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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국(害國)적 약속은 깨는 게 애국

세종시 건설을 반대하려면 ‘약속’이나 ‘법률’을 거론보다, 현재의 계획대로 건설하는 것이 국가이익이 된다는 점을 이론적, 실증적으로 입증해야

Written by. 양동안   입력 : 2009-10-18 오후 9: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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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 건설계획 변경불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가장 큰 논거는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와 ‘법률은 준수되어야 한다’이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거나 ‘법률은 준수되어야 한다’는 명제는 통상적인 상황에서는 타당하다. 그러나 그것들은 항상 타당한 것은 아니다.

 정치인이나 정당이 한 약속이 국가에 해를 끼치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에는 그 약속은 파기되어야 한다. 해국적인(국가에 해를 끼치는) 약속을 오로지 ‘약속했다’는 이유만으로 이행한다는 것은 반역에 해당된다. 약속했더라도 그 약속이 국가에 해를 끼치는 것일 경우에는 그것을 파기하는 것이 애국이다.

 어떤 사항이 법률로 제정되었다 하드라도 그 법률이 타당하지 않은 것일 경우에는 그 법률을 조속히 개정하거나 폐기해야 한다. 타당하지 않은 법률을 오로지 법률이라는 이유만으로 준수·집행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생활에 폐해를 초래하는 반국가적·반국민적 행위이다. 법률이 타당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것을 조속히 개정하거나 폐기하는 것이 정의로운 일이다.

 세종시 건설계획 변경불가를 주장하는 야당들(민주당, 선진당, 민노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 때 공약한 한반도대운하 공약을 이행하지 말라고 압박하여, 이 대통령으로 하여금 대운하 계획 포기를 선언하도록 만든 바 있다. 따라서 그들이 이 대통령에게 선거 때 세종시 건설을 원래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공약했으므로 그 공약을 반드시 지키라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하나의 발언주체가 상대방에 대해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행하지 말라하고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약속했음으로’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야당들이 이 대통령에게 국가에 해롭다는 이유로 ‘대운하 공약’을 포기시켰으면, 이 대통령이 국가에 해롭다는 이유로 ‘세종시 원안대로 건설 공약’을 포기하는 것을 저지해서는 안 된다. 국가에 해로운 ‘약속’을 억지로 포기시켰다면 국가에 해로운 ‘약속’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도 허용되어야 한다.

 세종시 건설계획 변경불가를 주장하는 민주당과 민노당은 지난 10년 동안 많은 법률들의 개정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도 국가보안법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한 두 당이 세종시 건설계획은 법률로 정해진 것이므로 변경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을 범하는 것이다. 어떤 것은 ‘법률임에도 불구하고’ 개정·폐기를 주장하고, 어떤 것은 ‘법률임으로’ 개정·폐기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모든 법률은 준수되어야 하는 동시에 개정·폐기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 건설법을 개정·폐기의 대상으로 삼는 것을 세종시 건설계획이 ‘법률’로 정해진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상과 같이 볼 때, 야당들이 세종시 건설계획이 ‘약속’한 사안이며, ‘법률’로 정해진 일이라는 이유로 그것의 변경에 반대하는 것은 자기들의 논리적 사고능력 결핍을 노출하는 부끄러운 일이다. 세종시 건설계획의 변경을 올바로 반대하려면, ‘약속’이나 ‘법률’을 거론하지 말고, 현재의 계획대로 세종시를 건설하는 것만이 국가에 이익이 된다는 점을 이론적 및 실증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도 애국적 관점에서 세종시 건설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싶으면, 그와 관련된
‘약속’과 ‘법률’에 구애되지 말고, 현재의 계획대로 세종시가 건설될 경우 국가에 어떤 피해가 얼마만큼 초래될 것인지를 이론적 및 실증적으로 입증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그런 다음, 국가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충청도민에 대한 실익이 최대화될 수 있는 세종시 건설계획 변경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http://blog.daum.net/pre-agora

양동안(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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