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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고속정 295정 침몰의 교훈

노후화되고 부족한 전투함 건조 서둘러야

Written by. 김성만   입력 : 2010-11-23 오후 2: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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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해군 고속정(참수리 295정, 150톤)이 2010년 11월 10일(수) 22시50분경 제주항 서북방 4.7해리(8.7㎞) 해상에서 우리어선(106우양호, 270톤, 해경 1000톤 추정)과 충돌ㆍ침몰하면서 장병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어선이 선수(船首)로 고속정의 좌현  현측(左舷 舷側)을 충격함에 따라 고속정은 침수(浸水)로 침몰했다. 이로 인해 해군의 기강해이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사고는 경비 임무를 마치고 제주항으로 돌아가던 고속정과 부산을 출발해 제주도 서쪽 비양도를 향해 가는 어선이 서로를 발견하지 못해 발생했다. 사고 책임을 놓고 양측이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항해등을 켜지 않은 우양호가 왼쪽에서 갑자기 나타나 고속정의 선수 왼쪽을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양호 선장 김모(48)씨는 해경 조사에서 "갑자기 해군 고속정이 옆에서 와서 (우리 배를) 받아버렸다"고 말했다.

 당시 고속정에서는 정장(지휘관)과 부장(부지휘관)이 배 윗부분 바깥에 있는 함교에서 지휘하고 있었고, 견시(見視)도 1~2명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 안에서는 당직자가 레이더(Radar)를 지켜보고 있었다. 해군 관계자는 "주변에 100여척의 어선이 조업을 하고 있었다"며 "어선 무리에 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배를 레이더가 못 잡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을 때 레이더 전파가 높은 파도에 부딪혀 배를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당시 파고는 2.5m 정도였다. 해경 관계자는 "파도가 있었으니까 아마 레이더 화상이 안좋지 않았나 추측된다"고 말했다.

 누구의 잘못인가?

 해상에서 접촉사고가 일어나면 일단 쌍방의 과실이다. 누구 잘못이 더 큰가는 해경에서 조사를 하면 밝혀진다. 그리고 침몰수심이 얕고 소형고속정이라 인양이 가능하다. 선체를 조사하면 사고원인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그러나 잘·잘못을 떠나 군함이 어선에게 받혀서 침몰한 사실은 우리해군의 수치다.

 무엇이 문제인가?

 침몰 고속정은 1986년 4월에 건조된 선령(船齡) 24년의 노후 함정이다. 통상 고속정의 적정 수명은 20년으로 본다. 그리고 150톤 고속정은 파고 2.5m에서는 정상적인 경비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투함이 부족하여 이런 함정이 2.5m 파고에서 해상 경비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경비 함정과 경비 실태를 살펴보자.
 국방백서(2008년)에 의하면 한국해군은 전투함 120여척(잠수함 10여척 제외)을 보유하고 있다. 전투함 구성은 구축함(3000톤/4000톤) 9척, 이지스 구축함(7000톤) 1척, 호위함(1400톤) 수척, 초계함(940톤)이 20여척이고 나머지는 모두 고속정(150톤)이다. 이를 정리하면 경비함이 40여척이고 고속정이 80여척이다. 따라서 우리해군 전투함의 주력은 아직도 고속정이다.

 경비현황은 이렇다. 국정감사자료(2009.10)에 의하면 동해 접적해역(接敵海域)에 해군함정 9척(고속정 6척 포함), 서해 접적해역에 해군함정 18척(고속정 13척 포함)이 경비에 투입되고 있다. 즉 동·서해 NLL경비에 동시에 투입되는 경비함이 총 8척이고 고속정은 19척이다. 그리고 구축함 1척(4000톤)이 해적퇴치를 위해 소말리아 해역에 파견되어 있다.
 통상 함정은 해상경비, 수리/정비, 교육훈련의 주기로 운용한다. 따라서 3척이 있어야 1척이 경비에 투입가능하다. 그래서 전방해역 경비와 소말리아해역 파견을 위해 경비함 27척과 고속정 57척이 소요된다. 따라서 이를 제외하면 측방해역/후방해역을 위한 경비함은 10여척, 고속정 20여척이 전부다. 영해선 경비만 고려해도 900해리(1600Km)로 방대하다. 그런데 운용개념을 적용하면 측·후방해역에 동시 투입할 수 있는 경비함과 고속정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런 현실로 인해 제주도 방어는 주로 고속정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 경우와 같이 파고가 높아 해상경비가 어려워도 '서울 G20정상회의' 경계강화를 위해 바다에 나가야 하는 것이다. 원래 고속정은 전진기지(前進基地)에 대기하면서 상황발생 시 긴급 대응전력(소방차 임무와 유사)으로 운용하는 개념이다. 특히 150톤 고속정은 해상에 나가 장시간 경비를 수행할 수 있는 함정이 아니다.

 왜 해군 전투함이 부족한가?

 국방비 부족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그리고 해군에 대한 투자비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그래서 고속정 후속함(PKX, 만재 570톤)과 호위함/초계함 후속함(FFX, 2300톤)의 건조가 계속 지연되어 왔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PKX 건조가 국산개발 장비(Water jet)문제로 중단상태에 있다.
 따라서 향후 상당기간 노후 함정(호위함, 초계함, 고속정)에 의한 해상경비는 불가피하다. 이 노후함마저도 경비소요에 절대 수량이 부족하다. 그래서 고속정이 불철주야(不撤晝夜) 경비에 투입되고 있어 함정과 승조원은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부족한 전투함 건조를 서둘러야 한다. 필요하다면 건함세(建艦稅) 도입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국방부는 南北해군력 불균형으로 인해 북한의 해상도발이 1996년부터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어선보다 작은 150톤 고속정을 타고 말없이 거친 파도 헤치며 경비에 임하는 우리해군 장병들이 용기를 잃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konas)

김성만(예, 해군중장. 성우회/재향군인회 자문위원, 前해군작전사령관)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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