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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ber, PCC-772 !!!

단 한마디의 탄식과 결의가 담긴 혼잣말이 굳게 다물었던 나의 입 사이를 비집고 나왔다. '절대 잊지 않겠다!'

Written by. 김영림   입력 : 2010-04-16 오후 3: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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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상에 얹힌 모니터화면을 통해 두동강 나 가라앉은 선체의 반토막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났다. 찢어진 생선의 아랫배처럼 흉한 절단면은 그물로 가려져 있었고, UDT 대원들은 내장 속의 내용물을 후비듯, 그 단면 속으로 들어가 차가운 바다 속에 가라앉은 시신들을 하나하나 수습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인터넷 웹페이지에는 실종에서 사망으로 분류가 바뀐 수병들의 생전 사진들이 하나 하나 업데이트 되기 시작했다. 마침내 신원이 확인된 시신들이 태극기에 덮여 운구되는 사진과 통곡하는 유족들의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현해탄 건너 수천리 떨어진 타향의 비좁은 자취방에서 그 사진들을 보던 나의 눈에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르륵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어디선가 읽은 책의 구절이 기억났다. '사람은 두번 죽는다. 처음은 어딘가 먼 곳에서, 그 다음에는 자기 안에서.'라는.... 그 눈물은 나 자신의 가슴속에서 실종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죽은 것도 살아있는 것도 아닌 존재였던 그들이, 그 사진을 통해서 진짜 죽었다는 것이 실감되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눈물은 그들의 죽음을 확인했던 것만으로 끝나지 않았다.“내 새끼 어떡해. 내 아들 살려내..”라는 어머니들의 오열에서 또 한번 눈물이 나왔다. 어머니들은 내 새끼를 살려내라면서 울부짖고 원망했으나, 그 울음과 원망을 날려야 할 대상은 아직도 특정되지 않았다. 그들의 사인도 순직이라는 애매한 용어를 통해 위장되었다. 수십일간 산 자도 죽은자도 아니었던 그들은 이제 서야 겨우 사망이라는 판정을 받았으나 아직도 그 죽음이 무엇에 의한 것인지는 특정되지 못했다. 아니 특정하지 않은 것이다.

 사실 그들이 무엇에 의해서 죽었는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로 드러날 때의 무게가 두려운 사람들은 각각 온갖 설(說)을 만들고 부화뇌동하면서 자신을 속이려 했다. 그리고 우리의 형님이자 아우였을지도 모를 수병들은 이제 겨우 차가운 바다 속에 건져졌음에도 순직자인지 전사자인지도 결정되지 못한 채 또 한번 표류하고 있었다.

 그들을 용사라고 부르고 싶어도 부를 수 없었다. 거기서 눈물이 한번 더 흘러내렸다. PCC-772, '천안함' 그배가 두동강 나기 1주일 전, 북쪽에서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실시중인 우리를 향해 '그동안 듣도 보도 못한 신묘한 수단으로 맛을 보여줄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김일성의 생일을 맞이해, 지난 대청해전의 패전책임으로 숙청 당할 위기에 처해 있던 북의 해군 사령관 정명도가, 숙청은커녕 상장에서 대장으로 진급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뻔한 일이다.

 천안함의 침몰을 두고 인터넷에선 수많은 전문가들이 튀어나와 유증기 폭발이니, 피로절단이니 암초니 하는 수많은 설(說)을 내밀었고 심지어는 아군(의 기뢰)에 의해 가라앉았다는 설까지 주장하는 자가 있었지만, 그 근거는 그들이 결코 입밖에 내밀지 않는 '가장 높은 확률의 가능성'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안함은 자폭한 자살자처럼, 거기에 승선한 수병들은 팀킬 당하거나 사고를 당한 변사자 처럼 취급되어 왔다. 그들의 죽음이 악의에 의한 타살일 경우, 그 악의에 대항해야 할 상황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방조와 왜곡에 의해서.... 통수권자부터 시정의 수많은 장삼이사들까지도....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두 명의 여중생이 교통사고로 죽었을때는 100만의 촛불을 밝힐 수 있어도, 비슷한 시기에 그 악의를 가진 세력들과 싸우다 산화한 6명의 장병들의 죽음에는 침묵으로 일관할 수 있던 빛나는 전통을 자랑하는 이 나라에서는 ......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또 한번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런 꼴이 반복되어도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단 한마디의 탄식과 결의가 담긴 혼잣말이 굳게 다물었던 나의 입 사이를 비집고 나왔다. '절대 잊지 않겠다!' 앞으로 천안함의 침몰원인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고 그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는 몇 달이 더 걸릴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정부는 또 한번 유야무야 할 시간을 벌 것이며, 인터넷의 여러 '전문가'들은 또 한번 온갖 썰들을 풀어낼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또 한번 다른 과거의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역시 잊어버릴 것이다. 그래도 난 잊지 않겠다. 오늘 뉴스를 통해 본 저 천안함의 처참한 반쪽을.

 20일 동안 차가운 물 속에서 퉁퉁 불려지다 이제사 겨우 실종이란 타이틀을 벗고, 태극기에 싸인 시신으로 운구되어 나오던 우리의 형님이자 아우였을지도 모를 그들의 모습을. '내새끼를 살려내라'는 유족들의 갈 곳 없는 통곡과 원성을. 그리고 그동안 인터넷에서 보여진 수많은 요설들을! 너가 잊지 않겠다 해서 뭐가 달라지느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잊지 않겠다. 그들이 죽음을 당한것 만으로 모자라 그들이 존재했었다는 사실까지 잊혀져 버리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나에게는 세상에 둘도 없는 비극이다. 그래서 잊지 않겠다. 이것만이 이 비루하고 나약한 인간이 지금 이 순간 그들을 위해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예의다. 그리고 천안함과 그 승조원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범죄자들의 정체가 드러날 그 날, 언젠가 올 그 날이 온다면 목청껏 외칠 것이다. 

'천안함을 기억하라!' 'Remember, PCC-772!'

김영림(전 코나스 객원기자. 현재 日와세다 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일본사 과정 이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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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nas    수정

    멀리 이국 땅에서 조국의 비통한 모습에 분개하는 님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코나스를 사랑해 주시고 아껴주시던 모습도... 하루빨리 돌아와 막걸리 한잔 합시다. 권 부장.</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10-04-16 오후 9: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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