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도 붙은 北붕괴 징조 주시해야
붕괴대비 자유통일 실천의지가 가장 핵심적 문제
올여름 들어 김정일 독재정권의 붕괴조짐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어서 우리의 대비가 시급하다. 독재 정권이 역사의 무대 뒤로 사라질 때면 대체로 그 전조가 하나 둘씩 나타난다는 것이 공산국가 멸망사의 경험법칙이다.
첫째 징조는 김정일의 건강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 들어 김정일의 현장지도 활동이 뜸해졌다는 것이다. 간혹 그가 나타날 때도 공연관람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조율증과 뇌졸중을 앓고 있는 그는 순간순간 질병의 고통에서 탈출하는 방법의 하나로 위안을 얻기 위해서 공연물들을 빈번하게 관람하고 있다는 것이 정신분석학자들의 진단이다.
전문가, "김정일 살날 얼마 남지 않아"
후계자 3남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올해 들어 김정일의 군복 입은 동상이 제작돼 인민군혁명 박물관에 전시되었다는 사실도 김정일의 생명 밧데리가 거의 다 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통치시대가 마감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도 동상제작에 대해서 “김정일이 현실 권력이 아니라 역사 속의 인물이 돼간다는 얘기”라며 “김정일이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걸 보여 준다.”고 말했다.
둘째 김정일의 내부 장악력이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정은의 후계 작업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김정일 사후 후계권력유지가 순조롭게 될 것이란 보장은 정황상 희박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신의주 채하시장 상인들조차 김정은에 대해서 "어린 게 뭘 알아… 관심 없다."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북한당국은 지난 6월 24, 25일 회령에서 김정일을 혹평하는 수십 장의 유인물을 압수했다. 이 유인물은 “김정일의 시대를 끝내자. 우리들은 밥을 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아사히신문이 지난 7월 23일 보도했다.
셋째 오랜 세월 권력유지의 버팀목이자 주민들 억압 장치였던 스탈린식 명령경제가 점진적으로 해체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대신 초기 시장경제 모습을 띤 장마당 경제가 지난 6월부터 신의주등 주요도시 중심으로 번창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최근 조선일보가 보도한 신의주 '채하(彩霞)시장'의 동영상은 시끌벅적한 시장모습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작년 11월 화폐개혁 실패 후 지난 2월 김영일 당시 총리가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지난 3월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을 총살한 후 사실상 시장 통제의 고삐를 놓고 있다는 증거다.
北, '시장과의 전쟁'에서 무릎 꿇어
화폐개혁 직후 주민들이 다시 굶어죽을 위기에 직면했는데도 북한당국이 배급을 주지 못하자 '시장이라도 막지 말라'며 거칠게 항의함으로써 보안당국이 이를 막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보안원이 단속하려 해도 40~50대 '아줌마 상인'들의 욕설에 망신만 당할 뿐이라고 북한 소식통은 전했다. 채하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40대 아줌마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 사항이다. 동영상을 본 대북 소식통은 "북한 시장이 부활한 수준을 넘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 당국이 '시장과의 전쟁'에서 다시 무릎을 꿇은 증거다.
넷째로 북한의 미그(MIG)-21 전투기가 지난 17일 오후 중국 랴오닝(遼寧)성 푸순(撫順)현 라구(拉古)향 농촌에서 추락했다는 사실이다. 조종사 1명은 사망하고 1명은 비상 탈출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미그기가 아무런 교신 없이 북한-중국국경선에서 200km나 떨어진 곳에서 추락했다는 것은 러시아와 몽골을 향한 탈북으로 봐야 할 것이다. 20일 중국 신화통신은 사고기 추락원인이 기계고장이라고 신속히 보도했지만 믿기 어렵다. 미그기 조종사 탈북은 북한군부내 심각한 체제저항세력의 존재를 뜻하는 것으로 김정일 정권붕괴조짐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화폐개혁 후 경제 사정이 크게 악화돼 중국 국경의 북한 국경수비대 군인들의 탈북도 증가하고 있다.
다섯째 천안함 폭침 대응전략의 하나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고 한미일 3국의 대북제재가 강화됨으로써 이미 빈사상태에 빠진 북한경제가 枯死 지경에 달했다는 점이다. 거기다 미국이 유엔제재와는 별도로 내달 초강력대북금융제재를 시작하면 북한경제는 더욱 궁지에 몰리고 고립도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여섯째 중국이 최근 북한붕괴에 대해서 더욱 불안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중국은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북한 정권에 많은 압력을 가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월 12일(현지 시간) 미 샌프란시스코 해병대기념클럽 연설에서 “중국은 북한체제가 아주 허약하다는 것을 미국보다 더 많이 인식하고 있을 수도 있다”면서 중국이 북한붕괴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2010년 중국의 군사·안보력 평가' 연례 보고서에서 한반도 급변사태 시 중국군의 군사적 전개와 배치가 변화될 가능성을 美 국방부가 명시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군사적 배치변화란 북한붕괴 시 중국군이 북한에 진주한다는 뜻이다. 이런 사실은 북한붕괴조짐이 하루하루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붕괴 주도적 관리로 이번엔 자유통일 기어코 이룩해야
일곱째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15광복절 경축사에서 통일에 대비한 통일세를 제안함으로써 북한붕괴 후 자유통일을 구상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드러냈다. 통일세 제안은 한국정보당국이 북한붕괴징조를 여러 곳에서 감지한 바탕위에서 나온 것으로 불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붕괴조짐이 이처럼 여러 곳에서 가속화하고 있는데도 북한은 여전히 대남전쟁도발을 호언하면서 딴전만을 펴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8월 9일 끝난 국군의 서해 합동해상기동훈련을 비난하면서 “필요한 임의의 시각에 핵 억제력에 기초한 우리 식의 보복 聖戰으로 진짜 전쟁 맛을 똑똑히 보여줄 것”이라고 협박했다. 한국국민들은 이런 전쟁협박을 60여 년간 숱하게 들어온 터라 상투적인 협박으로 보고 전혀 놀라지 않고 있다. 각종 무력도발협박에 내성이 생겨 협박이 더 이상 효과가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시점에서 가장 핵심적 문제는 북한 붕괴 시 우리정부가 붕괴를 주도적으로 관리, 자유통일기회를 놓치지 말고 반드시 성취하기 위해서 어떤 담대한 전략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고 또 이를 용기 있게 실천할 의지를 가졌는가 하는 것이다.(konas)
여영무(뉴스앤피플 대표/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