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전공노의 조합원 명단 공개
전교조와 전공노의 조합원 명단 공개 문제는 개개 국민이나 국회의원이 다룰 문제가 아니라 행정부가 다루어야 할 문제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의 조합원 명단 공개 문제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일고 있다.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둘러싼 논쟁은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조전혁 의원과 전교조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남부지방법원이 전교조 편을 든 이상한 가처분 결정(조 의원이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전교조 명단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하루 3천만 원씩 전교조에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더욱 고조되었었다.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국민에게 알리려는 조전혁 의원 대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비밀로 감추려는 전교조·서울 남부지방법원 간의 대결은 조 의원이 안타깝게도 오늘(5월 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삭제함으로써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전공노 조합원 명단 공개 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행정안전부와 전공노 간에 전개되고 있다. 행안부는 공무원 노조들이 조합원의 명단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만들기 위해 공무원 노조 관련 법규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공노는 전교조와 동일하게 조합원의 명단 공개에 반대하고 있다. 전공노 조합원 명단 공개 문제를 둘러싼 행안부와 전공노 간의 대립은 아직 본격화 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전공노의 조합원 명단을 전공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개해야 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결정적 기준은 전공노의 조합원 명단을 공개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한지 여부이다. 전공노의 조합원 명단을 공개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한 것이면 공개해야 할 것이고 부합하지 않다면 공개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는 국민의 공공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공적 정보가 국민에게 공개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주권자는 국민이며, 그 주권자가 공공생활과 관련하여 올바른 판단을 하려면 모든 공적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이 공공생활과 관련한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 알아야 할 공적 정보 가운데는 공무원들이 조직한 단체 및 그런 단체에 참여한 공무원들의 명단도 당연히 포함된다. 그들의 활동은 국민의 공공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전공노 조합원은 공무원이다. 따라서 전공노의 조합원 명단을 알고자 하는 국민이 단 한 사람이라도 나타나면 전공노의 명단을 공개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원리에 부합한다. 게다가 공무원은 국민이 낸 세금에서 임금을 받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전공노 조합원의 명단 공개는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공무원의 임금이 국민이 낸 세금에서 지급된다는 사실은 공무원의 실질적 고용주가 국민이라는 점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에서는 고용주들은 피고용자들이 결성한 노동조합의 조합원 명단을 알 권리가 있다. 이 나라의 법제도가 불비하여 현재는 이러한 국민의 권리가 법으로 보장되지 않았지만, 그러한 권리는 반드시 관철되어야 한다.
전교조의 조합원 명단은 그것을 알고자 하는 학부모가 단 한 명이라도 등장하면 모든 학부모가 다 알 수 있도록 공개되어야 하고, 전공노의 조합원 명단은 그것을 알고자 원하는 국민이 단 한 명이라도 등장하면 모든 국민이 다 알 수 있도록 공개되어야 한다. 조합원의 명단을 공개하라는 학부모와 국민의 요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교조와 전공노가 그들의 조합원 명단을 공개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학부모와 국민을 경멸하는 행위이다. 그들이 학부모와 국민을 경멸하는 것은 그들의 사상이 자유민주주의나 자본주의와 불일치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들의 조합원 가운데 일부의 신원과 활동에 국민이 알면 반감을 가지게 될 요소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교조와 전공노의 조합원 명단 공개 문제는 개개 국민이나 국회의원이 다룰 문제가 아니라 행정부가 다루어야 할 문제이다. 전교조와 전공노는 거대한 조직과 자금을 가지고 있어서 개개 국민이나 국회의원의 힘으로는 맞서기 어렵다. 더구나 입법부와 사법부에는 전교조-전공노의 국민-학부모 경멸행동을 지원하는 세력이 있어서 개개 국민이나 국회의원으로서는 그들의 국민-학부모 경멸행동을 제압하기가 더욱 어렵다. 현재 이 나라에서 그들을 상대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것은 행정부뿐이다.
이제껏 현 행정부는 전교조와 전공노가 자기들에게 동조적인 일부 판사들의 힘을 빌어서까지 국민-학부모를 경멸하는 행동을 자행하는 것을 뒷전에서 방관하는 태도를 취해왔다. 현 행정부가 진실로 자유민주주의에 충성하는 행정부라면, 그러한 방관적 태도를 버려야 할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기관의 권한으로서, 교과부는 전교조 조합원의 명단을 공개하고, 행안부는 전공노 조합원의 명단을 공개해야 할 것이다.(konas)
양동안(한국학 중앙연구원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