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후계체제 어디로 가나
개혁, 개방보다 강력한 사회통제..강성대국 건설이란 허구 속에 북한 주민의 인권 유린과 굶주림의 질곡이 계속될 전망
지난달 2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김정은을 두고 그가 앞으로 한반도 지형에 어떠한 그림을 그릴 것인가라는 명제에 국내외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 다양한 분석과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대략 두 개 분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는 개혁․개방보다 강력한 사회통제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심각한 경제난에 화폐 개혁 실패가 겹치면서 수령의 권위 실추와 민심 이반이 극에 달한 현 상황에서 김정은이 생존하려면 개혁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개방은 자칫 정치적 통제력을 상실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후계체제가 안정 단계에 접어들 때까지는 강력한 사회통제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개방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왜냐 하면 북한과 같은 1인 절대 권력자의 개인숭배 체제에서 ‘인민이 굶어죽는다’는 것은 전능한 수령에 대한 회의감을 불러일으켜 체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에 김정은은 후계체제 정당성을 높이기 위해 북한 경제에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경제난으로 민생이 최악이어서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라는 문제 인식은 공유하면서도 분석과 전망은 반대로 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새로운 국가 통치권자가 등장 하면 그의 국정 수행 방향을 예견하기란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들은 최고 통치권자가 되겠다는 후보시절부터 국정 방향을 명확히 천명하여 비판 받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선 후에도 국정 수행과정에서 국가 기본법(헌법) 틀을 허물지 않는지 야당과 시민단체의 끊임없는 감시와 검증을 받고, 때에 따라서는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박탈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국가 기본 체제를 이탈한 권력의 전횡은 있을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지도자가 예측 가능한 통치를 하는 정상체제이다.
그러나 북한은 1인 독제체제로 수령의 의중에 맞추어 노동당 규약과 헌법도 수정하는 비정상 국가이기 때문에 지도자 통치 방향을 가늠하기란 어렵다. 1994년 김정일은 김일성 사망 이후 국방 위원장이라는 이름으로 국권을 전횡하고 1998년에야 헌법을 수정하여 합법화 했으며, 공산주의 국가 집단지도체제 명분을 가지고 있었던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도 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 혼자 독차지하면서 정치국을 유명무실하게 만든 것이 좋은 사례다. 또한 북한은 인민민주주의라 하지만 주민 대표를 선출하는 최고인민회의(국회) 대의원 선출 등 여러 종류의 선거에서 당(김정일)이 유일 후보를 지명해놓고 전체 유권자 90%이상이 찬성하여 선출했다고 선전하는 데서도 엿볼 수 있다.
김정은 후계자 옹립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2008년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급하게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국가 통치자로서 김정은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김정일보다 최고 권력자로서 지도력은 일천하기 짝이 없다. 김정일은 1964년 4월 대학 졸업과 동시에 노동당 중앙당 조직지도부 지도원으로 시작하여 1974년 중앙당 비서와 당의 고위급 인사권을 실질적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조직지도부장(현재까지 보유)이 되기까지 정적 갑산파 숙청 등 정치 모략 술과 김일성 절대권력화를 위한 '유일사상10대원칙'을 개정하여 헌법과 당 규약에 우선하도록 하는 등 독재자로서 필요한 경륜을 9년여 쌓았다.
그리고 6년 뒤인 1980년 당의 모든 사업을 조직 지도하는 당 중앙 상무위원(신설, 김일성 등 5명)과 당 중앙군사위원회위원(위원장 김일성)이 되면서 후계자로 공식 등장하여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지도자'로 호칭되면서 14년 간 김일성과 공동통치 형태를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김정일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1990년), '조선인민군최고사령관(1991년), '원수' 군사 칭호(1992년) 그리고 김일성 사후 국방위원장(1994년)이 되어 북한의 유일 최고 권력자가 되었다.
그러나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의 30여년 궤적을 향후 김정일 사망이 예상된다는 5년 내에 압축 성장 하려고 한다. 김정은은 북 주민들에게 향수를 불어넣어 줄 수도 있는 할아버지 김일성을 빼닮았다는 외모와 왕족 혈통이라는 것 외엔 경륜과 경험이 일천한데 최악의 경제와 핵실험으로 인한 국제적 고립 상태에서 후계자로 등장했다. 강력한 리더십과 지원세력이 절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달 28일 당 중앙대표자회를 통해 권위와 강압적 통제에 익숙한 이영호 총참모장을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앉히는 등 군부 충복들을 요직에 배치하고, 이들을 감시하며 지켜줄 고모 김경희를 정치국 상무위원에, 노동당 비서국 행정부장인 고모부 장성택을 당중앙군사위원회위원에 보임하는 등 친인척 호위세력도 구축했다. 이러한 김정은 친위대 세력과 장마당에 생계를 걸면서 당의 감시체계를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 주민들과 긴장 관계가 향후 북 정치지형의 태풍의 눈이 될 전망이다.
김정은 후계자 추진 과정에서 있었던 작년 말부터 금년 6월까지 국경경비대 소대장,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 등 20명을 공개 처형, 작년에 있었던 주민 학대 '150일 전투'와 '100일 전투', 대남 사이버 공격(DDoS), 실패한 화폐개혁, 지난 3월 천안함 폭침 그리고 지난 20일 알려진 함경북도 풍계리(두 차례 핵실험 장소)에서 "3차 핵실험 준비 징후 포착" 등은 김정은에게 개혁, 개방보다 강력한 사회통제를 하려는 징후가 아닌가 판단된다.
더욱 중국이 이례적으로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무위원 북한 노동당 창건 축하 방문, 23일 중앙군사위원회의 궈보슝(郭伯雄) 부주석 방북 등이 김정은 체제 정착을 바라는 대북 메시지로 인식되어 김정은이 사회통제에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은 아닌지 더욱 우려된다.
김정은의 새로운 지도자 등장도 강성대국 건설이란 허구 속에 북한 주민의 인권 유린과 굶주림의 질곡이 계속될 전망이어서 안타갑기 그지없다. 정부는 북한이 사회통제를 강화하든, 개혁․개방을 하던 두 시나리오 모두가 한국 안보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여 북한 급변사태 대응책과 함께 면밀히 검토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konas)
김 규(재향군인회 정책자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