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위협한다고 지원하지 않겠다"던 약속 어디 갔나
북한에 퍼주고 비위맞춰주며 끌려다닌 대북 유화책은 김정일의 버릇만 기고만장하게 길들여 대남 적화야욕을 키워주었으며 핵폭탄 제조를 도와주었을 따름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인 2007년 12월 20일 과거 정권의 대북 “비위맞추던 그런 것”은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그는 이어 취임한지 3주일만인 2008년 3월15일“북한의 위협적인 발언 때문에 북한을 도와주고 협상하는 것은 앞으로 없다.”고 잘라 말하였다.
그러나 그 후 이명박 정부는 북한에 간접으로 비위맞추거나 군사위협에 “북한을 도와주고 협상하는”자세로 흔들리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자아낸다. 1월27일과 28일에 걸친 북한의 연이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군사 도발에 대한 대응도 “北이 위협한다고 지원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무색케 하였다.
북한은 이틀에 걸쳐 연평도·백령도·대청도 인근 NLL을 향해 100여발씩 포격을 감행하였다. 3개 도서주민들은 어로작업을 포기한 채 불안한 나날을 보내야 하였고 우리 국민 모두는 1,2,3차 연평해전을 떠올리며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평스럽게도 우리 정부는 다음 달 열릴 남북당국간 개성공단 실무회담에 참석할 남측 대표단 명단을 28일 북한측에 통보 해주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같은 날 예정되었던 대북지원단체 2곳의 북한 방문도 정상적으로 진행시켰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측은 안보장관회의 대신 안보대책회로 격하시켜 회의 주재도 국무총리가 아닌 대통령 실장이 대행케 하였다. 정부로서는 “무시전략”이라고 합리화 하지만 북한의 군사위협을 축소시키려는 의도로 간주되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측의 위협 축소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우리가 과민반응을 보일수록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북한의 무력시위 의도는 내부 단속용이며 기존 정전협정을 미국과의 평화협정으로 교체하기 위한 불안조성이라는 것이다. 외교안보 라인 당국자는 "북한 포탄이 NLL을 넘어오지는 않았다. 한국의 영토주권을 침해하지 않으려고 상당히 조심하는 것 같다"고 설명하였다. 북측 도발을 감싸고 김정일의 비위를 맞춰주려는 발언으로 들렸다.
이런 식의 위협축소 발언은 김대중·노무현 친북좌익 정권 시절을 연상케 하기에 족하다. 북한이 군사적으로 도발하면“우발적인 충돌”“과민반응은 전쟁을 부른다”며 자제를 주장하던 북한 비위맞추기, 바로 그것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북한의 연평도·백령도·대청도 무력시위는 정부의 안이한 해석대로 북한 내부단속이나 평화협정 유인을 위한 공세만이 아니다. NLL을 무력화시켜 대한민국 수도와 서해안 안보망을 무너트리기 위한 기도이다. 1999년 6월, 2002년 6월, 2009년11월, 3차에 걸친 해상 도발과 치열한 해전도 바로 NLL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계산된 도발이었다.
그와는 반대로 미국은 북한의 27, 28일 NLL 포격에 대해 엄히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27일“북한이 항행금지구역을 (일방적으로) 설정하고 해안포를 발사한 것은 도발적”이라며 중시하였다. 하지만 직접 도발 피해자인 우리 정부는 북한의 포탄이 NLL을 넘지 않았으므로“한국의 영토주권을 침해하지 않으려고 상당히 조심하는 것 같다”며 도리어 북한 도발을 덮어주었다.
이명박 정부의 북한 도발 덮어주기는 처음이 아니다. 작년 9월 북한이 임진강 댐을 기습적으로 방류해 우리 국민 6명의 목숨을 수장시켰을 때도 그랬다. 그러나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물 폭탄과 관련해 "수공으로 판단할 충분한 첩보는 없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북한측은 우리 정부의 사과와 재발방지 요구에 사과 없이 그저 수위가 올라“긴급히 방류”했다는 것으로 그쳤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그로부터 한 달여 만에 북한에 옥수수 1만t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하는 관용 아닌 관용을 베풀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2008년 7월11일엔 우리 여성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 군에 의해 무참히 사살되었던 당일에도 북한에 공손히 대화를 제의하였다. 그 날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남북대화를 북한에 제의하였던 것이다. 국민의 생명 보호보다는 남북대화에 매몰되어 있다는 분노를 폭발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덮어주기 또는 관용 베풀기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친북좌익 정권의 대북 유화책을 떠올리게 한다.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탓으로 보인다. 아닌게 아니라 이 대통령은 29일 북한의 서해 포 사격이 바람직하지 않다 면서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만날 준비가 항상 되어있다.”며 대화 의지를 진지하게 표명하였다.
이 대통령도 김정일을 정상회담으로 유도해 내기 위해 친북좌익 정권처럼 북한에 비위맞추기에 나선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북한의 서해 NLL 폭격 앞에서도 아랑곳없이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서둘러 준비하고 대북지원단체들의 방북을 허락한 것도, 북한이 물 폭탄으로 우리 국민 6명을 몰사시켰는데도 금방 옥수수 1만t 제공을 제안하고 나선 것도, 우리 여성이 북한군에 의해 무참히 사살되었는데도 남북회담을 제안한 것도, 모두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친북좌익 10년의 대북 유화책은 완전 실패로 돌아갔다는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북한에 퍼주고 비위맞춰주며 끌려다닌 대북 유화책은 김정일의 버릇만 기고만장하게 길들여 대남 적화야욕을 키워주었으며 핵폭탄 제조를 도와주었을 따름이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공언한대로“북한의 위협적인 발언 때문에 북한을 도와주고 협상”해서는 안되고 “비위맞추던 그런 것”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오직 남북 정상회담은 비위맞춰주기와 퍼주기로 매수해서는 안되고 애매하게“평화보장"을 위한 회담이 아니라 반드시 "북핵 폐기를 전제"한 회담이어야만 한다. 이것만이 이 대통령이 김대중·노무현 전임자들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고 진정한 한반도 평화 토대를 구축하는 길이다.(konas)
정용석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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