勇士여, 이제 조국의 품에 편히 잠드소서!
어찌 하늘마저 통곡해 마지않으랴. 하늘엔 먹장구름 짙게 깔리고 시절은 계절의 여왕 5월을 눈앞에 둔 깊어 가는 봄이건만 때아닌 천둥이 벼락처럼 천지를 뒤흔들고 거센 비바람이 광풍처럼 내달리고 있으니, 오호라 정녕 이 시기 봄은 봄이로되 봄이 아닐지니 우리는 어찌해야 좋단 말인가!
하늘이 진노하고 땅도 통곡하매 4계절이 분명한 이 나라 삼천리금수강산이 한없는 슬픔에 젖어 그리도 춥고 스산한 기운이 우리 곁을 뒤덮고 더욱 한스럽고 아프게 하는가 합니다.
한치의 방심은 곧 적에 대한 기회를 제공하기에 굽이치며 밀려드는 파도에도 굴함 없이 긴장의 연속선 속에서도 NLL을 넘보는 호전세력의 도발을 사전 예방키 위해 검푸른 서해바다를 지키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바다에서 영원한 조국 대한민국 '바다의 수호자'로 떠나야 했던 46인의 용사들이여.
조국 대한민국은 호국의 영령이 되신 그대들의 고귀하고 숭고한 죽음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그대들은 한번 죽음으로서 그 거룩한 삶은 영원히 우리 곁에서 살아 숨쉬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조국의 영해를 수호하다 숨져간 그대들에 대한 살아 있는 우리들의 몫이요, 의무며 사명이기도 한 때문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온 나라가 깊은 적막과 아득함에 젖어 있습니다. 국가가 애도하고 국민 모두가 억장이 무너지는 가슴을 짓누르며 슬픔에 겨워하고 있습니다. 대한 해군의 기개를 떨치다 꽃다운 청춘을 조국에 묻은 님들이 그립고 사무치기 때문입니다.
2010년 3월26일 밤 9시22분. 천인공노할 야만집단에 의해 무참하게도 차가운 밤바다에 스러져야 했던 772호 천안함 용사들이여!
어제(4.27) 저는 서울역 분향소((焚香所)에서 님들의 모습을 한없는 마음으로 지켜봤습니다. 청춘의 한 시절을 자랑스럽게 군에 바쳤던 예비역 용사들로 뭉친 재향군인회가 안치한 분향소 였습니다. 태극기에 둘러 쌓인 그대들은 모두가 미남에 호남형인 우리들의 영웅, 바로 그 모습이었습니다.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나 자신도 모르게 솟구치는 분노가 가슴언저리를 꽉 막히게 하더군요. 주먹이 불끈 쥐어졌습니다. 어찌하라고. 어떻게 해야만 이 감당키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 통쾌한 복수의 칼날을 휘저으며, 승리의 함성을 부르짖을 수 있을 것인가를 골돌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발걸음을 옮겨 시청 앞 서울광장 분향소로 향했습니다.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세찬 바람, 봄비치고는 꽤나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엄혹함 속에서도 다시는 오지 못할 먼 길을 떠날 당신들을 추모하는 뜨거운 가슴은 하나로 모아지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어머니와 아버지, 서너 살 어린 아이도, 군인과 학생, 휠체어를 탄 연로한 분에 이르기까지도요............
서울역 국화향이 가득한 분향소 한편에는 작은 5개 상자의 초코파이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어떤 어머니가 눈물을 글썽이며 "내 아들도 군에서 제일 좋아한 게 초코파이여서 많이 먹으라"고 갖다 놓았다고 하데요. 가슴이 퍽이나 짠해졌습니다.
서울광장에서는 머지 않아 군인의 길을 걸어갈 여러분 또래의 한 학군단 대학생이 "충성! 편히 잠드소서, 당신들은 명예로운 군인입니다. 사랑합니다"하고 예쁘게 글을 남기는 것을 한참을 서서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우리들 모두의 마음이 거기에 담겨있다는 것을 그냥 알 수 있더라구요.
오늘도 바람이 세차네요. 몸이 막 떨려 옵니다. 그런데 저는 몰랐습니다. 4월의 날씨가 왜 이렇게 추운가를? 1백3년 만에 가장 낮은 4월의 기온이라 네요. 그리고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들의 몸과 마음이 추운 이유를요. 기상마저도 그리 변한 이유를 말입니다.
이제 그대들 영혼 앞에 굳게 약속하고자 합니다. 더 이상 이처럼 냉혹한 아픔이 이 땅위에서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고. '안보'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가 대한민국 전역에서 탄탄대로를 굴러가게 하겠다고. 대한민국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더 크고 힘찬 발걸음을 내걷게 하겠다고.
그것은 남아있는 이 시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이자 님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숙제임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호국의 영웅, 천안함 772호 영원한 순국의 전사들이시여! 평안히 쉬소서. 그리고 편히 잠드소서!!!(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