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대 세습체제의 본질
김일성 수령-김정일 장군-김정은 대장으로 이어지는 세습..‘전체는 수령을 위하여’라는 유일체제 유지에 혈안
북한이 44년 만에 당대표자회를 개최한다고 해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정일의 후계자가 공식화될 것인지, 대내외 정책의 주요 변화가 표명될까 하는 것이 주목거리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 체제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북한 체제의 핵심적인 특성은 ‘수령체제’라는 것이다. 북한은 1967년부터 ‘수령’이라는 유일자에 의해 영도돼 왔다. 북한의 역사기술, 권력구조, 문학예술 등 모든 분야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의 영도 실현을 목적으로 조직화됐다. 수령·당·대중은 하나의 사회정치적 생명체이고, 그 최고 뇌수가 수령이다.
결국 김일성은 ‘사회주의 조선의 시조’이며, 한민족은 ‘김일성 민족’이고, 북한의 헌법은 ‘김일성 헌법’이다.
수령 김일성에 의해 선정되고 키워진 후계자가 ‘김정일 장군’이다. 김일성은 1992년 2월 김정일의 50회 생일에 아들을 칭송하는 송시(頌詩)를 쓰고, 4월 자신의 80회 생일에 아들을 후계자로 만든 것이 80평생의 ‘주되는 총화’라고까지 말했다.
2008년부터 ‘김정일 장군’은 3남 김정은을 후계자로 삼은 것 같고, 김정은을 ‘대장’이라고 부르는 ‘발걸음’이라는 우상화 노래를 보급하고 있다. 김정일은 지난달 중국 방문에 아들을 동행해 김일성의 유적을 돌아보고, 중국으로부터 후계 문제에 대해 양해를 얻어냈을 것이다. 위대한 수령-장군-대장이라는 3대 세습이 이뤄지고 있다.
북한에서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라는 슬로건은 ‘전체는 수령을 위하여’로 변질됐다. 북한은 이들 3명의 수령과 그 친족을 중심으로 하고, 이들에 충성을 다하는 ‘혁명 및 애국열사’와 그 자손이라는 소수집단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구명정에 탄 사람은 살고 그러지 않은 사람은 죽는다. 북한의 이 소수집단만이 구명정에 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수많은 인민이 굶주림에 시달려도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다.
북한이 내세우는 ‘인민대중 중심의 사회주의’는 허구다. 김정일 정권의 선군정치란 ‘군대가 견결하면 사회주의가 무너질 수 없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김정일 정권은 소수집단이 타고 있는 구명정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물리적 강제력을 장악하기 위해 선군정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곧 체제위기 상황에서 벌이는 물리적 폭력에 의한 지배라는 극단의 방법이다.
수령체제라는 유일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만들어진 거짓 역사와 수령의 위대성만을 믿게 해야 한다. 주민들이 외부소식을 몰라야 한다. 개인의 자유에 대한 의식의 싹이 자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외부로부터의 끊임없는 위협을 강조하면서 전시동원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북한은 체제를 개방할 수 없고 시장경제의 도입이라는 개혁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남한과의 진정한 화해·협력도 미국·일본과의 수교도 북한에 부담이 크다.
이렇게 볼 때 당대표자회에서 후계 문제가 공식화되는 것은 예견할 수 있으나, 북한의 비핵화, 개혁·개방 등 본질적인 정책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3대 세습은 북한의 내부문제다. 그러나 같은 피를 나눈 북녘 땅에서 이 같은 시대착오적인 행태가 이뤄지는 것에 통한(痛恨)을 금치 못한다. 북한 주민이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은 한민족 모두의 과제다. http://kookbang.dema.mil.kr/
정규섭(관동대 법정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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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1 오전 9:43: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