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국가의 안보역할과 미래전략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 ‘G-20, 중견국가 그리고 글로벌 코리아’ 주제로 국제학술회의 열어
“중국은 과거 역사에 민감하며, 과거를 굴욕으로 생각하고 안보에 대한 공포로 인해 국방의 강력화를 꾀하고 있다. 중국의 리더는 굴욕을 당한다면 사과를 받는 선에서 만족하지 않고 복수를 꾀하는 사람들이다.”
올 11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 호주, 인도의 안보 전문가들이 모여 미래의 국제안보전략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미국 ‘The Mershon Center’의 리처드 허만 박사는 ‘미국의 세계 리더십 변화’란 발제에서, 미국의 정책결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중요한 요인으로 중국의 리더십을 거론하며 중국의 리더십을 이렇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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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대학교 안보문제연구소가 30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G-20, 중견국가 그리고 글로벌 코리아’를 주제로 개최한 국제회의에서 허만 박사는 “중국의 점증하는 역량과 상대적 힘의 추에 주의가 집중되고 있지만, 미국의 경제 규모와 군사적 역량이 아시아에서 중요한 역할을 지속할 것이란 사실은 분명하다”고 전제했다.
허만 박사는 미국 리더십의 유형을 당근과 채찍, 변화의 능동적인 대리자 역할, 국내정치로의 관심 증대 등 세 가지 시나리오로 설명했다.
첫째 ‘당근과 채찍’은 미국이 중국으로 하여금 국제 규범을 받아들이도록 종용하면서 교제자(socialize)의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둘째는 미국이 ‘변화의 능동적인 대리자 역할’을 담당하는 것인데, 북한이 중동에 있는 미국의 적에게 WMD(Weapons of Mass Destruction, 대량살상무기)를 수출하거나 한국에 사용하는 것을 막는 것으로, 여기에는 “중국의 역할을 인정하되 일본과 한국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셋째는 ‘국내정치로의 관심 증대’이다. 허먼 교수는 “현재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으로 인해 많은 예산이 사용되고 있어 경제불황과 더불어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베트남 증후군처럼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는 해외에서의 전쟁에 휘말리기 보다 국내정치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이라크 증후군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허만 박사는 미국의 리더십 세가지 유형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미국의 국내정치, 중국의 리더십, 일본의 리더십, 한국 정부의 성격 등 네 가지를 들었다.
‘미국의 국내정치’는 “미국 국민들은 미국이 아시아 동맹국에 대해 백스탑(backstop, 관중을 보호하고 경기장 밖으로 공이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홈플레이트(home plate) 뒤에 설치해놓은 그물망)의 역할에는 누구도 반대하지 않으며, 한국과 일본이 동등하게 다자간 리더십을 추구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 정계도 냉전시대보다 안보위협을 덜 느끼고 있으며, 국가간 분쟁이나 테러보다는 상업적 이슈, 이웃소싱, 시장접근, 실업, 중국의 환율인상 등과 같이 전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슈나, 기후변화나 교역, 환경 등의 아젠다에 초점을 맞추기를 원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안보위협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잘 관리되고 있다고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미국의 위협인식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요소”라고 설명하면서도, “중국의 리더십은 성장에 집착한 나머지 빈부격차 등의 취약점이 있고, 한국과 일본이 중국의 부상을 두려워하면 중국과 적대적인 환경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정부의 성격’에 대해서는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지지자가 남아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북한의 도발성향과 한국의 보수정권으로 인해 북한의 변화가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는 일본에 대한 전통적인 반감과 북한을 지렛대로 이용해 한국을 일본으로부터 분리시킬 수 있을 것”이며, “중국이 한국과 미국을 분열시킬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허만 박사는 “미국-이란간 전쟁위협이 아시아로 확대되면 중국이 이 상황을 이용해 아시아를 장악하려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 못하지만, 미국이 다자주의의 문을 열고 중국이 국제적인 마인드를 가진 국가로 등장한다면 아시아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은 현재 아시아 지역의 위협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대응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안보 이외의 아젠다가 우선순위를 가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미국은 동맹국의 안보노력을 지원하고 미국의 핵억지력을 확장하는데 동의하나 동맹국이 안보에 상대적 우선순위를 두지 않을 경우에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인민대학의 샤우 정 교수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란 발제에서, 지난 ’99년 미국의 6.7%에 불과했던 중국의 GDP가 ’09년 34%까지 성장한 경제성장 결과를 발표하면서 G-2의 의미에 대해 중국인이 느끼는 긍정적 인식과 부정적 인식을 설명했다.
긍정적 인식은 “미-중간의 상호 의존성 증대, 미국이 중국을 경제대국으로 인정, 미국이 중국을 파트너로 대우, 미-중관계가 중국이 선호하는 양자주의 또는 쌍무주의”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부정적인 인식은 “미국이 중국을 junior partner로 취급하려 한다는 것과, 지난 몇 년간 미국은 2차례의 전쟁과 경제악화로 힘이 약화된 반면 중국이 경제성장으로 유리한 조건을 차지하자 미국의 관심이 아시아에서 타지로 이동하면서 중국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세계로의 영향력 확대에 대해 정 교수는 “중국은 글로벌 리더십을 수용할 준비가 안돼 있다”며 그 이유로 3가지 장벽을 설명했다.
첫째는 “정체성에 대한 중국내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을 동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해보면 유럽의 새모습과 후진·저개발이 공존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인 스스로 중국이 개도국인지, 선진국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으며, 이 문제는 “중국의 대외적인 행동을 결정하기 때문에 중국의 학자들 간에도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중국에는 명료하게 정립된 대전략이 부재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중국의 역사는 수 백년간 분단과 전쟁으로 인한 폐허를 되풀이하면서 지역의 주체로만 머물렀기 때문에 대전략이 필요하지 않았었다”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이다.
“때문에 “2008년 후진타오 중국은 북경대학에 대전략 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을 요구해 연구소가 설립됐다”고 말했다.
셋째는 “강력한 정치적 연대가 부족하다”는 것으로 이는 “중국이 어려움에 처했을때 도와줄 좋은 친구들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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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태영 국방장관은 학술회의에 앞선 축사에서 “이번 G-20 정상회의는 지난 2년간의 경제불황으로부터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가운데 개최된다는 점에서 세계인의 이목이 한국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는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60여년 전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난 놀라운 개발 경험과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신속히 극복했던 저력을 되살려 지구촌의 큰 기대에 반드시 부응해 나갈 것”을 확신했다.
아울러 “천안함 폭침 사태가 입증하듯이 비이성적 집단의 군사적 위협은 물론 핵물질을 포함하는 WMD 확산이 지역안보의 안정성을 크게 저하하고 있다”며 “다양하고 새로운 초국가적 비군사적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범국가적 안보협력체계가 반드시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세계 질서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으며 그 힘은 ‘국제적인 공조와 협력’이라 생각한다”며 책임있는 중견국가들의 역할을 촉구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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