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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전쟁, 삐라를 통해 본 6.25'

청계문화관, 6.25 전쟁기간 동안 뿌려진 '삐라' 445점 최초 전시회 개최

Written by. 최경선   입력 : 2010-07-08 오전 6: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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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전협정 조인과 함께 평화와 고요가 한국의 강산을 뒤덮었다. 전쟁으로 피폐한 지역에 평화가 다시 깃들었다. 우리는 공포의 날, 기근, 추위 및 피로가 이제 끝났다는 것을 알고 기뻤다. 우리는 너희의 지도자들이 너희의 군 임무를 면제해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행운과 함께 너희는 피로 얼룩진 전쟁터에서 황폐한 고향을 재건하는 전통적인 권리를 다시 찾을 것이다. 너희가 너희 고향에 하루 빨리 돌아가기를 기원하고 있다. 그리고 하루 빨리 너희 가족들이 다시 만나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우리 다시는 전장에서 만나지 말자”-유엔군의 마지막 삐라-

 지금의 20~30대는 ‘삐라’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하겠지만 나이가 든 분들은 뒷산에서 ‘삐라(심리전용 전단지)’를 줍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종이가 귀하던 시절 화장실의 휴지 대용이 되기도 하고, 꼬마들에겐 딱지의 재료로, 주워서 학교나 경찰서에 가져가면 부상으로 연필이나 공책을 받기도 했다.

 ▲ 청계문화관에는 6.25전쟁 당시 심리전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됐던 '삐라" 전시회를 열고 있다. ⓒkonas.net

 성동구 청계문화관에서는 육군사관학교 육군박물관과 함께 8월 22일까지 '보이지 않는 전쟁, 삐라展'을 개최하고 있다.

 이 전시회에는 6.25 전쟁기간 동안 뿌려진 '삐라' 445점이 최초로 전시되고 있다. 6.25전쟁 기간 동안 쌍방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직접적인 전투와 함께 치열한 심리전을 전개했다. 이때 심리전의 도구로 가장 주목된 것이 ‘삐라’라는 전단 살포였다. 때문에 삐라는 양측의 심리전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 한국군이 주민들에게 뿌린 삐라ⓒkonas.net

 전시회는 우리나라와 UN군이 북한군과 중공군에게 살포한 삐라와 북한이 우리나라 국방군과 UN군에게 뿌린 삐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비교해 볼 수 있다.

 PART 1에서는 한국전쟁 발발부터 휴전협정 체결까지 한국군(UN군)이 북한군·중공군·민간인을 대상으로 발행한 삐라를 전시하고 있다.

 ▲ 유엔군 총사련관 맥아더 장군의 성명 요지ⓒkonas.net

 PART 2에서는 한국전쟁 발발부터 휴전협정 체결까지 북한군(중공군)이 UN군·민간인을 대상으로 발행한 삐라를 전시하고 있으며, PART 3에서는 지리산특보 등 휴전 이후 빨치산을 대상으로 살포한 삐라를 전시하고 있다.

 6.25전쟁 기간동안 한반도에는 UN군측 25억장, 공산군측 3억장 등 28억 장의 삐라가 뿌려졌다. 삐라에 담긴 글과 그림 등은 전쟁이 주는 고통과 슬픔, 평화에 대한 갈망 등 인간 본성의 밑바닥을 자극하는 것들이다.

 ▲ 중공군이 유엔군 장병들의 향수심을 자극하기 위해 만든 '돌아오라, 아들아' 삐라ⓒkonas.net

 UN군의 삐라 제작 및 살포에 관한 모든 업무는 도쿄의 UN군사령부에서 총괄했다. 미군은 군인들 뿐만 아니라 민간인 대상으로도 많은 삐라를 뿌렸는데, 이 점이 북한군이나 중공군의 삐라 심리전과 다른 특징이다.

 UN군이 북한군을 대상으로 발행한 삐라의 주요 내용은 포로의 신변보장과 포로에 대한 물질적 환대 강조, UN군의 무력 및 군사력 과시, 공산군의 전쟁 목적에 대한 정치적·이데올로기적 비판 및 공산군 내부분열 조장 투항방법 안내 등이다.

 UN군이 만든 삐라 가운데는 중국어를 사용한 삐라가 적지 않다. 이는 6.25전쟁에서 공산군의 주력이 중공군이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 유엔군 총사령관 리지웨이 장군이 발행한 '안전보장 증명서'. 귀순과 투항을 권유하기 만든 삐라이다. ⓒkonas.net

 미군이 1951년 7월부터 10월 사이에 전선과 적 후방에 살포한 삐라의 비율은 75%는 민간인, 18%는 중공군, 7%는 북한군에게 뿌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공군을 대상으로 한 삐라는 북한군을 대상으로 한 삐라와 비교해 볼 때 투항 권유 주제의 그림을 더 많이 활용했다.

 이는 중공군에 대한 투항 권유가 북한군에 대한 투항 권유보다 효과적이었거나, 중공군 일반 사병의 경우 상당수가 과거 중국 내에서 벌어진 국공내전 시절 국민당 소속으로, 군지휘부에 대한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북한군보다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 중공군이 연합군 장병에게 뿌린 삐라. 크리스마스를 남편과 함께 보내기를 바라는 부인의 마음을 담았다.ⓒkonas.net

 북한군과 중공군이 뿌린 삐라는 UN군 삐라에 비해 훨씬 적었지만 종류가 다양했다. 북한군은 주로 심리전 요원들인 적군와해공작요원들이 전선에서 직접 삐라를 뿌렸다.

 전선에 배치된 부대는 UN군에 비해 인쇄시설이나 살포 방법에서 뒤떨어졌으나, 상부로부터 보급되는 삐라 이외에 필요에 따라 직접 삐라를 만들어 발송했기 때문에 전선 실정에 맞는 적합한 내용과 대양한 내용을 담을 수 있었다.

 ▲ 한국군이 주민들에게 살포한 '공습예고' 삐라ⓒkonas.net

 북한군이나 중공군이 남한 주민들에게 뿌린 삐라는 공산주의 체제의 우월성 선전, UN군이 남한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고 6.25전쟁은 이승만 정권과 미국이 일으켰다고 주장하는 것 등이다. 

 ▲ 휴전 이후 지리산 빨치산들에게 뿌린 삐라. ⓒkonas.net
 
 UN군을 대상으로 하는 삐라는 영어로 만들어졌고, 고국을 떠나 먼 나리에서 전쟁하는 군인들의 향수를 자극해 투항 권유, 사기저하, 군내부 분열을 조장하는 내용이 많았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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