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북한에 당근 대신 몽둥이를 들라
북한이 설사 6자회담에 호응하더라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1874호를 강력히 밀고가야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는 올 1월 취임 이후 줄곧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거부하며 6자회담만을 고집해왔다. 옳은 방향 설정이었다. 8월5일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더 이상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도발적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전제되지 않는한, 미·북관계“개선의 길”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던 미국이 기존 방침을 바꿔 미·북 직접 대화를 통해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겠다고 하였다. 11일 미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 비핵화를 위한 긍정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다. 미·북 양자대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6자회담을 촉진하기 위한 과도적 대화라는 설명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 달전 자신의 말대로 북한이“더 이상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도발적 행위를 전제”하지 않았는데도 북한과 대화하기로 마음을 바꾼 것이다.
미·북 양자대화의 목적이야 어디에 있던간에 오바마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확산 협박에 겁을 먹고 북의 강요대로 미·북 양자대화에 끌려나가게 되었다. 그동안 오바마는 전임 조지 W 부시 정부의 대북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해왔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제조와 실험을 차단하지 못하였다는 책임 추궁이었다. 오바마는 부시의 실패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북한의 핵 폐기가 전제되지 않는한 미·북 양자대화에는 응할 수 없고 대북 제재와 압박을 계속할 수 밖에 없다고 다짐하곤 하였다.
원래 부시 대통령도 취임 초기엔 전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실책을 비판하며 북한과의 대화를 거부했었다. 부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거짓말장이”“합의를 지키지 않는 사람”이라며 김과의 합의는 속는 것 일뿐이라고 하였다. 클린턴의 1994년 미-북제네바핵합의는 북한에 완전히 속은 것이라고 단정하였다.
그렇지만 부시 정부도 북한의 핵무기 확산 협박에 밀려 6자회담을 구성해 2005년 9.19 공동성명, 2007년 2.13 합의, 2007년 10.3 합의, 등 세 개 합의에 서명하였다.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겠다고 약속한 세 개의 합의서들을 짓밟고 1차에 이어 2차 핵실험까지 강행하였다. 그리고는 오바마 정부에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해달라며 1대1의 핵군축회담을 열자고 뻔뻔스럽게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과 부시의 대북 핵 억제 실패를 거울삼아 북한과는 양자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며 6자회담 틀을 고집하였다. 그러나 오바마도 클린턴*부시 두 사람과 같이 김정일의 핵 확산 협박에 오래 버티지 못한채 양자대화에 응하기로 하였다. 북한에 속는 미국 역대 행정부의 불행한 역사는 되풀이 되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북한의 벼랑끝 협박전술에 머리를 숙인데는 이유가 있다. 북한의 간계한 핵무기 확산 협박에 겁을 먹은데 연유한다. 북한은 9월4일“우라늄농축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결속(마무리)단계에 들어섰으며, 폐연료봉 재처리로 추출된 풀루토늄이 무기화되고 있다.”고 공언하였다. 미국에 공포심을 자아내 양자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심리전이었다.
우라늄 핵무기 제조는 플루토늄 폭탄 공정과는 달라서 대규모 시설이 요구되지 않는다. 방출되는 방사능의 양도 적어 위성 등 외부 감시에 의한 적발도 어렵다. 원심분리기만 보유하게 되면 작은 공장·광산·군부대·지하실·땅굴 등에서 간편하게 설치, 제조할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의 손쉬운 우라늄 탄 확산에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만을 요구하는 동안 북한이 핵폭탄이나 제조기술을 9.11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에게 넘겨준다면, 미국 본토가 핵공격 위협하에 놓이게된다. 그에 겁을 먹고 오바마 대통령도 서둘러 북한의 미*북 양자대화 요구에 끌려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클린턴 전 대통령의 8월초 방북을 계기로 미*북 대화에 대한 의견이 교환될 수는 있었겠지만, 뉴욕 양자대화는 근원적으로 북한의 핵확산 위협에 따른 미국의 불안에 기인한 것으로 보아 무방하다.
미국이 북한의 강요에 못이겨 양자대화를 받아들인 것은 잘못된 결정이다. 인류 역사상 적의 협박에 굴복해 평화를 얻은 기록은 없다는데서 그렇고 북한과 같은 잔혹한 독재정권에는 오직 몽둥이만이 통한다는데서 더욱 그렇다.
10년전인 1999년 7월10일자 영국의 시사주간지‘이코노미스트‘의 사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 사설은 핵무기로 협박하는 김정일에게는 '당근만 줘서는 안되고 몽둥이가 요구된다'고 하였다. 주변국들이 북한의 1994년 1차 핵 위협때 굴복함으로써 김정일에게 나쁜 버릇을 키워줬다고 하였다. 당시 북한의 핵 위협에 한국과 일본은 적대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북한 정권과의 군사충돌을 우려해 수그러들었고, 미국은 중국의 대북 경제제재 반대로 묶여 꼼짝못하고 당했다고 했다. 주변국가들은 핵위협에 굴복해 북한에 경수로 2기 제공을 다짐했고 한국과 일본은 막대한 경제지원을 약속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밖에도 ‘이코노미스트’ 사설은 김정일이 핵 협박으로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하였다. 김은 자신이 ‘나쁘게 행동하면 할수록 필사적으로 (주변국들이) 자신을 매수하려 한다는’교훈이 그것이었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김정일을 상대할 때 '몽둥이가 없는 당근만으로는 그의 도발적 작태를 억제할 수 없다'고 경고하였다.
미국은 김정일의 나쁜 버릇에‘몽둥이’대신‘당근‘만 주어서는 안 된다. 북한은 미·북 양자대화를 1대1의 핵 군축 회담으로 몰고가려 할게 분명하다. 더 나아가 북한은 양자대화를 종국적으로는 미·북 평화협정으로 끌고 가 주한미군철수로 연결하려 기도할 것도 뻔하다.
미국은 북한이 설사 6자회담에 호응하더라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1874호를 강력히 밀고가야 한다. 북한에 대한 여러 가지 경제·외교적 제재를 통한 대북 압박도 늦춰서도 안된다. “나쁘게 행동하면 할수록 필사적으로 (주변국가들이) 자신을 매수하려 한다‘고 믿는 김정일에게는 당근만으론 통하지않고 몽둥이가 반드시 요구된다. 당근과 몽둥이를 함께한 회유와 압박만이 김정일로 하여금 핵을 영구히 포기케 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을 덧붙여 둔다.(konas)
정용석(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