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시련은 이제부터 시작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09-07-26 오전 10:39:59
현대 정치사에 이토록 처참한 장면이 연출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지난 22일 대한민국의 국회본회의장은 문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아마 미국영화의 어떤 서부활극도 이만한 장면들을 보여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당기고 밀고 치고 받고 멱살 잡고 고함지르고 끌고가고 끌려가고 -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아마도 이 광경을 지켜본 전 세계의 그 많은 시청자들이 대부분은 혀를 차며, “저것이 코리아인가”하였을 것이고, 더러는 “참 볼만한 활극이다”라면서 무릎을 쳤을 것입니다. 어쨌건 저렇게 옷을 잘 입은 멀끔한 신사·숙녀들이 한데 모여 저런 활극을 벌인 일은 인류역사에 단 한 번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헌법에 명시된 대로 “민주공화국”이라고 할 때 이 비극의 일차적 책임은 야당인 민주당에 있습니다. “미디어법”이 표결이전에 상정조차 못하게 폭력으로 저지한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인 다수결의 원칙을 무시했기 때문이니 입이 백 개가 있어도 변명의 여지는 없습니다. 그러나 여당인 한나라당의 죄는 더 무겁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타협이 불가능하여 “날치기” 통과밖에 없었다면 과거 선배들의 “본”을 받아 좀 더 매끄럽게 해치웠어야죠.
의장은 그 자리에 왜 나오지 않았습니까. 박근혜 의원의 모습은 왜 보이지 않았습니까. 다수당인 여당의 “날치기” 통과는 여당의원들의 일치단결 없이는 불가능한 모험입니다. 저 야당은 저렇게 밖에 못나가지만 거대 여당은 달리 나갈 수도 있었는데 두고 봅시다. 앞으로의 폭풍을 어떻게 이겨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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