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좌절, 미국 국민들의 실망
몰락하는 오바마의 인기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은 미국 역사상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특히 부시 대통령 시절의 미국을 증오하는 외국 사람들은 오바마의 당선을 미국사람들보다 훨씬 더 기뻐했다. 오바마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한 저자는 그의 책 서두에서 오바마 당선 직후 백악관 기자실의 청소부들을 바닥을 청소하기 바빴다고 비꼬았다. 기자들이 오바마를 칭찬하느라 흘린 침을 닦아 내야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오바마는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 취임당시의 인기가 거의 최고에 이를 정도의 대통령 이었다. 여론 조사기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오바마는 백악관 입성당시 거의 80% 가까운 압도적인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었다. 노벨상 위원회는 아직 외교정책 업적이 거의 전무한 오바마에게 노벨평화상 까지 수여 하는 등 2009년은 오바마에게는 꿈같은 한 해 였을 것이다.
그러던 오바마가 대통령 취임 1년 1개월 만에 지지율이 50% 미만으로 내려갔다는 충격적인 여론조사 보고서가 간행 되었다. 물론 오바마에게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 여론조사 기관들에 의하면 이미 작년 7월부터 오바마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50% 이하로 내려갔지만, 이번 조사가 충격적인 이유는 오바마에게 상당히 우호적인 언론기관의 조사 결과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CNN 방송은 2010년 2월 12일부터 15일까지 3일동안 미국 국민 1,023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벌였다. 이중 954명은 등록한 투표권자이다. 미국 국민은 등록을 해야 투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등록한 시민들의 여론이 특히 중요하다. 이번 여론 조사의 오차 범위는 3% 라고 한다.
이번 CNN의 여론조사결과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 국민들의 지지율(Approval Rate)이 절반 이하인 49% 로 내려갔다는 사실 보도하고 있다. 미국 여론 조사기관이 대통령에 대한 인기를 조사 할 때 흔히 사용하는 용어인 Approve 라는 단어는 우리말로 직역하기는 곤란하다. 찬성, 시인, 혹은 동의한다는 의미를 가지는 말이기 때문에 이를 곧바로 지지 혹은 반대라고 말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다만 편의상 여기서는 approve를 지지, disapprove를 반대로 기술하기로 한다.
이번 조사에 의하면 오바마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지지율은 49% 였고, 반대하는 미국 시민들의 비율은 50 % 였다. 오바마의 지지율이 50 % 미만으로 내려간 것은 CNN의 여론 조사 상으로는 처음이며 그래서 이번 조사 결과를 충격적(Shock) 이라고 보도하는 언론도 있다. 바로 1년 전인 2009년 2월 7-8일 의 여론 조사에 의하면 오바마의 지지율은 76% 였고 오바마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은 23%에 불과했었다. 단 1년 사이에 이처럼 상황이 나빠질 것을 예측한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번 여론 조사가 중요한 이유는 금년 11월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여론 조사 대상자들중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냐?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냐? 를 물었더니 지난 대선 이후 처음으로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사람의 비율이 민주당을 지지하겠다는 사람들의 비율과 46:46으로 같아졌다. 2008년 11월 선거 이후 대부분의 언론들은 '이제 미국 공화당은 끝났다' 고 말했다. 사실 작년 말까지도 여론 조사를 하면 민주당의 지지율이 언제라도 공화당의 지지율을 압도하고 있었다. 이번 여론조사 중 특히 등록된 유권자의 경우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비율이 민주당을 지지하겠다는 비율을 47:45 로 앞서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결과는 “귀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담당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 고 대답한 사람들이 44%, '아니다' 라고 대답한 사람들이 52%로 나왔다는 사실이다. 모르겠다고 대답한 사람들이 4% 이니 이들이 모두 오바마를 지지한다고 해도 승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다음번 대선은 2012년 11월 이니 아직 시간이 많아 남아 있고 그 동안 오바마가 만회 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의 몰락은 예상 보다 너무 빠르다는 점이 문제다. 오바마는 작년 7월부터 10월에 이르는 3개월 동안 지지율이 62% 로부터 53% 로 내려갔는데 이는 미국 대통령 역사 50년 동안, 대통령 재임 같은 기간 중 인기 하락 비율로는 최고 기록 이었다고 한다. 대통령의 인기 하락은 결국은 대통령이 속한 정당 후보(주지사, 연방의회 의원)들의 선거 참패로 귀결되기 마련인데 작년 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주지사 2석을 잃었고, 2009년 8월 작고한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의 후임을 뽑는 매서츄세츠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 출신이 당선, 50년 민주당 아성을 무너뜨림과 동시 민주당이 상원을 합법적으로 완전히 장악할수 있는 60석도 무너뜨렸다.
보수 성향의 여론 조사 기관인 라스무센 리포트(Rassmussen Reports)는 국경일등 몇 개의 공휴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대통령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라스무센의 자료에 의하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50%가 넘기 시작한 것은 이미 2009년 7월 24일 부터였다. 특히 이 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2009년 11월 17일 이후 오바마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지지도가 50%를 넘은 적이 한 번도 없다. 2010년 2월 15일자 조사에 의하면 오바마에 대한 지지와 반대는 47:52로 나타났다. 라스무센은 ‘적극적 지지’(strongly approve) ‘적극적 반대’ (strongly disapprove)를 함께 조사하는데 같은 날 적극적 지지는 24%, 적극적 반대는 41%를 기록하고 있다.
오바마가 당면하고 있는 정치 현안들이 결코 간단한 것은 아니다. 특히 외국인인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국제문제들의 경우 어느 것 하나 호락호락한 것은 없다. 그러나 오바마와 그의 진영 사람들은 김정일, 차베스, 아흐마네자드 등 독재자들과 악수하고 대화하면 문제가 다 잘 해결될 줄 알았다. 오바마 당선 직후 오바마의 보좌관들 중에서는 오바마가 북한 핵 문제를 쉽게 풀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한국 학자에게 짜증을 낸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이스라엘 사람들 중 오바마가 이스라엘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6% 밖에 안 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란 사람들 중에 오바마를 부시 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기대가 너무 높았는지도 모른다. 인기 있는 지도자라면 세상의 어려운 일도 다 술술 풀릴 것 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치, 특히 국제정치는 현실이다. 자기가 인기가 높다는 사실에 자만할 것이 아니라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일이다. 아프간에서 전투중인 미군이 무인비행기 혹은 미사일로 탈레반을 공격하다 보니 일이 잘 않된다는 사실이 판명 되었다. 그래서 미국 해병대가 직접 전투 현장에 나섰다. 직접 나서서 위험을 무릅쓴 작전을 전개하니 곧 그 효과가 나타난다는 전황보고가 들려온다. 무슨 일을 할 때는 그것이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라도 검증된 방법을 따르면 된다. 특히 생과 사가 달린 국가안보문제를 대하는 경우는 그렇다.(konas)
李春根(이화여자 대학교 겸임교수/미래연구원 연구처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