색채인 이명박 정부와의 대북 공조에 이상이 생기지나 않을까 걱정스러운 점도 없지 않았으나 이번 한미 외무장관 회담으로 그런 우려는 일단 씻겨졌다. 북핵 공조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무력도발 책동 중지와 남북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한 것은 북한에 대해서는 서늘한 경고와 의미 있는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한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무력도발이 남남갈등이나 체제 단속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국제사회부터의 고립을 심화할 뿐이라는 사실은 이제라도 깨닫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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