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보복성전’ 위협 육·해·공 합동 무력시위
김정일 합동훈련 참관 공개
북한 국방위원회는 지난 15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국 정부의 ‘북한 급변사태 대비 계획’을 비난하며, “청와대를 포함해 남조선 당국자들의 본거지를 송두리째 날려 보내기 위한 거족적인 보복성전(聖戰)을 개시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우리 정부가 지난해 10월 제의한 옥수수 1만 톤을 받겠다고 조선적십자중앙위원회가 우리적십자사에 통보한 지 불과 2시간 만이다.
이어 17일 조선중앙방송은 정오 특별 방송을 편성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육·해·공군 합동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정확한 훈련 날짜와 장소를 밝히지 않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영접 보고를 받은 후 전망대에 올라 훈련 진행계획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훈련을 지켜봤다고 북한 언론들은 전했다.
|
북한 매체가 북한군의 대규모 합동훈련을 소개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며, 이를 언론매체를 통해 공개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참관하는 것 역시 그동안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김정일 위원장의 3군 합동훈련 참석 공개는 1991년 12월 최고사령관, 1993년 4월 국방위원장에 취임하며 군 통수권을 장악한 이래 처음으로, 지난 15일 대남 ‘보복 성전(聖戰)’ 위협 이틀 만에 공개한 점으로 미뤄 볼 때 이번 훈련은 무력시위 성격을 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군인들 뿐 아니라 국방공업 관련 간부들은 물론 기술자와 노동자까지 동원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조선중앙방송은 김 위원장의 합동훈련 참관 소식을 전한 뒤 ‘조선의 장군’이란 제목의 노래를 내보내며 전쟁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미사일 발사 훈련 장면도 공개했다.
특히 사거리가 60km에 달해 서울·경기권을 위협하는 240㎜ 방사포 차량 10여 대가 담긴 사진을 공개하면서 “훈련 시작 구령이 내려지자 비행대와 함선·지상포들의 치밀한 협동으로 적 집단에 무자비한 불소나기가 덮어씌워졌으며 적지는 산산조각이 나고 불바다가 됐다”고 말해 이번 훈련이 남한 타격을 상정한 훈련임을 드러냈다.
북한의 훈련 공개는 국방위 대변인이 성명에서 언급한 보복성전 발언이 단순한 위협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되며, 대남 압박은 물론 한반도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고조시켜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에게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것이 절박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 외무성이 지난 11일 “조선전쟁(한국전쟁) 발발 60년이 되는 올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 위한 회담을 조속히 시작할 것을 정전협정 당사국들에 정중히 제의한다”고 성명을 발표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합동훈련에는 김정일 위원장을 비롯해 리용무,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리영호 총참모장 등 북한 군부 고위인사들이 총출동한 반면, 북한 군부 서열 1, 2위인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 겸 총정치국장과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빠져 눈길을 끌었다.
한편, 우리 국방부는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군 당국과 한미연합사령부는 대북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CON)이나 대북 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DEFCON)의 수준을 격상하지 않았다.
정부도 19일 개성에서 열릴 남북 해외공단 공동시찰 평가회의를 통해 북측의 의중을 신중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이 ‘성전’을 거론하며 위협적인 행동으로 나온만큼 우리 군은 국가안보에 있어서 절대 방심해서는 안된다. 북한의 무력시위가 의도적이든 내부 결속 강화가 목적이든 우리는 북한에서 급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해 대한민국 재향군인회도 ‘북한의 군사적 도발은 김정일 정권의 몰락을 초래할 것이다’란 성명을 냈다.
향군은 “북한은 6·25 전쟁을 비롯하여 지금까지 2,800여회의 대남 무력도발을 자행해 왔음에도, 또다시 거족적 보복성전 운운하며 협박을 일삼는 뻔뻔함과 끝없는 도발요약에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난하고, 무모한 대남도발 위협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그간 “인도적 차원에서 시행된 대북지원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개발로 화답해 왔다”며, “통일을 이루는 그날까지 전 국민은 북한의 실체를 직시하고 완벽한 안보대비태세 구축을 위한 호국안보의 대열에 적극 동참할 것”을 강조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객원기자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