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대남위협과 국내좌파들의 태도
북한의 협박을 통한 긴장조성 행위를 규탄하기는커녕 정부의 대북정책 시비에만 매달릴 경우 북한의 남남갈등 조장 전술을 도와주는 결과 초래
최근 한 전직 교수가 민주평통 초청강연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의 통일론을 강조했다가 듣고 있던 좌파성향의 자문위원으로부터 봉변에 가까운 수모를 당한 일이 있다. 강사가 통일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하여 구현돼야 한다고 말하자 한 자문위원은 벌꺽 일어나 그것은 북한을 흡수통일 하려는 냉전적 발상이라고 항변하는 바람에 강의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끝냈다고 한다. 이같이 햇볕정책에 세뇌된 일부 좌파단체들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일일이 시비를 걸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정부의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전면 참여검토에 대한 반대 시위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이 최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PSI전면 참여를 검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힌 후 일부 좌파단체들은 외교통상부 청사 앞에서 PSI참여반대 시위를 벌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이들과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PSI에 참여한 정부가 전략물자를 싣고 가는 북한선박을 검문할 경우 전쟁으로 까지 갈 수 있고 북한을 자극해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주장에는 과장과 김정일 비위 맞추기 의도가 깔려있다. 우선 PSI는 핵·미사일·화학무기와 같은 대량실상무기가 불량국가나 국제 테러조직으로 옮겨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9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공조체제이다.
따라서 해상에서 검문대상은 대량살상무기를 싣고 가는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에 국한되는 것이지 그렇지 않은 북한 선박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용인할 수 없다고 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확산에 대해서 묵인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따라서 북한의 핵·미사일개발을 포기토록 하기 위해서 정부의 PSI참여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또한 일부 좌파세력들은 대북 식량, 비료지원을 중단한 정부들 계속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도 지원의 성격과 규모를 분명히 하고 추진해야한다. 인도적 지원은 정치논리와는 별개로 추진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정부는 지난해 북한에게 인도적 지원으로 5만톤 정도의 식량지원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거부했다. 지난 10년 동안 김대중, 노무현 정권은 인도적 지원을 명분으로 매년 평균 쌀 40만톤, 비료 30만톤을 북한에 보냈다. 그 결과 북한당국은 물론 일부 우리 국민들도 이정도가 인도적 지원의 적정량인 것처럼 인식돼 왔다. 그러나 수혜국의 상황에 따라 다르기는 하나 국제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인도적 지원의 적정량은 약 5만톤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40만톤~30만 톤은 인도적 지원 성격을 뛰어넘는 경제적, 정치적 지원 성격을 뛰게 된다. 그러기 때문에 대북 퍼주기 논란을 종식시키려면 지원규모 조절이 불가피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일부 좌파세력들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원리가 구현되는 통일을 흡수통일의도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이것 역시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우리가 통일을 하려는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민족이 좀 더 자유스럽고 풍요롭게 잘 살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공산주의 체제가 이 같은 요건을 충족시켜줄 수 있겠는가. 공산주의 체제는 국민에게 자유도 빵도 줄 수 없는 실패한 체제라는 것이 지난 70여 년간의 역사실험에서 이미 판명이 났다.
그럼에도 좌파세력들이 이것을 인정하려하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기피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고려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는 김정일 정권에 비위나 맞추려는 종북주의(從北主義) 속성 때문이 아니겠는가.
더욱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죄파세력들의 주장이 남남(南南)갈등을 조장하려는 북한의 대남협박전술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금년들어 대남 전면대결태세 진입을 선언한 이후 개성공단 통행 차단, 미사일 발사 준비 등 일연의 협박을 하는 데는 미국 오바마 정부의 관심 끌기, 이명박 정부 길들이기, 남남갈등 불리기 그리고 북한주민 단속하기 등 네 가지 의도가 깔려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좌파들이 북한의 협박을 통한 긴장조성 행위를 규탄하기는커녕 정부의 대북정책 시비에만 매달릴 경우 북한의 남남갈등 조장 전술을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정부도 북한의 계속되는 대남협박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는지 되새겨 봐야 한다. 정부는 신중하게 대처한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필자가 보기에는 단호하고 결연한 자세가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우리 측 근로자를 볼모로 삼고 온갖 농간을 부린데도 속수무책으로 끌려만 다닌 것은 신중함보다 무능력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북한을 정상국가로 만든다는 확고한 목표 하에 때로는 단호함도 보여주길 바란다.(Konas)
송영대(전 통일부차관/평화문제연구소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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